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 같으면 기지개를 활짝 켜고 봄맞이 영업전략 수립에 분주해야 할 유통업계가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같은 침체 국면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약국 경기가 살아나는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써 유통업계는 이를 의약분업 시행을 앞둔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분업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인 변수들이 업계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없었고 이 때문에 영업전략 수립이 어렵다는 이유다.
특히 서울에 있는 약국전문도매업소들의 경우 대부분 약경협 문제에 매달려 1, 2월을 소비한 결과 선정업체들은 나름대로 판로가 담보된 한편 탈락업체들은 축소된 시장을 두고 영업의 새 틀짜기에 고심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개국가에서는 이미 약경협의 '가격정책'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선에서 가격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차후 약경협 가격과 비교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 경기 침체의 또 다른 원인은 매출을 주도하는 '히트상품'이 없다는 데 있다.
철분보강제, 어린이 영양제, 파스류 등 봄철 매출에 기여했던 품목들이 매출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지난해 같으면 이미 영업이 끝난 여름용 살충제 시장조차 '꽁꽁' 얼어붙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이를 분업을 앞두고 약국들이 구색 맞추기에 중점을 두고 대량 주문을 기피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어렵기는 병원전문도매업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도매의 경우 중소병원과 의원들의 수지가 악화되고 있어 매출채권 회전율이 길어지는 등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P약품 관계자는 "분업때문에 병의원 영업이 소홀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를 빌미로 수금에 비협조적인 곳이 늘어나고 있어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의 의약분업 광고로 소비자의 의약품 소비가 점차 줄고 있는 경향도 업계의 매출에 미세한 여파를 미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의사들이 최근 일부 제약사들의 판촉활동에 제지를 가하는 일이 발생하자 제약사의 판촉전략을 따라했던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공동 마케팅, 전략적 제휴 등 새로운 틀을 짜지 않는 이상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공통된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