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약가인하 소송, 눈치는 그만, 속히 결단 내려라
오는 4월 예정된 일괄약가인하를 앞두고 제약계가 혼란스럽다. 제약계 내부에서는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 필요가 있나’ 등 온갖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단 대부분은 소송을 강행하는 것을 상식으로 보고 있다. 그간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제도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단계적 인하로 갈 가능성도 있는 소송을 포기한다면, 그간 주장이 ‘헛된 말’이라는 비판에도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제약계 내에서는 소송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소송의 승소여부에 관계없이 제약사들이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약가인하는 건강보험재정을 위해 강행하는 것으로, 정부가 소송에 패소했을 경우 제약사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복지부장관이 지난 9일 제약협회 집행부를 긴급 호출한 것도,이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다. 참석자들이 표현은 자제하고 있지만, 소송을 망설이게 할 모종의 언질을 받지 않았느냐는 시각이다. 소송을 위해 회원사들을 끌어들이고, 법률대리인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제약협회에 압박을 주기 위한 호출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면담 이후 업계 내에서는 ‘복지부가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떠돌며 상당수 제약사들이 소송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제약협회 이사장단 사도 일괄약가인하로 큰 피해를 보는 제약사가 있는 반면, 큰 타격이 없는 제약사가 공존하고 있어 소송을 놓고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쉬운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송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 수백억, 경우에 따라서는 1천억원 이상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그간의 외침이 자칫 ‘거짓’으로 여론에 비춰질 수 있고, 이후 어떤 정책이 나와도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제약계 많은 인사들은 눈치만 살피지 말고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권구
2012-02-15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