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마진전쟁이다.
일단 도협과 화이자와의 간담회로 협상의 물꼬는 텄다. 하지만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업계에서도 '잘 해결될 것', ' 장담 못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단 저마진정책 다국적제약사들의 대 도매마진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진은 더 얻을수록 좋다'는 데서 출발한 공감대일 뿐 속내는 다르다. 실제 '업소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 목소리가 과연 가능하겠는가'라는 소리도 꽤 나온다.
우선 에치칼업소와 OTC업소간 저마진정책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의 저마진정책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업종은 OTC업소들. 일부 다국적제약사들이 내놓고 있는 5%로는 업을 꾸려 나갈 수 없다는데 이의가 없다.
한 OTC업소 사장은 " 부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약국영업 특성상 물류비도 건질 수 없는 마진으로 장사하라면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실제 많은 OTC업소들은 타 제약사 거래에서 남은 마진으로 저마진을 충당하는 영업을 하고 있다.
다른 OTC업소 사장은 " 다국적제약사들 제품이 별 볼일 없는 제품이라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반대다. 이 제품이 없으면 소규모 약국이라도 약국거래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것들이다"며 " 이득은 못 남겨도 밑지는 장사라면 그 장사를 누가 하겠는가"고 지적했다.
OTC업계에서는 최소한 8%, 투자대비 적정이윤을 보장받으려면 10%는 돼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에치칼업소들의 입장은 느긋한 편. 일부 거점도매업소들에서는 아예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다른 업소도 '큰 문제는 없다'는 속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에치칼업소 사장은 " 솔직히 남는 것도 없지만 규모에 맞게 정상적인 영업을 하면 손해보는 것도 없다"며 " 현재 도매업소들이 담보가 턱에 차 있고, OTC업소들에게 5%는 분명히 문제지만 OTC건 에치칼이든 일부 업소들이 다치는 영업을 하는 것이 더 문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마진과 관련 도매업계 내부에서는 '은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물건만 준다면 3%도 괜찮다는 업소도 있어 적정마진 확보 노력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에치칼업소 사장은 "이들 업소는 마진의 많고 적음을 생각지 않는다. 구색을 갖춰놓고 도도매방식으로도 충분히 영업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 회사차원에서 영업사원들에게 당분간 이득을 남기지 말고 거래선을 트는데 전력하라는 영업정책으로 나가고 있는 도매업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영업정책으로 약국거래선을 빼앗긴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저마진정책 개선을 떠나 개별 도매업소들의 이해관계와 거래선을 확보해놓고 보자는식의 영업으로 업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마진 요구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혹 수긍할 수 있는 마진을 이끌어내도 걱정이다. 결국 치열한 거래선 확보 쟁탈전이 지속되다 보면 마진의 의미는 또 사라진다.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들 제약사들이 아쉬운 것이 있겠는가"는 OTC업소 영업 관계자의 말은 현 도매업계가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편 화이자는 최근 내논 자료를 통해 '해당도매업소가 실제 판매하는 가격은 도매업소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화이자가 도매업소들에게 일정비율의 마진을 확정적으로 보장해주는 가격정책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