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제약·바이오
"메가트렌드 '비만치료제' 역사상 최단 1000억 달러 시장 전망"
비만치료제가 의약품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작된 돌풍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 시장이 매우 거대해 후발 주자에게도 성공 가능성이 있어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미래에셋증권 혁신기업분석팀 이지현 연구원은 26일 “최근 GLP-1 등장으로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을 넘어,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가 시작됐다”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00억 달러(130조5000억원) 규모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GLP-1 기반 비만치료제와 함께,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진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이는 치료제 영역을 넘어 CMO(위탁생산), 주사기, 디지털헬스, 의약품 유통에까지 파급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이 연구원은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7th International Forum on Medical Innovation of Cell & Bio Therapy(세포 및 바이오 치료의 의료 혁신 국제 포럼)'에 연자로 참석해, 새로운 비만치료제 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포럼은 미래의학연구재단(설립자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이사장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 'Open Innovation for Advanced Biomedical Science(첨단 바이오의료 과학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를 주제로 진행했다.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3년부터 2032까지 연평균성장률 30.2%로 고속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비만 환자 수가 1억명 이상인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큰 성장이 예측됐다.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미국에 탄탄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고, 특히 높은 약가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최근 20년 동안 미국 내 비만 환자는 72%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인구증가율보다 2.4배 빠른 속도며, 비만으로 인한 의료 비용이 연간 1730억 달러(225조9380억원) 규모가 소요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호주도 전체 인구 중 과체중 및 비만 인구가 67%를 넘었고, 영국 64%, 유럽 53% 순이다. 중국과 한국은 각각 50%, 38%다. 중국과 한국의 BMI 기준은 서구권보단 엄격하지만,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비만치료제는 전례 없던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는 출시 4개월 만에 6년 이상 판매돼온 비만치료제 ‘삭세다’ 처방 수를 넘어섰다”면서 “CMO 이슈 및 공급 부족으로 한때 하락했던 처방 수가 지난 1월 새롭게 CMO 생산이 시작되면서 월 처방 수 60만건을 돌파했다”고 전했다.유사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들도 오프라벨로 처방되며, 처방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월 처방 수 50 건을 5개월 만에 달성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8일 마운자로의 비만치료용 ‘젭바운드’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밖에 화이자, 암젠, 베링거인겔하임·질랜드파마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비만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그러나 후발주자에게도 기회는 충분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기존 일반적인 치료제 시장을 뛰어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 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후발주자도 15%까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연구원은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출시되면 시장 점유율 30% 확보가 예측돼, 비만치료제 시장에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상적으로 경구제제가 주사제보다 높은 사용 편의성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이 밖에도 비만치료제는 의약품 산업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F&B 산업 전반에 큰 파문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비만치료제 수요에 따라 CMO, 주사기, 의약품 유통,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는 수혜가 전망된다”면서 “특히 GLP-1 비만치료제는 사람들의 음식료 섭취 패턴까지 바꿀 가능성이 높아, 식음료 등 F&B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권혁진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