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닷컴 - 보건의약계를 대표하는 전문신문 - 약사, 의사, 제약사

오피니언

전체

[] Living will 제도의 도입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안락사(euthanasia)에 관한 논의가 서서히 일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나 안락사 허용에 관한 논의는 네덜란드에서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왔고 미국의 오래곤주에서도 네덜란드식의 안락사 허용문제가 주의회에서 논의되어 왔다. 2,3년 전에는 주민투표에까지 붙여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安樂死(안락사)란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수명을 본인이나 가족이 원할 때 의사가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을 철회하거나 또는 직접 약물을 투여하여 죽음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다. 우선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의 판단이다. 더 좋은 진단이나 치료의 수단이 있을 수 있고 좀더 기다리면 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회복을 위해서라면 실낱같은 희망도 버리지 않는 이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또 누가 환자의 생명을 끊자는 결정을 내리는가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가족이 한다는 것도 그렇다. 가족을 모두 善意(선의)의 사람들로 볼 수 만은 없고, 형제 중에 의견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의사의 쪽에서도 그냥 치료만 중단한다는 受動的(수동적)인 입장에 서는 결정일 수도 있지만 생명을 중단시키기 위한 약물을 투여하는 입장에 설 경우 쉽게 누가 의사의 임무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여기에 종교의 문제가 끼어들고 또 법률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는 여간 복잡해지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의사에게 `life supporting measure(생명연장수단)'를 중단하도록 요구하고도 나중에 의사를 고소하거나 정부가 살인죄로 의사를 기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안락사를 논의하기에 앞서 생각해볼 문제는 `living will'을 보급하는 일이다. `living will'이란 혼수상태에 빠졌을 경우를 생각하여, 살아있을 때 의료사고나 질병으로 생사를 가름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를 미리 내려놓고 특정인에게 수행토록 위임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불치의 상태에 빠졌을 때 인공적인 수단으로 영양분을 공급하여 생명을 연장하는 일, 과다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일, 진통제를 사용하는 일, 산소를 공급하는 일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보통 미국에서는 유서(will)를 써놓는 것이 젊은이에게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 되었지만 요즘은 이 유서에 곁들여 living will을 써놓는 것이 또한 보편화되었다. 의학의 발전의 발전과 함께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가족은 그것을 원하지만 본인을 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살아있을 때 이러한 결정을 본인이 미리 내려놓는 일은 가족에게, 또는 사회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일이다.Living will 제도의 도입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안락사(euthanasia)에 관한 논의가 서서히 일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나 안락사 허용에 관한 논의는 네덜란드에서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왔고 미국의 오래곤주에서도 네덜란드식의 안락사 허용문제가 주의회에서 논의되어 왔다. 2,3년 전에는 주민투표에까지 붙여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安樂死(안락사)란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수명을 본인이나 가족이 원할 때 의사가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을 철회하거나 또는 직접 약물을 투여하여 죽음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다. 우선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의 판단이다. 더 좋은 진단이나 치료의 수단이 있을 수 있고 좀더 기다리면 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회복을 위해서라면 실낱같은 희망도 버리지 않는 이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또 누가 환자의 생명을 끊자는 결정을 내리는가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가족이 한다는 것도 그렇다. 가족을 모두 善意(선의)의 사람들로 볼 수 만은 없고, 형제 중에 의견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의사의 쪽에서도 그냥 치료만 중단한다는 受動的(수동적)인 입장에 서는 결정일 수도 있지만 생명을 중단시키기 위한 약물을 투여하는 입장에 설 경우 쉽게 누가 의사의 임무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여기에 종교의 문제가 끼어들고 또 법률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는 여간 복잡해지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의사에게 `life supporting measure(생명연장수단)'를 중단하도록 요구하고도 나중에 의사를 고소하거나 정부가 살인죄로 의사를 기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안락사를 논의하기에 앞서 생각해볼 문제는 `living will'을 보급하는 일이다. `living will'이란 혼수상태에 빠졌을 경우를 생각하여, 살아있을 때 의료사고나 질병으로 생사를 가름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를 미리 내려놓고 특정인에게 수행토록 위임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불치의 상태에 빠졌을 때 인공적인 수단으로 영양분을 공급하여 생명을 연장하는 일, 과다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일, 진통제를 사용하는 일, 산소를 공급하는 일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보통 미국에서는 유서(will)를 써놓는 것이 젊은이에게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 되었지만 요즘은 이 유서에 곁들여 living will을 써놓는 것이 또한 보편화되었다. 의학의 발전의 발전과 함께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가족은 그것을 원하지만 본인을 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살아있을 때 이러한 결정을 본인이 미리 내려놓는 일은 가족에게, 또는 사회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일이다.

2001-04-17 17:05
[] 加熱되는 콜레스테롤과의 전쟁

작년 6월 화이자가 워너 람버트를 무려 1,140억달러를 들여 합병한 것은 워너 람버트의 인기제품인 Lipitor(atorvastatin 제제)가 탐나서였다. 아메리칸 홈 푸로닥트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이긴 것이다. Lipitor는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한 statin계열의 항콜레스테롤제제로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품이다. IMS의 조사에 의하면 작년에 이 약은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금년에는 60억달러를 올릴 것이라는 추측. 워너 람버트를 합병한 화이자는 미국 제약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머크를 따돌리기에 이르렀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오랫동안 자체 제품개발만으로 정상을 유지해오던 머크가 합병 파트너를 물색한다는 소문이 증권시장에 나돌고 있다. 그 대상은 쉐링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Statin계열의 제품은 Lipitor 외에도 인기제품이 많다. Zocor(머크)를 비롯하여 Pravachol(BMS), Baycol(Bayer), Lescol(Norvartis), Mevacor(머크)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그 자체의 매출로도 거대품목이지만 워낙 Lipitor의 매출이 크므로 왜소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Lipitor는 소위 blockbuster 중의 blockbuster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렇게 Lipitor가 높은 매출을 올리자 미국의 제약회사들은 Lipitor에 버금갈 만한 것을 찾는 것에 막대한 연구비를 들이고 있다. 머크는 쉐링의 아직 연구중인 약을 Zocor와 병합해 내는 것을, AstraZeneca는 Crestor라는 약을 개발해 곧 FDA의 심사에 들어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화이자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고혈압인 것인 데에 착안, 그들의 인기 고혈압치료제 Norvasc를 Lipitor와 혼합해 제품을 내는 것을 연구중이다. 그러나 화이자가 희망을 걸고 있는 post Lipitor는 CP-529,414라는 code name으로 알려진 신물질이다. 이는 statin계의 약물이 혈중의“bad” cholesterol(LDL)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데 집중되어 있으나 이는 반대로“good” cholesterol(HDL)을 올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1990년에 콜럼비아대학의 한 연구에서 일본인 다섯 가족이 이상하게 HDL의 수치가 높고 또 수명이 길다는 점에 착안해서 나온 것이다. 즉 이들에게는 CETP(cholesterol ester transfer protein)가 없어 이런 사실이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CETP를 억제하면 HDL을 높이고 심장병에 걸릴 위험성도 낮출 것이 아니냐는 가설 아래 막대한 연구비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이 방면의 연구도 몇 개의 회사에서 맹렬히 뒤쫓고 있어 미국에서만도 4,000만명이나 된다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를 좇는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2001-04-10 17:44
[] 비생산적인 花環과 弔花의 문화

장례식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弔花(조화)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거나 교제의 범위가 넓은 분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일수록 많은 조화를 볼 수 있다. 어떤 때는 너무 많은 조화가 보내져 미처 입장하지 못한 조화는 아무개가 보냈다는 이름을 쓴 리본만 달랑 떼어서 입장하는 경우도 더러 보았다. 길게는 5일, 짧게는 2, 3일 동안을 위해서 조화는 이렇게 보내지는 것이다. 결혼식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입구에 누구 누구가 보냈다는 이름과 함께 화려한 花環(화환)들의 수는 결혼식을 올리는 가정의 권위와 富(부)를 나타내는 status symbol처럼 등장한다. 아마 이들 화환의 수명은 하루 미만일 것이다.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불태워 없어질 것이 뻔하다. 화환은 또한 각종 행사장에도 등장한다. 각종 신제품 발매 행사장이나 학술회의장 등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지난달 29일에 있은 약업신문 창간47주년 기념식 겸 東巖藥의賞 시상식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약업계의 많은 회사와 단체는 물론 개인들도 화려한 화환을 보내어 행사장을 장식해주었다. 화환을 보내어 축하해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본사의 경우는 수년 전부터 초청장에 "화환은 사양합니다"라고 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화환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몇 시간의 행사가 지나면 이들 화환은 문자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행사장인 신라호텔측 종업원의 얘기에 의하면 행사가 끝나면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화환들을 분쇄해서 처분하기 위해 1년에 수억원의 경비를 쓴다고 한다. 한국사람은 慶弔事(경조사)를 끔찍이 챙긴다. 동창회나 각종 친목회의 목적은 대부분 회원간의 친목과 경조사를 챙기기 위해서이다. 아름다운 우리사회의 풍습이기는 하나 꼭 경조사에 조화나 화환을 보내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갑작스레 부모님의 상을 당한 친지나 직장 동료들을 위로하는 뜻에서 또는 새 인생을 출발하는 젊은이들을 축하하면서 보내는 것이라면 오히려 현금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본다. 흔히 이를 일러 扶助(부조)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아도 이런 풍습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서 꼭 화환이나 조화를 보내는 일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래도 낭비인 것 같다. 엊그제 보도를 보니 정당에서도 화환을 보내는데 무려 억대의 비용을 지출했다고 한다. 이것은 약업신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상당한 비용이 이를 위해 지출되고 있다. 약사단체나 제약회사들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서양사람들의 풍습에서는 보기드문 일이다. 미국에서는 꽃을 보내도 대형 화환보다는 꽃바구니 같은 것을 보내며 특별히 돈을 내고 싶으면 유가족이 지정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보았다. 화훼업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소리이지만 조화나 화환 같이 하루 이틀 보고 없어질 것을 10만원 이상씩 주고 보내는 것은 아무래도 다시 생각해 볼 우리의 문화이다.

2001-04-04 09:53
[] 신임 복지부장관에게 드리는 말씀

취임을 축하드리며 의료보험과 의약분업에 대해서 몇 말씀드리고저 합니다. 첫째로 의약분업은 일반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용이 절감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의약분업 실시 전에 시민단체나 일부 보건의료 학자, 국회의원들, 의사협회, 약사회가 주장한 것처럼 의료비가 절감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적게는 2000억, 5000억 또는 2조원이 절약이 된다는 얘기는 이제 사실이 아님이 너무나도 뚜렷이 밝혀졌습니다. 어디서 이런 계산이 나왔는지는 모르나 의약분업 실시 이후에 보험료가 한달에 1조원 이상 필요했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의약분업은 의약품의 남용과 오용을 막고 良質(양질)의 의료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남용과 오용이 더욱 심해지는 제도입니다. 의약분업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여러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약품의 남용과 오용이 없어진다고 단정해버린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의료비에 GDP의 15%에 肉薄(육박)하는 1조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한 가족당 의료보험비는 월 700달러를 넘고 있으며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항생물질의 남용으로 이미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는 듣지 않는 약물이 되어버렸고 Prozac(항우울제), Prilosec(위궤양치료제), Lipitor(고콜레스테롤치료제), Viagra(발기불능치료제) 등은 20억, 30억, 40억 그리고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막대한 양의 의약품 사용입니다. 이것이 다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쓰여지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저 하는 것은 의약분업은 비싼 것이고 남용과 오용을 막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시면 문제해결의 端初(단초)가 보입니다. 아직까지 정부는 국민의 보험료만을 끌어다 썼지 정부 돈은 거의 안 썼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의약분업이 그래도 나은 제도라고 생각하시면 무턱대고 보험료를 인상하기보다는 정부가 공적자금이든 무엇이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전 국민의 건강은 한 기업의 死活(사활)과 비교할 바 아닙니다. 다만 몇가지 의약분업 실시에 있어 `준비 안된 부분'은 시정이 되어야겠습니다. 의약분업에 있어 예외조항은 가능한 한 없어져야 합니다. 처방을 많이 쓰게 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처방료, 일반 의원급의 주사제 사용, 대체조제의 제한, 분업예외 지역의 존재, 6시 이후 조제시 조제료의 할증 등은 개선돼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불합리한 것은 아무도 얘기 안하지만 처방전을 쓰는 방법입니다. 한가지 약을 써도 한 처방이고 10가지 또는 19가지를 써도 한 처방으로 되는 처방전입니다. 또한 처방전 refill(반복조제) 제도의 도입입니다. 똑같은 약을 되풀이해서 복용할 때 다시 의사에게 갈 필요가 없는 제도로서 의사면 자기 전문분야의 약이 아닌 것을 처방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할 엄청난 임무를 지신 새 장관님께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2001-03-27 17:44
[] 새출범하는 대약 집행부의 과제

대한약사회가 새 집행부를 구성, 앞으로 3년 동안 일할 얼굴들을 선보였다. 그동안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간간이 들리곤 했지만 7명의 부회장, 17명의 상임위원장, 신설된 정책기획단장 등 실로 적지 않은 수의 임원들을 선정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간혹 약사회 주변에서는 신임회장이 너무 중앙대 동문들을 중심으로 새 캐비닛을 짰다는 비난도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비난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우선 새 회장이 대의원총회에서 새 mandate를 받은 만큼 그가 일하기에 편한 사람들, 그가 능력을 잘 알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캐비닛을 짠 것에 대해 비난할 까닭이 없다. 회장에 선출될 때까지 그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그 능력에 따라 배치한 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혹자는 넓게 인재를 등용하지 않았다는 탓을 하고 있으나 이는 회장된 사람이 맡겨진 일을 잘하기 위해 판을 짠 것이니 비난할 까닭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대한약사회의 집행부에 시도지부의 분회장급에서 눈에 띄게 많은 사람을 등용한 점이다. 이는 중앙정부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직책에 道(도)의 국장급을 선임한 것과 같은 느낌을 주며, 분회의 일과 위원장의 임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지 또 시도지부의 이해관계가 대한약사회의 그것과 엇갈릴 때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우려된다. 대한약사회는 앞으로 의약분업에 대해서 계속 衆智(중지)를 모아야 한다. 대통령도 의약분업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시인하고 국민에게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였다. 이 준비부족의 책임이 약사회에도 상당부분 있는 만큼 앞으로의 준비부족 부분의 정책연구에 약사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부나 의사회에 단순히 대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를 위해서 약사회가 모든 조직을 두고 따로 부회장급의 정책기획단을 만든 것은 약사회가 이 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다. 衆智(중지)를 모아서 이 기구가 제 소임을 다할 때 비로소 약사회의 聲價(성가)에도 흠이 가지 않을 것이다. 의약분업은 이제 약사와 의사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차원의 문제로 飛火(비화)되었으며 이것이 어떻게 軟着陸(연착륙)하느냐에 따라서 정권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약사회가 하여야 할 일은 대외적으로 한국 약사들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이미 의약분업은 동남아 국가들의 대단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침 2002년에는 FAPA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FAPA총회의 준비는 이제 곧 시작되어도 늦지 않다. 금년 9월에는 마침 아시아권인 싱가포르에서 FIP총회도 열린다. 소중한 기회로 삼아 알찬 대회를 준비해야겠다.

2001-03-20 17:58
[] 의약품 반품의 규칙 분명히 해야

Return goods policy, 즉 返品(반품)에 관한 규칙이 미국에서는 제약회사마다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원칙적으로 반품은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에 限한다든지, 유효기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개봉되지 않은 것에 국한한다든지, 또는 개봉된 것도 괜찮다든지에서부터 시작해 반품은 회사로 직접 우송하라든지, 지정하는 도매상으로 하라는 식이다. 또 이 return policy에는 반품하기 전에 어떤 품목을 반품하겠다는 것을 미리 알려서 허가를 받으라는 것도 있다. 그런가하면 사입한 약품이 변질 또는 파손된 것이 아닌 한 아예 반품을 받지 않겠다는 회사도 있다. 이러한 반품에 관한 규칙은 각 회사의 가격표에 분명히 표시되어 있다.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有效期間(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반품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약사들은 약품을 사입할 때 적정한 양의 의약품만을 사게 되는 것이다. 반품을 해도 약값을 다 환불받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어느 회사는 사입 당시의 가격으로 쳐주는 곳도 있지만 어느 회사는 약값의 3/4 또는 1/2로 해주기도 있다. 최근 개국약사들 사이에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준비해 놓은 약품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예상되는 수요를 감안하여 구입한 의약품이 전혀 안나갔다든지 병 뚜껑만 열어놓다시피 하고 그대로 있어 재고부담만 늘리고 있는 경우이다. 약사로서는 당연히 이런 과잉재고 약품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기관과 약국과의 담합 성행으로 인해 대부분의 약국들이 구비해 놓은 약품을 소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약국들은 전문약을 공급한 도매상이나 제약회사에 반품을 시도하지만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약사회 분회 단위로 나눠 쓰거나 하는 방법을 강구한다고 한다. 그러나 개봉된 약품을 나눠 쓰거나 교환해서 쓰는 데는 많은 문제가 있다. 변질의 우려도 있으며 원래의 용기에 있지 않을 경우에는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Lot number가 다른 약품이 섞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제약회사들도 그들의 반품을 받는 규정을 분명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것이면 반품을 받을 수 없다든지 또는 특별한 상황아래서는(예를 들면 의약분업과 같은) 개봉 안된 것에 한해 반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1-03-13 18:39
[] 대통령은 아직도 `약방' 인가?

지난 주 `국민과의 대화'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의약분업에 관한 견해를 밝히면서 잘 준비되지 않은 분업으로 인해 국민에게 불편을 주었다고 말하면서,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의약분업은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과제이므로 국민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있지만 제도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극히 원론적인 언급으로 색다를 것이 없지만 대통령이 답변을 하는 중 `약국'을 `약방'이라고 지칭한 부분은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연로한 분들 중 간혹 약국을 약방이라고 하는 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당대표였던 서영훈씨도 그가 당대표를 할 적에 약국을 약방으로 지칭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藥房(약방)이란 명칭은 1953년에 새로이 약사법이 제정되면서 藥種商(약종상)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던 業態(업태)였다. 약사들이 운영하는 것은 그때부터 藥局(약국)이라고 되었다. 그러나 약방은 그 후에 약사들이 많이 배출되고 새로이 약종상의 허가를 내 줄 필요가 없으므로 약사법으로부터도 삭제되었다. 賣藥商(매약상)의 허가를 가진 사람들이 경영하던 藥鋪(약포)도 이때에 없어졌다. 따라서 약사가 授與(수여)의 목적으로 조제업무를 행하는 곳은 약국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현재 약방이란 곳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집권당의 총재가 50년 전에 없어진 말을 그대로 쓴다는 것은 그들의 현실감각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간혹 나이드신 분들 중에는 아직도 약국을 약방으로, 약사를 약제사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으나 이분들도 거리의 그 많은 약국들 간판 중에서 어느 하나 약방으로 되어 있는 것이 있는지 다시 확인해 보실 때가 되었다. 더군다나 정치를 하시는 분들 중에 아직도 적절하지 않은 구시대의 명칭을 쓰는 것은 시정해야 할 일이다. 한때 우리는 간호사를 간호원이니 또는 간호부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또 운전기사를 운전수라고 부르기도 했다. 70년대에 간호사를 간호원이라고 부르던 한 의사가 따돌림을 당하여 곤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간혹 택시를 타고 운전기사를 운전수로 부르면 어느 딴 나라에서 온 노망난 늙은이 취급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주지사나 대통령이 어느 직업인의 명칭을 잘못 부르면 대단한 항의를 받는다. 그들 직업에 대한 모욕이라느니 심지어는 대통령이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다느니 곤욕을 치러야 한다. 그런데 이들 직업인들이 명칭이 새로 탄생된 지 얼마 안된 것이거나 그들 자신이 높여 부르는 식의 것이어서 경우에 따라서 이들의 주장을 보며 失笑(실소)를 금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technician을 technologist로 불러야 한다는 식이다. 하물며 50년전 없어진 명칭을 쓰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 대통령의 `약방'은 옳지 않다.

2001-03-06 18:12
[] 불편을 따지자면 의약분업이 으뜸

`주사제는 거의 모든 의약분업 실시 국가에서 분업대상이 아니며 조제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사회와 일부 시민단체의 억지 논리에 의해 의약분업에 포함되었던 것이다.' 의사협회의 주사제 분업제외를 환영하는 성명서의 冒頭(모두)에 나오는 말이다. 몰라도 많이 모르는 말이다. 그러면 미국의 주사제에 표시되어 있는 `이 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는 조제하지 못합니다'는 왜 표시해 놓은 것일까? 현명한 의사님들이 이것을 못 봤을 리가 없다. 이것은 약사회와 일부 시민단체의 억지 논리가 아니라 의사협회의 억지 논리인 것이다. 의사협회의 말이 맞는다면 주사약은 모두 otc란 말인가 아니면 의사약이란 말인가? 미국에는 의사약이란 말은 없다. `불필요한 주사제의 사용은 현실적으로 건강보험심사과정에서 규제하고 있고, 주사제 취급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배제된 상태이므로 남용의 문제는 걱정 할 필요가 없다'고 의사협회의 성명서는 주장하고 있다. 55.6%에 달하는 한국 의사의 주사제 사용은 WHO의 조사 평균치(17%)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무려 4배에 달한다. 이러고도 주사제 사용이 마치 적정하게 된 것으로 糊塗(호도)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고 강변하는 데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는다. 또한 의사협회는 그러고도 주사제의 사용지침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홍보해서 필요한 경우에만 쓰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은 난센스에 속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홍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정부당국이 주사제의 사용지침을 만들자고 할 때 의사협회는 진료권침해라며 반대하고 있다. 주사제의 남용은 의사의 잘못된 치료법의 발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사협회는 갤럽과의 여론조사에서 `주사제 보관·운반시 변질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있고, 주사를 맞으러 약국과 병원을 오가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사제는 의약분업에서 제외해 병원에서 곧바로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문을 통해 82.4%의 찬성을 유도해 내었다. 이것은 마치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의약분업은 옳은 것이냐' 하는 설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의약분업은 원래가 불편한 것이다. 그런데도 하려는 것은 그것이 정부당국에 의해서 옳다는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정부당국은 돈을 절약한다는 미명 아래 의사협회는 의약분업을 하나라도 피해갈 수 있다는 計策(계책)이 맞아 떨어져서 약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의료비를 절약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산술적인 계산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지 실제와는 동떨어진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당국이 의약분업을 한다고 할 적에 이미 한번 계산상의 오류(?)를 범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잘못을 잘못으로 덮으려는 생각은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01-03-02 18:03
[] 인도의 지진 외면하는 한국 정부

중국과 인도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두 나라이다. 중국의 인구는 12억, 인도는 10억을 조금 넘는다. 국토의 넓이는 중국이 미국과 비슷한 크기인데 비해 인도는 미국의 3분의 1 정도 크기이다. 그러니까 인구밀도로 보면 인도가 훨씬 조밀한 편이다. 지난 한 世代(세대)동안 이 두 나라의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중국은 최근 들어 무자비할 만큼의 `하나 낳기 운동'으로 인구증가율이 0.81%로 떨어졌다. 하지만 인도는 아직도 1.69%라는 놀랄만한 인구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1000명당 출산율이 15.1%인데 비해 인도는 25.4%로 대단히 높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인도는 아직도 영아사망률이 1000명당 60.8%로 대단히 높아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다소나마 낮추고 있다. 최근 들어 이 두 나라는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급격한 민주화와 경제의 개방으로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이제 미국 다음으로 세계를 지배한다는 자부심과 야심을 갖고 무섭게 달리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중국을 보고 북한에서 新思考(신사고)를 강조한 것은 현장에서 본 부러움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반면 인도는 아직도 국민소득이 1인당 1600US(1997 통계)로 중국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서기 2600년 갠지스강 유역에 문명을 이룩했던 그들이 아직도 세계의 가장 빈국에 속하며 문명국가들의 동정을 받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못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처참하기 짝이 없는 것이지만 테레사 수녀가 성스러워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 본 인도사람들 중에는 대단히 우수한 사람들이 많았다. 훌륭한 의사는 물론 IT산업에서 우뚝 솟아 거부가 된 사람, 베스트 셀러를 내고 인기작가가 된 사람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심지어 며칠 전 캐나다에 등장한 12살의 CEO도 인도인이었다. 미국의 거대한 컴퓨터 회사인 Computer Associates는 중국인이 설립한 회사이지만 이 회사를 움직이는 사장은 30대의 인도인이다. 특히 제약산업에는 중국인들도 많이 진출해 있지만 인도인들은 미국의 generic industry를 주름잡을 정도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나 인도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에는 이미 많은 한국의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이제 중국은 가장 큰 무역상대국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인도는 아직도 낯설고 먼 나라로 인식이 되어 있다. 인도의 Gujarat지역에서 지진으로 무려 1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고 거리로 나섰다고 해도 한국의 정부나 민간단체들은 꿀 먹은 벙어리다. 대만의 지진 때에 구조대를 파견하고 東 티모르 같은 알지 못하는 곳에까지 평화유지군을 보낸 한국이 말이다. 어려울 때의 조그만 도움은 언제든지 크게 기억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2001-02-20 17:34
[] `주사 한 대' 맞는다는 위험한 發想

지난 월요일 SBS의 저녁드라마에 등장한 한 시아버지의 얼굴에 보기 흉한 열꽃이 폈다. 이를 본 며느리가 “아버님 얼른 병원에 가서 주사 한대 맞으셔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같은 드라마에서 역시 같은 시아버지가 감기에 걸렸다. 대사중의 한 토막은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다 했다”는 데도 차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어느덧 이렇게 되어버렸다. 감기에 걸리고 알레르기가 생기면 병원에 가서 `주사 한대' 맞으면 된다는 것이다. 웬만큼 의료 상식이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나 감기가 주사를 맞아야 될 정도의 重症(중증) 질환도 아니며 긴급하게 치료를 해야 할 應急(응급) 상황도 아님을 안다. 經口(경구)제제로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것이며, 의약분업의 상황아래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의약품을 조제해 복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해결될 수 있는 경증의 질병인 것이다. 그런데 1차 의료기관(primary care institution)인 의원급에서 어떻게 환자를 치료했는지 거의 모든 환자가 병원에 가서 `주사 한대' 맞으면 만사 OK인 줄 알게 됐으니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뒤틀린 인식이 바로 왜 의약분업이 필요한가를 증명해 주는 것이다. 1차 의료기관은 소위 office practice로 질병을 진단하는 곳이며, 주사를 놔준다든지 응급한 처치 또는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급의 규모가 큰 의료기관으로 보내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 나라의 의료기관이 업무분담이 안돼 있어도 감기나 알레르기는 물론 모든 질병이 `주사 한대'로 해결될 것이라는 국민인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주사제가 의약분업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 점이 바로 되지 않을 때에 의원급의 환자치료는 더욱 더 주사제에 의존하게 될 것이고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항생제의 남용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며, 이로 인한 의약품의 誤用(오용)은 더욱 深化(심화)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아는 복지부가 “주사제가 분업인 나라는 없다”고 주장, 주사제의 제외를 주장하는 것은 눈앞에 떨어진 의약분업의 적자를 조금이라도 메워보려는 얕은 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의사들이 주사제를 더 쓸 경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적자 감소는 일시적으로 해소될 지 모르나 문제가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질 우려도 있는 것이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오남용 방지 차원에서 주사제도 분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옳은 판단을 하고 있음에도 여당에 찬성하는 것이 모양이 좋지 않다고 한나라당이 반대쪽으로 기울고 있음은 소신있는 야당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주사제가 오남용의 爭點(쟁점)이 되고 있음을 복지부는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01-02-13 18:18
[] 약사부족으로 올라가는 약사 株價

미국에는 요즘 약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각종 약사관계 잡지나 신문들을 보면 약사가 모자라고 따라서 약사의 수입도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는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약사의1년 수입이 이제는 7만 달러에 달하는가하면 그래도 필요한 약사를 구하지 못해 자기네 직장에 오면 각종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광고도 많다. 예를 들면 자기 약국에 와서 일하기로 결정하는 약사에게는 sign in bonus를 주는가 하면 이사비용까지 지불하겠다는 광고도 보인다. 2000달러, 3000달러의 이사비용을 지불한다거나 건강보험, 연금, 또는 각종의 혜택을 걸고 약사를 모집하는 광고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가를 알 수 있다. 몇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今昔之感(금석지감)이다. 이렇게 약사부족 사태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가? 첫째는 뭐니뭐니해도 처방전이 늘어나 이를 감당할 약사들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약사들이 다루는 처방전은 이제 1년에 40억매(4 billion rxs)에 이른다고 한다. 둘째는 약사들의 職域(직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약사는 전통적으로 처방전을 다루는 데 집중돼 왔지만 최근에는 보험회사에서도 약사를 많이 고용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대부분이 私(사)보험(private insurance)이다. 이들 보험회사가 처방약값을 지불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약값이 계속 오르고 또 신제품의 경우는 대부분 가격이 높기 때문에 약값을 적정하게 지불하는 것은 그들의 이윤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 업무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역시 약사들이다. 그러므로 보험회사는 약사들을 많이 고용하지 않을 수 없다. 보험회사의 약사들은 의사들이 처방할 때 보험회사가 원하는 약품을 처방하도록 권장하거나, 약사들에게는 처방을 검토해 불필요한 것은 조제하지 않도록 적극 권장하는 역할도 한다. 이를 일러 그들은 drug utilization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는 약사가 도대체 몇명이나 있는 것일까? 미국에서는 州(주)마다 따로 약사면허를 내주는데 각주의 약사위원회가 이를 관리하고 있고, 각주의 약사위원회가 모인 전국약사위원회(National Association of Boards of Pharmacy)가 작년 6월 현재 집계로는 모두 33만4,851명의 약사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의 약사들은 한개 이상의 주에서 면허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실제 약사 수는 훨씬 적다. 그래서 해당 주에 현주소를 가진 약사 수만을 집계하면 이 수치는 19만7,678명으로 거의 반으로 줄어든다. 약사뿐만이 아니라 간호사 또는 각종 의료보조 요원들도 모자란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의료분야의 인력이 미처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1-02-09 17:32
[] `先藥師後同門'(선약사 후동문)

최고 지성인 약사가 먼저 의식개혁을 대한약사회의 현관을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커다란 額字(액자)가 있다. '先藥師後同門'(선약사후동문)이라고 쓰인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약사들은 먼저 모두가 약사인 것을 인식하고 모든 문제를 풀어 갈 것이고 출신대학은 나중에 따지자는 말이다. 이 액자는 대한약사회가 1984년에 서초동에 회관을 짓고 입주한 것을 기념해서 김순일 약사가 써서 기증한 것이다. 우리 약사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출신학교를 따라서 뭉치고 헤어지는 惡習(악습)이 생겨나서 없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약사회의 각급 선거 때가 되면 '선동문'은 기승을 떤다. 분회, 지부는 물론 대한약사회의 회장선거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다. 회장을 회원들이 엄정하게 판단하여 뽑거나 또는 약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난번에는 어떤 학교출신이 회장을 했으니까 이번에는 어느 학교가 되어야 한다거나 지난번에는 어느대학이 어느 대학의 후보를 지원했으니까 이번에는 어느대학 출신들이 우리대학 출신을 도와 주어야 한다는 등의 거래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고 지성인을 자처하는 약사들이 먼저 나서서 의식의 개혁을 이룰 때가 되었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약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2일에 약업신문이 internet 신문인 www.yakup.com을 통해 "어떤 분을 대약의 회장으로 뽑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내걸자 독자들은 단연 인물(63%)과 공약(26%)을 우선으로 선택하고 출신대학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10%도 안되는 9%에 머물렀다. (2일하오 2시현재 총 115명중) 약사들 자신도 학교출신에 따라서 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선거형태를 보면 출신학교를 따지고 대학을 따라 흥정을 하는 양태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모양으로 분회(12월), 지부(1월), 그리고 대약(2월)의 선거를 치르다 보면 약사회 본연의 임무는 뒷전으로 쳐지고 입후보자는 동문회를 따라 흥정을 하고 심지어는 막대한 선거자금까지도 써야 하는 일까지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약사회는 전 회원이 참여하는 직접선거를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한 방법은 書信(서신)투표이다. 이미 이 방법은 대한약학회가 실시하고 있다. 단지 약사회는 전 회원들이 모두 투표하도록 하고 서면으로 또는 신문을 이용하여 공약을 발표하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분회, 지부 및 대약의 회장선거를 동시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표는 또한 internet을 통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20년 가까이 약사회관에서 외로이 오가는 약사들을 보고 있는 '先藥師後同門'의 액자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2001-02-02 17:22
[] 주사제의 예외 인정은 안된다

分業원칙을 훼손하는 뒤틀린 發想 의약분업의 가장 큰 목적의 하나는 오·남용의 방지이다. 그런데 지난주 국회의 약사법개정 소위원회는 주사제를 분업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안될 말이다. 만약에 의사나 환자의 편의성 문제만을 생각한다면 의약분업 자체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 의사나 약사가 환자가 필요로 하는 약품을 주도록 내버려두면 지극히 편리할텐데 왜 막대한 의료비의 증가를 甘受(감수)하면서 의약분업을 하겠는가? 불편과 부담의 증가를 무릅쓰고 의약분업을 하자는 이유는 이 제도를 도입해 국민에게 올바른 의료혜택을 주도록 하자는 것이다. 의약분업 전의 우리 의료제도가 갖는 맹점의 하나는 특히 의원급의 의료기관이 너무나 많은 주사제를 써왔다는 데 있다. 그래서 불편을 무릅쓰고 주사제 처방을 발행, 약국에서 구입해 오게 한 것이다. 또 職能(직능)분업이 아니라 機關(기관)분업의 길을 터서 의원과 약국의 소유를 확연히 구분케 한 것이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 동안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에서 주사제가 지나치게 남용되었고 그 결과 우리 나라의 의료소비자들은 의사를 찾아가서 주사제를 한 두 대 맞지 않으면 병이 낫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었다. 이러한 의료계의 慣行(관행)은 항생제의 내성을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이는 항생제의 내성은 약국에서 항생제를 마음대로 팔았기 때문이라고 하나 주사제와 경구제제를 마음대로 썼다고 할 경우 더 급속하게 耐性(내성)을 생기게 하는 것은 주사제인 것이 뻔한 사실이다. 주사제는 원래 급한 경우나 경구제품이 없을 때 쓰는 것이다. 주사제는 또 체내 흡수도 빠른 반면 부작용이 생겼을 때는 그 危害(위해)도 그만큼 크다. 그런 것을 왜 꼭 예외로 하자고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소위 遮光(차광)을 요하는 주사제도 사실은 예외로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의약분업의 역사가 오랜 미국의 의원들은 눈을 씻고 봐도 주사제는 물론 경구약을 가지고 있는 곳도 찾기 어렵다. 미국에서 수련 과정을 거쳤거나 개업을 하던 의사들도 이젠 한국에 많이 있을 텐데 이들에게 물어보면 알 일이다. 주사제를 쓸 정도의 환자는 마땅히 병원에 입원시키고 치료를 하여야 할 것이다. 주사제를 의원에서 가지고 있어도 이제는 實(실)구입가제도로 되어 있으므로 아무런 경제적 소득이 없으며 주사제를 구입하고 약값을 청구하려면 오히려 귀찮기만 할 텐데 굳이 예외를 만들려고 하는 세력이 아직도 건재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無智(무지)인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利權(이권)이 아직도 있는 것인가?

2001-01-20 10:37
[] 신선한 충격준 회장후보 정책토론회

先藥師後同門의 기회로 삼길 지난 10일 서울시약사회의 회장후보들이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감상은 무척 `신선하다'는 것이었다. 두 분의 회장후보들이 30여 개의 질문에 대해 성의껏 답변하는 자세도 그렇거니와 질문하는 분들도 모두 진지한 태도로 `어느 후보가 과연 회장으로 적합한가'를 가려보려는 노력이 눈에 보였다. 이 모임을 주관한 종로구약사회는 한국의 정치 일번지 출신들답게 어느 후보에게도 편파적인 토론회가 되지 않도록 미리 질문자들을 정하고 질문내용을 의약분업문제, 약사회 현안, 약국경영, 약사법령, 기타 신상발언 등으로 나눠 준비하였다. 후보자들의 식견과 능력을 비교하고 유권자들에게 과연 어느 후보가 더 나은 후보인가를 결정하게 하는 방법으로서 이런 토론회를 갖는 것은 아마 미국의 대통령 후보자들의 정책토론회가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지난 11월의 美 대통령 선거 때도 그랬지만 이들은 대개 3번의 토론회(debate)를 갖은 후 그들의 선거 공약을 밝히고 문제에 따라서 상대방의 견해가 어째서 불합리하고 자기의 정책방향이 어떻게 더 나은가를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후보자들의 토론은 어떤 법적인 의무가 아니고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주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들이 사회자(moderator)를 정하고 주요 방송사는 전국에 이를 중계한다. 사회자는 어떤 질문이 한쪽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조건을 만들어 질문에 대답하고 또 상대방에게 반격(rebuttal)의 기회를 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토론 방식이 최선의 방식은 아니라는 비판도 적지않다. 예를 들면 유명한 케네디-닉슨의 토론에서 비교적 無名(무명)의 케네디는 미국 국민들에게 더 잘 알려지게 되었고 그의 젊고 정열적인 모습이 토론의 내용 자체보다도 더 인기를 끌었다. 또 레이건-카터의 대결에서는 레이건이 능숙한 말재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난번의 부시-고어 토론에서는 고어가 월등히 나은 지식과 경험을 보여 주었지만 어쩐지 호감이 가는 부시의 몸 움직임(body language)이 점수를 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시약사회의 회장 선거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비교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이런 모임을 처음 가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각급 약사회의 선거가 대한 약사회의 회장을 비롯하여 특히 후보들의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거래'를 하여 여기에서 우세한 후보가 당선되고는 했다는 약사회의 역사를 보면 커다란 발전으로 평가하고 싶다. 또한 약사회의 회장으로 더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는데 一助(일조)를 했다고 본다. 남은 문제는 투표권을 가진 분들이 냉철한 판단력을 행사하여 `先藥師後同門(선약사후동문)'하는 길만이 남아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종로구 약사회에 박수를 보낸다.

2001-01-16 18:20
[] `나는 왜 한국을 두려워하는가?'

제프리 존스는 미국사람이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20년 넘게 살았고 우리말을 유창하게 한다. “뿅 간다”느니 “그냥 냅둬라”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오면 사람들은 그에게 “당신 미국사람 맞아?”라고 물을 정도로 우리말을 잘한다. 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한국 여인과 결혼까지 했다. 직업은 변호사로 한국 제일의 변호사회사인 `김&장'에서 일하며 한국에 있는 미국 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회장이다. 이런 그가 최근에 `나는 한국이 두렵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한국인이 절대로 알지 못하는 한국, 한국인의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읽으면 이렇게 한국을 속속들이 아는 외국인도 있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가 한국이 두렵다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자. “한국사람들에게는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무리 편안하고 보수가 많은 직장이라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발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흥이 나지 않는다.” “한국이 인터넷 세상의 중심이 될 거라고 확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인터넷 기술이 아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삭막한 사이버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훈훈한 인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 결국은 그들이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인터넷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속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어떤 면에서는 유난히 전통을 따지고 `우리 것'에 집착하는 보수주의가 강한 것 같으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더 빠른 것, 더 새로운 것, 더 편리한 것을 아무 거부감없이 받아들여….” “또 하나 대표적인 것은 휴대폰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처럼 휴대폰 가입자가 많고, 또 그 대부분이 가볍고 작은 최신형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미국만 해도 여전히 군사용 무전기처럼 큼직하고 투박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한국이 성공적인 정보화 혁명을 통해서 information hub가 될 것이라고 보는 그는 한국이 인구 수나 지식에 대한 열정 등으로 1등 국가가 되리라는 예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태정태세 문단세'를 외워야하는 맹목적인 교육, 죽겠다는 말을 예사로 하는 위기를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의 `위기의식', 심지어는 `위기설'을 자꾸 퍼뜨리는 언론이나 지도층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의 말처럼 그는 달걀이다. 겉은 하얗지만 속으로 들어갈수록 노란 자칭 한국인이다. 그에 비하면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살았고 미국적 사고방식에 무척 젖어 있는 필자는 바나나인 것 같다.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얀 한국인에게도 역시 "한국은 두렵다.” 우선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르지 않은 것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不正直性의 문제. 나에게 이익이 되면 무엇이든지 하고 보는 두꺼운 얼굴. 또 한가지는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다. “모든 국회의원을 인질로 잡고 테러리스트들이 돈을 요구했다. 만일 돈을 안 내면 그들은 국회의원을 한사람씩 석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런 농담까지 생겨났을까? 새해를 맞으며 독자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2001-01-09 18:06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