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전문도매업체가 의약분업 실시 후에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처방약 공급 전문도매'를 표방하고 나서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분업 전에는 OTC만 취급하던 약국전문도매상들이 최근 들어 ETC 품목을 폭넓게 갖추면서 아예 처방약 공급을 전문으로 하는 도매상으로 회사 이미지를 바꿔 약국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물류창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피로회복·자양강장용 드링크제와 기저귀류 등 의약외품의 취급을 대폭 줄이면서 빈자리를 처방약으로 메우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OTC와 ETC로 확연히 구분됐던 기존 업계 시장분할 구조가 의약분업 상황에서는 오히려 영업장애 요소로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약국 영업망은 제대로 갖췄지만 과거 OTC 전문도매라는 이미지 때문에 일선 약국에서 처방약을 주문할 때 ETC 전문도매를 찾고 있어 거래선 축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처방약 전문도매업체를 표방하고 나선 곳은 서울의 중견도매업체인 H약품.
지하와 지상 1·2층을 약품 창고로 쓰고 있는 이 업체는 지상 1층의 전체를 차지했던 드링크제 재고를 3분의1 규모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처방약 공급을 확대하면서 과거와 같은 창고배치로는 재고 확보가 어렵다"며 "마진이 없고 면적만 차지하는 드링크제 축소와 의약외품의 퇴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일부 약국도매상도 OTC도매의 이미지를 벗고 처방약 공급 전문도매 업소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OTC 매출감소 부분을 처방약 구입으로 돌려 매출을 보전하는 한편 의약분업 상황에서 굳이 OTC 도매라는 '문패'를 달고 영업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OTC 전문도매업체의 이같은 변화는 ETC 도매와 의약품 물류 부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과당경쟁 유발보다는 신속배송과 구색 갖추기 등 순기능으로 발전할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