현재 중국 화장품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이며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내 기업들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난 6월 식약처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화장품 총 수출액은 25억8,780만 달러(2조9,280억원)로 2014년 18억7만 달러(1조8,959억 원)에 비해 43.7% 늘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도 34.3%로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0억6,237만 달러(1조2,021억원)로 총 수출액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 화장품(향수 및 두발제품 제외)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갔다. 뛰어난 기술력, 품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긍정적 인식, 한류 등의 영향으로 인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자국 화장품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화장품 분야에서 자국 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첫 번째 현안은 ‘화장품안전기술규범’의 시행이다. 이것은 2007년 위생부에 의해 제정됐던 ‘화장품위생규범’의 개정판으로, 중국 내 화장품의 품질 안정성 제고를 위해 주요 국가들(유럽,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의 화장품 관련 법규와 기준을 참고해 수정됐다. 개정된 법안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요 수정 내용은 △납 함유 제한량은 기존 40㎎/㎏에서 10㎎/㎏로 조정 △비소 함유량은 기존 10㎎/㎏에서 2㎎/㎏로 조정 △카드뮴 제한량은 5㎎/㎏로 신규 추가 △디옥산은 30㎎/㎏을 초과할 수 없음 등이다. 또 사용금지, 제한 성분과 허가 성분표가 수정됐다.
아울러 이미 중국에 수입돼 유통되고 있는 화장품은 해당 품질보증 기간까지만 판매가 가능하다. 아직 중국 내에 유통되지 않은 상품이 CFDA 인증을 획득했으나 새 규범 기준에 미달했을 경우엔 2016년 12월 1일 이전에 새롭게 인증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두 번째 현안은 해외직구 화장품에 대해서도 위생허가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2017년 5월부터는 해외직구로 수입하는 화장품에도 CFDA의 위생허가가 요구되는 등 통관 규제가 더욱 강화된다. 지난 4월 CFDA가 ‘국경 간 전자상거래 수입상품 목록’을 발표하면서 수입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증 발급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 최초로 수입되는 화장품은 위생안전성 검사를 받은 후 수입화장품 위생허가증을 발급받아야만 통관 및 중국 내 판매가 가능하다.
신정책 시행 후 부각된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 통관신고서 없이 보세창고로 수입되던 해외직구 상품들이 화물로 분류되면서 복잡한 검역 과정을 거치게 됐다는 것이다. 질검총국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아킬레스건으로 일컫는 통관신고서는 사실상 36%의 해외직구 품목(1, 2차 리스트의 1,293개 품목)에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품목인 분유, 화장품 등이 거의 모두 검역 목록에 포함돼 사실상 해외직구 수입상품에 대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면세점이나 현지 매장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반면, 영세 중소기업들은 직구 사이트나 개별 사업자를 통한 판매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 및 구매 동향’에 따르면, 2016년 4~6월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액은 4,974억원으로 이 중 중국이 3,732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장품 판매액이 2,986억원에 이른다. 영세 중소기업들은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중국 화장품 위생허가를 받아야만 수출이 가능해진다.
세 번째 현안은 중국 관영매체들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품질 관련 뉴스를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화망’, ‘인민망’ 등은 지난 7월 말 산둥 검역국의 발표를 인용해 최근 수입되는 한국 화장품 중 검역 검사에서 품질 문제로 불합격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은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산둥항에서 7번째 불합격 상품이 나왔으며, 중국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금지·제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산 화장품 품질에 위험이 존재할 수도 있으며, 소비자들이 세심히 판별해 신중히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방송인 CCTV는 다롄 해관에서 약 3,000만 위안의 한국 화장품을 밀수해온 일당을 적발했다고 보도하며, 이렇게 밀수된 화장품은 품질 보증이 어렵고 피부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밀수된 상품은 최근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들로 CCTV는 검거된 용의자의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에 가짜 화장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많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명동의 매장에도 가짜 화장품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의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믿음으로 제품을 구매해왔다. 또 온라인 동영상과 소셜 네트워크 같은 매체에 큰 영향을 받고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이러한 최근 동향에 잘 대응해 효과적인 품질관리 및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 개정된 법안은 2015년 11월 이미 통과돼 비준된 사항으로 우리 기업이 거스를 수 없는 사항이므로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양국 품질기준 규정의 차이로 인해 중국 수출 시 인증거부와 판매금지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예상되므로 개정 사항을 반드시 숙지해 사전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KOTRA 강미라 난징무역관은 “개정 법안은 총 560쪽에 달하는 분량이므로 전문적이고 체계적 내용 파악이 필요하며, 영세기업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앞으로는 가격보다 제품의 경쟁력과 품질이 중요해졌다. 품질이 좋고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입소문이 나면 중국 소비자들은 현지 품질인증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구매해왔다. 그러나 내년부터 직구 화장품에 대해서도 위생허가가 적용되므로 영세 중소기업들은 기간과 비용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해외직구 화장품 위생허가가 유예된 기간 동안 사전준비를 통한 인증 획득 및 유통망 확보 작업이 필수적이다.
강미라 무역관은 “우리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 중국 화장품 위생허가 간소화, 상호 인정 등 통관장벽 해소를 위해 중국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은 지나치게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는 수출시장 다변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