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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과다한 사교육비…파산 남의 일 아니야
입력 2007-09-18 16:41 수정 최종수정 2007-12-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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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FR

이 컬럼을 통해 많은 약사분들께 보다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실 기회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많은 재테크 정보들을 접하면서 빠지기 쉬운 “이렇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의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건강한 부를 축적하실 수 있는 내용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례> 부부 합산 소득이 월 550만원으로 분당에서 맞벌이를 하는 30대 후반의 이 씨 부부는 생활비를 열심히 아껴서 저축을 해 오고 있으나 ,돈이 잘 모이지 않는다고 상담을 신청했다. 본인들의 생각으로는 과소비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돈이 생기는 족족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잘 불어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상담을 신청했다. 상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소비지출 내역을 파악한 결과에서도, 일반적인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소비 성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씨 부부는 기초 생활비로 월 100만원밖에 지출 안하는 초긴축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두 부부를 위해서 쓰는 돈은 거의 없었다.

다른 것은 못해도 아이들 교육만은 양보 못해......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이 씨 부부의 가치관과 소비지출 그리고 저축 등을 파악해 본 결과, 이 씨 부부의 경우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의 교육 문제였다. 다른 것은 못해도 두 딸의 교육만은 남들보다 더 잘 시키고 싶어 했다.

또한 능력만 있으면 지금보다 더 질 높은 교육을 시키고 싶으며, 집을 팔아서라도 자녀교육은 절대 포기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씨는 회사에서 퇴근이 늦고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린 딸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전일제 양육도우미가 필요하다.

친척 할머니에게 매월 130만원씩을 양육비로 지불하고 있으며 양육비와는 별도로 두 딸의 영어 학원, 발레, 피아노, 수영 등을 위해 사교육비로 매월 15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3년 후 두 딸과 캐나다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캐나다 연수 시에는 이 씨가 직장을 그만 두고  동반하여 자녀들과 유학생활을 하고, 남편은 국내에 남아 자녀들의 유학비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담 내내 양육비야 현재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더라도, 사교육비를 최소로 줄이지 않으면, 장차 교육비가 집중되고 부모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자녀의 교육을 더 시키고 싶어도 시킬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두 부부는 다른 것은 다 줄이더라도 교육비만은 못 줄이겠다고 계속 고집을 부리다 결국은 상담을 포기 했다.

허리가 휘는 학부모들...

경제협력 개발 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비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고 있다. 교육 인적 자원부가 발표한 2005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국내 총생산 대비 우리나라 학부모의 학교교육비 부담률은 OECD 평균 0.7%에 비해 4배가 넘는 2.9%이고 사교육비 역시 GDP 대비 2.9%(2002년 통계자료)로  세계 1위이다.

가계 지출내역 중에 교육비에 대한 이런 과중한 비율은 현재에도 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할 정도로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일반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부모들이 젊을 때는 가계 소득 중에서  많은 비용을 자녀들의 교육비로 지출할 수 있지만, 자녀들이 정작 교육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대학교육 시기에는 가장의 조기 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의 예기치 못한 재무적 사건의 발생 가능성으로 인하여 교육비의 지출이 부담스럽게 되며, 이러한 자녀의 대학교육자금과 이어서 발생하는 자녀의 결혼 자금을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노후 자금으로 대체하여, 정작 본인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유발하게 된다.

즉 젊어서는 과도한 사교육비의 지출로 노후 준비를 충분하지 못하게 되고, 그나마 불충분한 노후자금도 결국은 자녀의 대학자금과 결혼 자금으로 지출되어 부부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산이 얼마 남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과학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나날이 연장되고 있으며, 이미 우리나라가 진입한 고령화 시대는 사회의 기본적인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또한 2018년경에는 고령사회,2026년경부터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판국이니 교육비의 과다지출로 인해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삶이 어디로 갈지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씨 부부의 사례는 일부 사람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져있는 인식이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관을 바꾸지 않는 한 더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준비 안 된 노후에 파산 안할 수가 있을까 ?

서울 중앙 지법에 2006년 8월까지 접수된 개인 파산 사건은 2만 7269건으로 2005년 전체 건수 1만7772건보다 53%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 중에 주목되는 점은 노인들이 의료비 부담 때문에 개인 파산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개인 파산 원인 중 "병원비 지출"과 관련한 파산이 2004년에 1.3%, 2005년에는 3.2% 그리고 2006년에는 6.8%로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진행이 초스피드로 이루어 졌고, 고령 사회, 초고령 사회로 가는 시간도 다른 선진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나 국가가 이의 위험을 인식하고 준비할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병원비 지출과 관련된 노인 파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이면에서 우리는 교육비의 과다한 지출에 따른 파탄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결국은 이 씨 부부와 같은 30대 ,40대 가장의 과다한 교육비 지출은  향후 노후 자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준비의 부족은 과학과 의학 기술의 발달로 연장된 삶의 기초 생활비 부족뿐만 아니라, 의료비 지출이 전체 소비 지출의 커다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노인 세대에게는 특별한 초국가적인 복지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 한 아파도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을 가지 못하는 "현대판 고려장"이 될 수도 있다.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하지도 못하고,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그나마 자신들도 살기 어려운 자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노인들에게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혜택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다가설 가능성이 높다.

이 씨 부부처럼 자녀의 교육에 올인 하는 상황에서 누가 이러한 재앙에 노출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

교육비 때문에 금융채무 불이행 연체까지...

2006년 9월 25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이 국회 재정 경제위원회 소속 열린 우리당 우제창 의원과 채수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11월 1일부터 2006년 7월31일까지 신용회복지원 신청자들의 총 연체 발생건수 122만7301건 중 10.6%인 13만 353건이 교육비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는 생활비와 병원비 등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기 위해서 연체를 한 것이 아니라, 이 씨 부부처럼 자녀의 교육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우리 국민들의 지나친 교육열과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발생한 연체라고 한다.

이제 좀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과도한 교육비 상승률, 남의 집 자녀들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하는 비뚤어진 교육관, 애기 때부터 시작되는 초고액 영재 교육, 부르는 것이 값인 강남의 영어 학원, 무분별한 조기 유학,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못 배운 삶을 보상 받으려는 심리, 학원에만 보내 놓으면 자녀들이 알아서 공부를 잘 할 것이라는 착각 등등 우리의 사교육비 지출은 왜곡될 대로 왜곡되어 있고, 그 왜곡된 시장에 휘둘릴수록 우리의 노후는 점점 더 초라해지고, 비참해지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자녀에 대한 합리적인 교육관을 수립하고, 자기 분수에 맞게 자녀들을 교육 시키며, 합리적인 소비지출을 실현하여 다가오는 모든 재무적 위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가 재앙이 아닌 축복된 미래로, 노인들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공경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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