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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신 폭 넓은 외자사 영업강화 국내제약 골병든다
제약계가 강한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다지고 나선 가운데, 역차별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진실성을 알리는 작업과는 별도로, 국내 제약사와 외자 제약사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짜여진 시장에서, 이 같은 노력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일단 국내 제약계에서는 고발센터 운영 등 강도 높은 리베이트 척결 의지가 여론과 정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위성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간 리베이트 문제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쇄신 의지를 펼쳐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여건 변화가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추세로는 지금이 적기고, 최근의 사건을 계기로 줄어들거나 유통질서가 잡히며 그간의 안 좋았던 여론을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아직 미미하지만 상벌규정이 도입되고 강하게 추진된다면 큰 의미를 거둘 것으로 본다는 시각도 많다.
품목 구조조정, 싹쓸이 영업 자체 등이 이뤄지며 정부와 여론의 지원을 받으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제약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리베이트 척결 의지와 별도로 국내 제약계에서는 시장의 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인정하든 인정하기 싫든 처방권을 갖고 있는 의사들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이 국내 제약사들의 외자 제약사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근의 분위기가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오히려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업계에서는 외자 제약사들이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 움직임을 보이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인사는 “모 외자제약사는 유력 병원에 24%의 처방을 나오게 했다는 등 외자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로 주춤한 틈을 사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 리베이트 근절은 좋지만 이것이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끊이지 않고 있는 모 제약사의 갈등도 교체를 통해 공격적 영업 마케팅을 하려는 회사 측 방침과 이에 대한 반발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인사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에서는 아니더라도 해외 학회 등을 통해서 의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 마케팅 루트가 없어지면 다국적제약사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들이 많다”고 전했다.
리베이트는 국내 제약사들만의 문제는 아니고 척결의 대상이지만, 역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다른 인사는 “일본도 과거 유통이 엉망이었는데 유명한 의사의 자살 사건 이후 완전히 변했다. 우리도 제약사들이 자정의 의지를 비추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특허만료가 됐거나 시점에 있는 어떤 오리지날 약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면 굳이 약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얘기를 의사들이 한다. 제네릭만 갖고 리베이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깨끗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리베이트가 서서히 없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쟁력 확보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다.
또 다른 인사는 “ 제약산업 육성법 등을 통한 지원이 이뤄질 경우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또 지원 육성법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제약사가 포함돼 있고,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국내 제약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지, 국내 제약사만을 위한 정책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어느 약을 쓰든 처방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의사들의 역할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권구
200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