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우울증’ 제약사, 재도약 길 멀리 있지 않다
제약계가 한산하다. 여름 휴가 기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특별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휴식과는 별개로 활발함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약경기 영향이 크다. 일한 것 만큼, 노력한 것 만큼 매출이 ‘쑥쑥’ 올라가주면 힘들어도 일할 맛이 날 텐데, 이런 분위기가 잡히지가 않는다는 게 제약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휴가도 마찬가지. 일부 제약사가 최장 9일을 쉬는 이유도 약업경기와 직결돼 있다.
생산을 해도 제품이 빠져 나가지 않고, 재고 만으로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공장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배려도 있지만, ‘고육지책’ 측면도 있다.
영업사원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옛말이 되가고 있다. 거래처를 방문해 봤자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심신건강을 위해 푹 쉬는 것이 낫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제약계에서 더욱 우려하는 부분은 이 같이 가라앉은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전망은 전반적인 국내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불황이 이어지며 병원과 약국을 두 번 찾을 환자들이 한 번 또는 아예 찾지 않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제약사는 이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 제약사들과 제약계 종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많은 게 아니다.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고, 이것이 활력으로 작용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약가를 필두로 한 정부의 압박정책은 체질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에 한해서다. 정부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제약사도 재도약할 수 있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이권구
2013-08-14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