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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닷컴 분석] 11월 바이오 임상 '3상 14건'…한미·LG화학·셀리드 10월 0건 공백 메워
11월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건수가 23건으로 집계되며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임상 3상은 14건, 항암제 관련 임상은 15건이 승인되며 연구개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 LG화학, 셀리드가 10월의 국내 개발 공백을 메우며 시장의 관심을 다시금 끌고 있다.약업닷컴(약업신문)이 3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의 산업 동향 정보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1일~30일) 바이오의약품 IND는 총 23건이 승인됐다. 이는 이전 달의 16건보다 7건 증가한 수치다.전체 IND 승인 중 임상 3상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상 1상(1/2상 포함)은 7건, 임상 2상(2/3상 포함)은 3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10월에는 국내 개발 IND 승인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11월에는 한미약품, LG화학, 셀리드의 약물이 3건 승인되며 공백을 채웠다. 올해 6월부터 9월까지는 매월 4건, 1월부터 5월까지는 적어도 1건 이상의 국내 개발 IND 승인이 이어졌다.임상 3상 승인을 받은 기업으로는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CRO) △한국파렉셀(CRO) △한국비엠에스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엠에스디 △한국아이큐비아(CRO) △한국애브비 △한국얀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있다. 이 중 한국파렉셀은 3건의 3상 IND를 승인받았다. CRO 기관이 3상 14건 중 6건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8건은 기업 자체 승인이었다.고형암 타깃 항암제 개발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1월 항암제 개발 임상시험 15건 중 13건이 고형암 치료제를 목표로 했다. 10월에도 고형암 타깃 임상시험은 6건으로 혈액암 타깃 4건을 앞섰다. 최근 개발 난도가 높은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추세다.프랑스 대표 제약사 피에르 파브르 래보라토리스(Pierre Fabre Laboratories, 이하 피에르파브르)는 포트리아코리아(CRO)와 함께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타깃 임상 1/2상을 본격화한다. 피에르파브르는 MET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VERT-002’의 사람 대상 첫 임상시험을 시작한다.VERT-002는 피에르파브르가 2022년 9월 스위스 항체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텍 버티컬 바이오(Vertical Bio)를 인수하며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다. VERT-002는 c-MET 수용체를 표적으로 해 c-MET의 분해를 촉진,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단일클론 항체다. 해당 작용기전으로 승인된 항암제는 현재 없으며, 개발 성공 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계열 내 최초)를 차지한다.피에르 파브르는 이미 비소세포폐암 및 유방암 치료제 ‘나벨빈(Navelbine)’, 유방암 표적치료제 ‘너링스(Nerlynx)’, T세포 면역치료제 ‘에브발로(Ebvallo)’ 등을 상용화한 역량 있는 기업으로, 이번 임상이 업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가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클라우딘 18.2(Claudin 18.2)’를 타깃으로 하는 ADC ‘AZD0901’을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이 있는 성인 시험대상자의 2차 또는 그 이후 차수에서 시험자가 선택한 요법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클라우딘 18.2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 세계 최초로 클라우딘 18.2를 타깃으로 한 위암 치료제 ‘빌로이(Vyloy)’ 상용화에 성공하면서다. 지난 9월에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도 획득했다.한미약품 면역조절 항암제 ‘랩스 IL-2 아날로그(HM16390)’가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식약처 승인 이전인 7월, 미국 FDA로부터 랩스 IL-2 아날로그의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면역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통해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IL-2(인터루킨-2)를 변형한 차세대 IL-2 변이체로 설계됐다.랩스 IL-2 아날로그는 악성 흑색종 동물 모델에서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확인됐다. 대장암 동물 모델에서는 완전관해도 관찰됐다. 특히 완치된 동물 모델에 종양 세포를 다시 주입해도 암이 재발하지 않음을 입증, 면역기억 T세포의 활성화를 통한 저면역원성의 콜드 튜머(Cold Tumor)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결과는 2024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두 건의 포스터로 발표되며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LG화학이 성장호르몬 제제 ‘소마트로핀’의 펜 제형 추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LG화학은 기존 소마트로핀과 다른 제형인 새로운 소마트로핀의 상대적 생체이용률 등을 비교·평가하는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기존 제품인 소마트로핀(제품명 유트로핀에스펜)은 카트리지 일체형의 제형이며, 이번 임상을 통해 개발되는 제품은 카트리지 교체형 제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소마트로핀 펜 제형의 다양성 확보가 이번 임상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셀리드는 항암면역치료백신 ‘BVAC-E6E7’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셀리드는 HPV 16·18 양성을 가진 절제 불가능한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1상에서는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해 최대 내약 용량과 임상 2a상의 권장 용량을 결정하며, 2a상에서는 약 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 반응을 평가하여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BVAC-E6E7은 셀리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암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함유한 유전자 치료제다. 이 백신은 적응면역계와 선천면역계를 동시에 활성화해 면역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독자적인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이를 BVAC-E6E7에 처음 적용해 플랫폼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할 계획이다.이 외에도 11월 승인된 항암제 임상시험으로는 △한국비엠에스제약의 비소세포폐암 ‘BMS-986213’ 임상 3상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Belantamab Mafodotin’ 임상 3상 △한국파렉셀의 흑색종 치료제 ‘ABP 206’ 임상 3상 △시네오스헬스코리아의 진행성 고형암 치료제 ‘ZW191’ 임상 1상 △한국엠에스디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MK-2140’ 임상 3상이 있다.또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진행성 고형암 및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BI 765179' 1상 △한국아이큐비아 비소세포폐암 '시그보타투그 베도틴(SGN-B6A)' 3상 △한국얀센 결장직장암 'JNJ-61186372' 3상 △한국애브비 결장직장암 'ABBV-400' 3상 △노보텍아시아코리아 간세포암종 'MT-303' 1상 △한국애브비 요로상피암종 'ABBV-151·ABBV-181' 2상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AZD0901' 3상도 승인됐다.
권혁진
20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