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재해대책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前代未聞(전대미문)의 테러사건이 터진 것도 벌써 한달. 그러나 뉴욕항구에 늠름하게 서있던 110층 쌍둥이빌딩은 아마도 영원히 우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으며 인자한 모습으로 억압받는 자, 굶주린 자는 다 내게 오라며 세계를 향하여 손짓하던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은 요즘 어쩐지 초라하기만 하다. 외롭게만 보인다.
이 사건을 겪으며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 테러가 없는 세상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도 있을 터이고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이렇듯 극한적인 인간들을 만들어낸 데 대한 놀람을 금치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유태인들과 이슬람들의 극단적인 문명의 충돌이 자아낸 엄청난 결과를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 생각해보자. 만일, 다시 되풀이해 말하지만 만일, 우리에게 이런 재해 또는 테러가 닥친다면 우리에겐 의료인으로서 과연 대책이 서있는가? 수천 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수용할 대책은 있는가 묻고 싶다. 물론 이것이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정부는 적어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해야 될 것이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폭파되었을 때 뉴욕에서는 삽시간에 300여명의 소방서원과 구조대원, 그 밖의 많은 경찰관이 동원되었고 이중 소방대원의 상당수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붕괴와 같이 그들의 목숨까지 바쳤다.
이 사건이 있기까지는 어느 누구도 감히 미국의 중심부에서 이런 蠻行(만행)을 저지를 것으로 생각 못했다. 그러나 미국은 각 metropolitan을 중심으로 한 달에 한번씩 지역의 방송망을 테스트, 재해에 대비해 오고 있다. 또한 각 병원은 재해로 갑자기 수십명, 수백명의 환자가 들이닥칠 때에 이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도상연습은 물론, 실제상황과 같은 연습도 한다. triage(환자의 분류)에서부터 의사는 어떻게 하며, 간호사는 어떤 임무를 맡으며, 약사는 필요한 약품의 공급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병원의 CEO는 어떻게 한다는 것까지 정해놓고 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사전 준비로 감당하기에는 엄청나게 큰 재해(disaster)였지만 이런 준비상태는 인근에 비행기가 떨어졌다거나 대형교통사고가 일어났을 경우는 威力(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남북의 대치상황이라든가 밀집한 아파트 群(군)들을 생각하거나 지난 여름의 폭우를 생각하면 더욱 더 자연 재해나 테러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대비하여야 하겠다. 有備無患(유비무환)이 이런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2001-10-10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