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뷰티
캐나다 젊은 세대, 뷰티 시장 변화 이끄는 '트렌드세터'
캐나다 뷰티 시장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젊은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가진 소비 성향과 구매 채널, 카테고리 집중도가 기존 세대와 다른 특징을 보이면서 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닐슨IQ(NIQ)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The Influence of Young Adults in Beauty(뷰티에서 젊은 세대의 영향력)’는 18~34세 소비자가 뷰티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하며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전략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보고서에 따르면, 2036년 캐나다 내 18~34세 인구는 780만명으로 현재보다 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뷰티 시장의 소비 축을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젊은 소비자층의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뷰티에선 ‘평균 대비 높은 지출(over-represented)’을 보이며 독특한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캐나다 젊은 소비자의 연간 뷰티 지출 규모는 17억 달러(약 2조3586억원)로 전년 대비 2600만 달러(약 361억원) 증가했다. 이들의 인구 비중은 18%에 불과하지만 뷰티에서는 가치와 판매 단위 점유율 모두에서 다른 세대를 압도한다.캐나다 뷰티 시장은 헤어케어, 색조, 네일, 향수, 선케어, 스킨케어 전체 매출이 74억8000만 달러(약 10조3478억원)로 4.7% 성장했다. 젊은이들의 소비 증가는 이 성장률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재(FMCG) 전체로 보면 젊은이의 소비 비중이 14%지만, 뷰티에선 18%를 차지한다. 뷰티 소비에 대한 우선 순위가 높은 소비자층임을 보여준다.지출 규모 및 구매 횟수 세대 평균 앞서젊은 세대는 1인당 뷰티 지출 규모와 구매 횟수 측면에서 모두 세대 평균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8~34세 소비자는 구매자당 연간 576 달러를 지출한 반면, 35세 이상은 546 달러에 그친다. 스킨케어에선 젊은 세대가 235 달러, 연간 11.2회 구매했으며, 35세 이상은 220 달러, 10.4회로 나타났다. 향수에서도 젊은 세대는 165 달러, 1회당 50 달러를 기록했고, 35세 이상은 150 달러, 1회당 45 달러를 썼다. 색조·네일에선 젊은 세대가 연간 196 달러, 8.5회 구매한 반면, 35세 이상은 180 달러, 7.8회에 그쳤다. 헤어케어는 젊은 세대가 119 달러, 7회 구매했고, 35세 이상은 110 달러, 6.5회였다.카테고리별론 스킨케어 비중이 가장 크다. 18~34세 소비자 중 스킨케어 구매 경험 비율은 90%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들은 단순한 보습제를 구입하기보다는 피부 건강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화장품을 구매한다”며 “이는 뷰티가 단순한 외모 관리가 아닌 웰니스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향수는 개인적인 표현과 프리미엄 가치를 대표하는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향수는 구매 횟수는 연간 3회 수준으로 제한적이지만 단위당 가치가 크기 때문에 전체 지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다.색조와 네일 제품은 반복 구매와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제품군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립컬러는 여전히 주요 품목이지만 최근 1년간 구매 규모는 4.4% 감소했다. 반면 페이스 클렌저나 로션류, 립 컬러 이외의 메이크업 제품들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색조 전반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헤어케어는 샴푸와 컨디셔너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졌다. 선케어는 침투율이 39% 수준으로 낮지만, 구매자당 연간 지출액이 49 달러에 이르며, 전년 대비 2.5% 증가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젊은이들이 뷰티 전반에 걸쳐 다양한 카테고리에 지출하면서, 스킨케어와 향수처럼 핵심 품목에선 높은 단가와 반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보고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큰 ‘뷰티 바스켓 가치’를 지닌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유통 다변화와 온라인 확장젊은 세대는 유통 채널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캐나다에선 전통적으로 뷰티 전문점과 드럭스토어가 주요 채널이었지만 젊은이들은 아마존, 대형마트, 창고형 매장, 달러스토어(저가 할인점) 등으로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있다.뷰티 전문점은 매출 비중 29.8%를 유지했지만 가치와 판매 단위에서 각각 8.0%, 10.6% 감소했고, 드럭스토어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달러스토어는 가치 기준 24.9%, 판매 단위 기준 22.7%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창고형 매장(+13.4%), 아마존(+12.2%), 대형마트(+11.2%)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편의성과 합리적 가격, 새로운 제품 발견에 대한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온라인 소비 확대는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18~34세 소비자의 54%가 온라인에서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소비자 평균 43%를 크게 웃돌았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스킨케어 구매가 2억 달러 이상으로 가장 많았으며, 화장품과 네일은 1억6800만 달러, 헤어케어는 9700만 달러, 향수는 5500만 달러 수준이다. 특히 헤어케어는 전년 대비 12.5%의 급격한 성장을 기록했으며, 향수도 7.1% 증가하며 온라인에서도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반면, 스킨케어는 규모가 크지만 전년 대비 0.8% 감소해 성장세가 둔화했다.보고서는 젊은 소비자의 구매 행태에서 주목할 점으로 '발견의 즐거움'도 꼽았다.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달러스토어나 창고형 매장에서 접하는 경우가 늘면서, 단순히 전통적 유통 채널만으로는 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니치 향수 등 프리미엄 카테고리에서 고가 제품을 소비하는 동시에 할인점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소비하는 양면적 소비 행태를 보인다는 분석이다.NIQ는 젊은이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시장을 움직이는 ‘트렌드세터’라고 봤다. NIQ는 18~34세 소비자의 행동이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유통 혁신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제품의 지속적 혁신, 유통 채널 다변화, 디지털 우선 전략, 신속한 소비자 선호도 추적 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들의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지속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혜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