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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시계 거꾸로 가고 있다’
‘제약산업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기등재약 경제성 평가에 대한 제약계의 집단 반발이 확산되며 이어지는 가운데, ‘약제비적정화 방안’이 제약산업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성평가를 통해 유능하고 강한 제약사는 더 강하게 하고 이렇지 못한 제약사는 퇴출시킨다는, 구조조정 목적도 갖고 있는 이 제도가, ‘비용-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체 제약시장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기등재약 평가와 관련한 논란이 ‘평가가 잘못 됐다’, ‘인프라가 부족하다’, ‘잘못된 지표를 갖고 밀어붙이고 있다’ 등 평가 자체에 국한한 측면이 있었지만, 시장을 보다 넓게 보는 새로운 시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제약산업 퇴보 시각 바탕에는 5.3 약제비적정화 방안이 자리 잡고 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53 약제비적정화 방안은 좋은 약을 싸게 공급한다는 것인데 현재 시장은 엉뚱한 데로 튀고 있다. 구조조정도 아니고 모두 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어붙인다고 해도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기본적인 사실이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고, 여기에 더해 각종 역작용만 나타나고 있다는 것.
객관성과 타당성을 갖추지 못하고 진행될 경우, 보험재정절감을 통한 안정화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부가 ‘미래 핵심성장 동력’, ‘21세기를 책임질 산업’ 등 미사여구로 수놓고 있는 제약산업은 오히려, 거꾸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제약게에서는 정부는 약가를 인하하면 리베이트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도를 비추고 있지만,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표현되는 현재의 ‘리베이트=약가인하=재정절감’ 논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정부에서 약가인하에만 매달리다 보니 더 중요한 안전성이 무시되는 측면이 있고,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
계속될 경우 잡초를 뽑으려다 오히려 곡식까지 거둬 들이지 못하게 하는 상황발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 좋은 약을 싸게가 아니고 비용 효과만 따지면 안전성이 무시되는 것 아닌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인데, 무지막지 하게 인하하니까 제약사들이 제네릭에 목을 매고 있다. 최근 들어 제약기업의 기술수출 신약개발 등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약가인하와 연결시킨 리베이트가 장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시장에서 신약개발에 전념해야 할 제약사들이, 강도높은 약가인하 정책으로 오히려 제네릭에만 더욱 매달리며 시장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최근 제약계 최대 이슈인 경제성평가와 관련, 전문가집단에서도 '우수한 의약품에 대해 그에 걸맞게 좋은 가격을 산정해 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 그 가치에 적정하게 가격을 맞추는 것에 경제성평가 지향점이 있고 가격인하 통제수단은 원래 목적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가격인하로 귀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 리베이트는 불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약가가 30,40% 인하되는 상황이 되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은 생각할 수 없다. 당장 신약개발에 나서야 할 유력 제약사들이 매출확대를 위해 제네릭 시장만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화 된 시장에서 세계시장은 고사하고 내수도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53약제비정책의 성공 여부와는 별도로, 제약산업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 기등재약 경제성평가만 해도 인프라가 턱도 없이 부족하고 평가 주체들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구장에서 5명이 11명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는 없는 일이다. 3,700품목 평가는 아예 선수도 없이 뛰는 꼴”이라며 “약가도 중요하지만 제약산업이란 큰 틀도 봐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재검토해서 제대로 하는 게 순리다. ”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보험재정에서도 의약품시장 산업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쪽만 치우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름대로 업계에서 많이 이야기하니까 조금씩 바꾼다고 하는데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한번 사태를 겪고, 확산되고 있으면 이를 표본 삼아 재정립해야 하는데 사용량 약가 연동제도 기등재 평가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제약산업도 고려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구
200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