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프로포폴 오남용이 문제가 된 이후 보건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졌지만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업신문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요양기관별 최근 3년간 프로포폴 유통량'을 확인한 결과, 일부 한의원과 약국에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이 유통되고 있는것이 확인됐다.
심평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보고를 통해 집계된 해당 자료는 의약품 공급업체가 심평원에 보고한 내역 중 정상접수 출고된 것으로, 해당 요양기관 유통이 확실한 내역이다.
복지부·식약처·심평원 “한의원·약국 프로포폴 유통이유 몰라”
현행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자'는 △마약류수출입업자 △마약류제조업자 △마약류원료사용자 △대마재배자 △마약류도매업자 △마약류관리자 △마약류취급학술연구자 △마약류소매업자 △마약류취급의료업자다.
이 때 약사는 '약사법'에 따라 마약류소매업자로서,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또는 수의사는 마약류취급의류업자로서 프로포폴 등 마약류 취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약국에서 프로포폴을 취급해야 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이며, 한의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취급할 이유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먼저 먀약류관리법을 총괄하고 있는 식약처의 마약정책과 관계자는 “약국의 경우 2013년도 약국유통 프로포폴의 경우 약국이 마약류취급도매상으로 허가를 받아 다른 약국에 판매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던 사례다. 해당 약국은 다음해에 도매상 허가를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국의 경우 근처 의원에서 재고가 없어 원외처방으로 불가피하게 유통이 이뤄지는 사례가 드물게 있다"며 "다만 2014년도 이후 일부 약국의 사례는 식약처에서도 의심사례로 파악, 11월 중 검·경·심평원 합동 기획감시때 검사를 하고, 추가로 현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의원의 프로포폴 유통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마약정책과 관계자는 "한의사의 경우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 포함되어 있으나 의미는 없다. 향후 한약제제 중 한약의 원리를 이용해 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마약류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라며 "한의사가 (마약류취급의료업자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지만 현재 한의사가 처방, 투여 가능한 마약류는 없다. 때문에 의미가 없는 항목이다. (한의사의 마약류취급관리는)면허범위 밖의 일이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한의사를 마약류취급관리자로서 관리하고 있으나 한의사는 기본적으로 일반 양약을 처방할 수는 없기에, 한의원도 마약류를 취급하지 않는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포폴 유통보고를 받고 있는 심평원은 한의원의 프로포폴 유통에 대해 "의사, 한의사 복수면허자격증을 가진 자의 유통이 아니겠느냐, 혹은 취급업소의 신고가 잘못된 것 아니느냐"는 추측을 내놨으나, 본지의 복지부 및 도매상 확인결과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는 도매상 관계자는 "유통 요양기관을 잘못신고하는 것은 말도안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특히 주의해야 하는 품목인데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잘못 보고하는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복지부 역시 의사·한의사 복수면허소지자라도 한의원으로 요양기관을 개설했다면 의사진료 관련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의사·한의사 복수 면허를 가지고 있더라도 한의원으로 개설을 했다면 의사 진료행위는 할 수 없다"며 "의사가 간호사 면허자격증이 있고 의원을 개설했다면 (의료행위를)다 할 수 있겠지만 의사·한의사 면허를 가지고 한의원을 개설한 경우 (의료행위)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의사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다소 의문이다"고 밝히며 다만, 복수면허자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련과와 의논이 더 필요한 내용"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A약사는 "원외처방이 나와서 해당주사를 약국에서 구입 후 가서 다시 의원에서 맞는 경우가 있을수는 있으나 그런 경우가 얼마나 있겠느냐"며 "원외처방을 통한 주사투약이 가능은 하고 의원에서 여러 약을 취급해야 하는 경우 약사를 별도로 고용하는 것이 불편해 원외처방을 할 수는 있으나, 프로포폴 등 특정 향정신성의약품만 취급할 경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싶다"라며 프로포폴의 약국유통에 의문을 제기했다. B한의사 역시 “한의원이 프로포폴을 취급한다는 얘기는 처음듣는다. 알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시범사업부터 실효성 의문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마약류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마약류취급 전 과정에 대한 보고의무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의료용 마약(2017년 6월), 향정신성의약품(2017년 11월), 동물용마약류의약품(2018년 5월) 순으로 적용된다.
현재 2015년 마약 취급 제약사, 도매상, 의료기관, 약국을 대상으로 1차 시범사업, 올해 향정신성의약품(졸피뎀, 프로포폴)을 대상으로 2차 시범사업을 실시 중인 상황으로 시범사업은 11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유통내역 확인결과 시범사업이 진행중임에도 2015년 이후 한의원과 약국에 유통된 프로포폴의 조제·투약현황은 복지부와 식약처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현장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병원 약제부의 경우 향정의약품의 수가 많아 수량관리가 어렵고, 2D바코드 내 약물정보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개별 품목의 별도 일련번호를 생성해야 하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탑재시 발생하는 오류검토만 3개월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약국의 경우 프로그램 문제로 인해 시범사업을 진행했다고 볼 수 없을정도로 낮은 참여율과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약국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에 참여한 지역구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 시범사업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보고기록을 확인하려 했으나 보고기록이 다 삭제된 상태였으며,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시범사업이 끝나서 전부 삭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불완전한 프로그램과 불량리더기로 인한 시범사업 자체는 실패다"고 말했다.
낱알분알 조제에 따른 소실양 규명문제, 일반 약국에서는 처방분할에 대한 청구가 불가능 하다는 점, 파우치 포장 제제의 소분시 분량 문제 등에 대한 문제 개선을 건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회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김승희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보건복지부 및 식약처 예산안 상정 전체회의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향정의약품 시범사업은 11월이면 종료되는데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일정도로 문제가 많다"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조제처방 프로그램과 연계되지 않아 약국에서 조제자들이 일일이 해당내역을 입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47억여원을 요하는 관련 예산확보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문기 처장은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예산확보 가능성은 높지 않은 실정.
C약사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도입취지는 이해하나 시범사업부터 잡음이 많다. 보건당국은 현장 상황 더 파악하고, 현장이 지적하는 문제들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