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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팟’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 성공 배경은?
올해 바이오제약 기술 이전은 총 4.7조 규모에 달할 만큼 활발히 성사됐다. 그 중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을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 이전한 것이 가장 큰 규모다(계약금 5000만달러, 총 12억5500만 달러).글로벌 제약사와 1조 4천억에 달하는 거액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4일 개최된 KoNECT-KDDF 포럼에서 유한양행 최순규 연구소장은 “상대사를 파악하는 일과, 전문가들과의 꾸준한 미팅을 통해 개발 플랜을 구체화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최 소장은 “기술 수출이라는 것은 결국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얼마나 잘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느냐와 연결된다. 따라서 상대 회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 소장에 따르면, 레이저티닙 개발 과제를 라이센스 아웃을 목표로 시작할 때부터 상대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같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최 소장은 “새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선 키 오피니언(Key opinion) 리더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국제 학회에 참석하면서 종양학계 학자, 제약사 개발 총괄 책임자, 연구자 등과 계속 접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적극적인 도전 자세는 레이저티닙의 개발 플랜을 더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최 소장은 “학회에서 만난 한 교수에게 ‘지금 너무 늦었지만 새 EGFR TKI 제제를 개발할 수 있는 포인트가 뭐냐’고 물었을 때, ‘타그리소의 임상에서 나타난 무진행생존기간(PFS)보다 3개월만 더 늘린 약이 있다면 그것을 처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같은 의견들을 참고해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레이저티닙은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는 아니다. 이미 비소세포폐암 3세대 EGFR TKI 제제로 잘 알려져 있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출시된 상황이었기 때문.최 소장은 “퍼스트 인 클래스가 이미 출시된 상황에서 레이저티닙이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의 역할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게다가 타그리소가 EU와 FDA에서 1차, 2차 치료제로 모두 승인을 받으며 2023년에는 약 60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 상황이었기에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최 소장은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 계약 전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우리들 입장에서 가장 생각해야 할 것은 신약 개발을 가장 성공시킬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찾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J&J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 여러 곳들과 미팅했고, 중국 내 제약사들도 미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또 “그 다음으로는 회사 이외에도 환자에 혜택을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곳이 어딘지에 대해 고민했다. ‘신규 EGFR-TKI 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임상의들의 조언도 구해 이들 모두를 상대사와 고민하며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결정적으로 J&J과의 계약에 집중하게 된 이유로는 “1년 이상을 교류하며 신뢰가 많이 쌓였고, 아시아인 임상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개발 경험이 많았던 것이 크게 다가왔다. 또 두 가지, 세 가지 그 이상의 성공 가능성이 있거나, 신약 개발 중단이 되도 또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 J&J가 적합했다”고 최 소장은 밝혔다.레이저티닙의 개발은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2015년 8월 제노스코 기술 이전을 통해 확보한 물질을 바탕으로 2016년 임상 1상 IND 승인, 2018년 상반기 임상 2상 및 국제 학회 발표, 그리고 2018년 하반기 임상 3상을 준비 중에 있다. 상하이, 하와이 등 세계를 돌며 중간 중간 관계자들과 미팅도 가졌다.최 소장은 “앞으로 레이저티닙을 단독 요법과 병용 요법 모두 가능한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단독 요법은 베스트 인 클래스 전략으로 갈 것이며, 병용 요법은 c-MET 항체와 병용해 효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차세대 내성 극복 치료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세미
2018.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