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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제약사, 애물단지 리베이트 어떻게 하나
갈 길이 먼 제약계가 리베이트로 계속 발목이 잡히고 있다.
12일 부산지방경찰청의 새생명의료재단에 대한 6개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 건이 터지며, 제약계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저지하는 데 가장 큰 복병으로 지목돼 왔던 리베이트 문제가 잊혀 질 만 하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구속 및 불구속 입건된 4개 제약사를 포함해 6개 제약사들은 리베이트가 아니고, 의료재단에 대한 기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재단이 심장병 혈액투석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기부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은 이를 리베이트를 기부금 처리 처리방식으로 공여했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더욱이 3개의 계열 병원을 거느린 이 재단은 비영리법인으로 영리를 취할 수 없음에도 이사장 이 개인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들어, 리베이트 혐의를 적용했다는 게 이 지역 제약 유통가의 진단이다.
구체적인 조사 결과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업계에서는 제약사와 재단 병원 사이에서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제약계에 유리하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 지역 제약계에 따르면 6개 제약사 중 한 곳은 조혈제 등 처방에 대해 700만원 정도의 리베이트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진행되면 다른 제약사들도 더 큰 피해와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에서 인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건이 내부고발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 지역에서는 사실상 외부로 드러나기가 힘든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내부자고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관계자는 “ 재단 이사장이 횡령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분산시켰는데 이후 과정에서 마찰이 생겨 경찰에 고발했다는 얘기가 이 지역에서는 돌고 있다”고 전했다.
재단 및 병원에서도 내부자고발이 이뤄질 경우, 제약사 자체의 내부고발에 더해 제약계는 또 하나의 시름거리를 안게 되고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정작 제약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연이어 터지는 리베이트가 복지부가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대한 제약계의 저지 논리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12일 이 부분을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아 나왔다.
특히 기부금, 리베이트 여부가 애매한 이 건이 13일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대한 국회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터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국회 시민단체 등은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반대하고 있지만,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너그럽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계에서도 리베이트가 계속 터지면 복지부의 정책을 제어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리베이트 약가인하법'' 발효 이후 제약계 내에서 리베이트가 사실상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009년 8월 이전에 리베이트로부터 자유로운 제약사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리베이트는 언제든지 터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내부고발 등 제약계 내에서 벌어지는 건에 더해 정부가 또 다른 리베이트를 진행중일 수도 있고, 조사후 아직 공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제약계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대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계 한 인사는 “기부금이든 리베이트는 리베이트 건에 대해서는 사실상 제약사들이 할 말이 없고 당위성을 여론에 설득시키기도 힘들다”며 “리베이트에 대한 키를 정부에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터질지 모른다는 점이 우려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부산 지역 모 도매상도 리베이트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며 이 지역 도매상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 도매상은 현재는 거래는 않고 있지만 몇년 전에 거래를 한 업소로, 몇년 전 거래가 적발됐다는 점에서, 이후 조사 과정에서 타 도매상들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권구
201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