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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복진료 막을 온라인 시스템의 개발을

최근 보험당국이 발표한 자료 중 두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첫째는 동네의원들의 주사제 사용이 외국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과 둘째는 환자들이 같은 질병을 가지고 하루 두곳 이상의 병원을 찾았다는 보도이다. 의원급에서 주사제의 남용이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동네의원들이 외래환자에게 주사제를 처방한 것이 10명중 4명, 42.4%로 종합병원이 6.1%인데 비해 무려 7배나 된다. 그 중에는 내과의 감기환자 주사제 처방률이 54.5%나 되고 서울의 어떤 의원은 주사제의 처방률이 심지어 96.1%나 되었다는 놀랄만한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감기환자에게 매일 의원에 와서 주사를 맞으라거나 어깨가 아픈 환자에게 매일 무슨 주사인지를 맞아야 된다는 얘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사실로,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주사제는 효과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빠르고 반면에 효과가 24시간 지속되는 것은 드물다. 동네의원에 오는 환자가 주사를 맞아야 할 만큼 위급한 환자가 종합병원보다 더 많은 것도 아닐텐데 이처럼 주사제 사용이 많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의 동네의원들이 그만큼 이상한 medical practice(의료행위)를 하고 있다는 얘기밖에는 되지 않는다. 주사제를 약국에 안 내줄려고 싸웠던 의사들의 의도가 仁術(인술)이 아닌 다른데 있었음을 반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하겠다. 또한 보험을 남용하는 데 있어서는 환자 자신들도 의사를 뺨친다. 감기환자가 똑같은 증상을 가지고 하루에 두곳 이상의 동네의원을 찾은 경우가 128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감기가 하루에 낫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의원 巡禮(순례)를 한 환자들의 속셈은 무엇이었을까? 감기는 의사를 보는 순간에 나아야 한다고 생각했을가? 아니면 보는 의사마다 못미더웠을까? 또는 한 의원에 가서 주사를 한대 맞고 다른 의원에 가서 또 주사를 맞아야 속이 풀렸을까? 경상남도에 사는 어떤 환자는 하루동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하루에 무려 7곳의 의원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아마 이는 기네스북에도 올릴 수 있는 세계기록이 될 것이다. 감기를 비롯한 치과질환, 고혈압 등의 질환으로 하루 2곳이상의 동네의원을 찾은 환자의 수는 작년에 670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 7명중 한명이 같은 질환으로 하루 2곳이상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는 것이 된다. 당연히 이들 중의 상당수는 약국에 가서도 중복되는 처방을 조제해 갔을 것이다. 진료의 남용, 주사제의 남용뿐 아니라 의약품의 남용과 오용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남용은 보험공단이나 심평원이 진료비 청구나 약가지불제도를 온라인화 함으로써 막을 수 있다. 진료당시에 컴퓨터에 자료가 입력되어 보험에서의 지불여부가 결정되게 하면 중복진료를 방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IT실력으로 이는 충분히 실현 될 수 있다. 제약회사들에게 약값 내리라고 急迫(급박)하는 것보다 중복진료의 방지는 더 많은 돈을 절약 할 수 있다. 보험 적자를 말끔히 몰아 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2002-09-12 09:28
[기자석] 제약회사의 무임승차(?)

'약가인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를 관망 해오던 일부 제약회사들이 무임승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약가인하 조치가 고시되기 이전에는 당장 행정소송에 참여할 것처럼 행동 하다가 막상 소송에는 꼬리를 뺏다가 가처분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자 슬그머니 소송에 가세하려는 자세는 결과적으로 기회주의적인 발상이다. 물론 복지부를 의식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를 표적조사등 불이익을 우려하여 심사숙고(?)에서 나온 발상으로 작용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애당초 많은 제약회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정부에 대해 더욱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면 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얻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부당한(?) 약가인하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제약회사들은 용기있는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그들도 혹시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불이익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단성 있게 부당한 인가인하에 용기있게 법적인 이의를 제기한 것은 스스로 권익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바 크다. 무임승차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가 힘을 모을때 같이 동참하여 힘을 모아주는 자세야 말로 업계의 위기대처 능력이 레벨업 될수 있다는 점에서 '뭉칠때 더 큰 힘을 발휘할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강희종 2002-09-11 14:11
[시론] 아는 것을 실천하는 위인들이 더 많은 사회는 언제쯤?

이종욱 최근 정치계 상황은 사회 각계에 산적한 민생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일부계층에 국한된 문제를 이슈로 공방을 계속하고 있어서 뜻있는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남보다 앞서는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정치인사들이 이를 모를리 없건만 단지 아는 것을 실천할 용기와 의지가 없는 모양이다. 사회지도층 인사 중에서도 골라서 임명한 2명의 총리서리들이 국회의 인준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였는데, 그 사유 또한 바람직하지 않은 과거의 일부 행적 때문에 흉을 잡혀서 그리 되었단다. 이 또한 실천의지가 부족하였던 때문일게다. 연예계에서는 방송출연에 따른 인기조작을 미끼로 금품이 오간 비리가 발각되어 관련된 방송언론인들이 구속되었다. 강남 학원가 밀집지역에 소재하는 초등학교 학생수는 2년전 8백명 규모에서 현재는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방송보도를 보았는데 서울근교에서 전학오는 학생이 계속 늘어서 그러하단다. 집값이나 물가가 비싼 지역에 이사오려면 남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일찍이 미국에 이민 가서 이제는 중규모의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안들에 대하여 심히 개탄하는 소리를 들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을 해외 언어·문화연수 명목으로 2주간의 단기 해외여행을 시키는 부모들의 의식구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심지어 대도시 교외의 고급주택지에 150만불이 넘는 주택을 마련해 놓고 여기에 초등학생 아이를 보내어 가정부까지 두고 학교 보내는 사람도 있는데, 장차 그 아이가 양식있는 한국사람이 되겠느냐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었다. 최근에 국내에서 수십억, 수백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내고 도망치는 사람들도 생겼고 병원 공공노조의 장기파업 때문에 애꿎은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사회 곳곳에 기강해이가 극에 이른 느낌이다. 이렇게 보면 위로는 대통령, 대통령후보,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대학교수, 방송언론인 등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할 지도층 인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마저도 가치관에 큰 혼동이 초래된 모양이다. 한편 다행스럽게도 선뜻 270억원이나 되는 큰 재산을 불우인들에게 사용해 달라고 쾌척한 분이 나타나서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재산을 이런 방식으로 사회에 쾌척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한다. 바로 얼마전 타계한 코미디언 이주일 씨는 가까운 친지들에게 존경받을 정도의 모범인이었으며 많은 불우학생들을 위해 장학사업도 벌이는 등 살아 생전에 상당한 덕을 쌓았다기에 고인을 가히 위인 수준으로 칭송하는 방송, 신문보도가 눈에 거슬리지 않았고 외롭지 않은 장례식 행사가 타인에게도 참으로 흐뭇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보면 우리사회는 지도층이 일반인들을 이끌어 가는 건지, 일반인들이 지도층을 이끌어가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 한 사회의 양식인 그룹이 소위 법 없이도 산다는 힘없는 일반인들만으로 구성되어서야 쓰겠는가. 이제 우리나라가 의약분업을 시행한 지 어언 두해가 지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의 영향을 직접 체감하는 이해 당사자들인 보건당국, 의사, 약사, 병원, 약국, 제약기업, 유통업계 등은 아직도 각기 다른 주장을 펴며 의약분업 제도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어찌보면 이들은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봉급자들이나 병에 걸려 당장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이들일 텐데, 코앞의 더 많은 개인적 이익을 좇아서 큰 덩치들을 소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때가 되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만이라도 보다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 지성인들로서 아는 바를 실천하는데 앞장서야 되지 않겠는가?

2002-09-05 09:41
[] 일반의약품 가격조사, 정부가 할 필요 있는가?

얼마전 일반의약품의 가격조사 결과가 일간신문에 보도되어 관심을 끌었다. 같은 약품을 약국에 따라서는 2.5배까지 비싸게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생각할 점이 적지 않다. 첫째로는 조사의 신빙성 문제이다. 이 가격조사는 43개 일반의약품을 30개 약국에서 조사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품목에 따라서는 10개미만의 약국에서 조사된 것도 있고, 거의 모든 약국이 가격을 보고한 품목도 있다. 조사지역이나 조사품목의 선정이유도 알려지지 않아 어떤 기준이 적용되었는지 불분명하다. 단지 조사된 43개 품목 중에 한 품목이 1000원에 파는 약국이 있고 2500원에 파는 곳도 있었다고 해서 어떤 약국에서 마치 폭리를 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이는 가격차이 문제를 떠나 약국이 환자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분위기로 확산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약국이 폭리를 하는 집단인 것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둘째로는 약품뿐만 아니라 모든 工産品(공산품), 심지어는 청과물에 이르기까지 정찰제가 아닌 이상 값이 다를 수 밖에 없다. 原價(원가)가 다를 수도 있고 약국마다 표시하는 가격 산출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특정제품이 약국에서 팔리는 빈도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도 있다. 또한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특별히 싸게 팔 수도 있다. 2.5배가 차이나는 약품의 경우를 보면 조사된 22개약국 중 오직 한 약국에서만 1000원에 판 것으로 되어 있다. 다음으로 싸게 파는 약국의 약값이 1500원인 것을 보면 이 자료가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세번째는 “과연 관에서 이런 종류의 가격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자유경제를 표방하고 있고 누구나 원하는 가격을 붙일 권리가 있다. 그 가격의 성공여부는 서비스와 제품의 경쟁력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관청이 앞장서서 가격을 조사하고 또 이를 공표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텔레비전이나 냉장고의 가격을 산자부가 조사해서 발표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한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파 한단 값이 용산의 어느 시장과 강남의 한 식료품가게에서 값이 얼마나 차이가 나더라는 조사를 정부에서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만약에 소비자단체에서 조사, 발표했더라면 그래도 그 조사의 이유와 명분이 있었을 것이다.

2002-09-05 09:32
[시론] 발전적 약사제도

임완호〈풍전약품(주)대표이사〉 이웃나라 일본에도 의약품에 거품이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청렴투명사회 경제대국에 웬 의약품 관련 과잉로비와 거품이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우리의 많은 약업계 전문인들은 일본의 의료기관에서 과량 처방된 조제약의 상당량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90년대에 들어서자 일본의 중의원에서는 약품경제담당을 출석시켜 의약품의 과잉로비와 거품가격에 대하여 증언토록 하였으며 담당관은 가격의 약16%가 거품임을 증언하였다. 이러한 확실한 증언이 있은 이후 일본의 후생성은 일거에 16%의 보험약가를 인하하였고 그 이후로는 일본 약업계의 의약품 거품이나 과잉로비에 관한 뒷이야기는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80년대라고 하면 일본은 이미 전자·기계·자동차 산업전반의 기술이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는 시기였으나 당시에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우주산업·의약품산업은 예외였던 것이다. 서구의 의약품관련 전문가들도 다른 기술은 쉽게 선진국의 수준을 따라왔으나 제약산업은 새로운 세기에나 선진국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전망하였던 것이다. 의약품산업의 척도는 신약개발이며 이는 기술의 축적, 연구개발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에는 막대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자의 기본 외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91년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신약개발 수는 미국의 신약개발 수치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 결과를 추리해보면 일본의 당국자들은 의약품이 상대적으로 투명하지 못하더라도 제약산업의 매출 이익금을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토록 배려하였으며 선진국 수준의 개발능력에 이르렀다고 판단되자 더 이상의 행정적 배려가 없어도 된다는 판단아래 거품을 일시에 제거한 것으로 사료되는 것이다. 하계휴가가 마무리되면서 약업계의 현안은 건강보험약가 기준이 현행의 가중 평균방식에서 최저실거래가로 변경 1년간 한시 운영된다는 것이며 참조가격제도 2개월 내에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실거래가 제도의 강행방침에 제약산업측은 비상이 걸리고 도매업소의 덤핑 입찰에 문제가 되므로 종합병원 유통일원화 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을 당국에 건의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시되는 예측은 분업과 아울러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오리지널 제품군을 가진 우월적 입장에 있는 외자회사의 제품은 최저실거래가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며 제네릭. 유사품 과량생산에 과다경쟁으로 이어지는 국내 제약산업의 제품가격의 인하만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한 매출이익의 감소는 이제 막 싹이 트고 있는 국내제약산업의 신약개발 여건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전문에 기술한 일본의 사례와는 다른 의미의 정책적 결정인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한 것이다. 분업이전 400여 개의 도매업소는 신규업소가 급증하여 금월 현재 1,100여 개를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선진국의 도매업소는 대형화 감소추세로 일본 160개, 미국 30개, 독일 3개, 프랑스 5개 업소와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도매업소수로 부동(不動)의 세계 1위인 것이다. 이는 유통구조개선의 전단계 조치로 90년도에 자본금 5억, 창고 90평의 시설기준이었던 제도 를 규제완화조치에 따라 창고면적 제한을 없앤 것이 근본적 원인인 것이다. 복지부에서는 도매선진화의 명목으로 KGSP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이는 의약품 보관에 필요한 기초적인 온도·습도·냉장 등의 실제로써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매의 난립을 방지하고 경쟁력 있는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설, 면적의 규제가 첩경임에도 형식에 치우친 GSP제도 행정은 도매의 난립시대를 가져옴으로써 의료개방을 목전(目前)에 둔 국제화 시기 의약품 유통업이 존재 가능할 것인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신임 안정청 국장의 약품행정발전기획단의 구상은 신선한 바람인 것이다. 행정상의 규제개혁이나 제도개선에서 탈피, 21세기 약업 환경에 필요한 법령과 제도를 개선 시행한다는 것이다. 약업계 전반의 규제와 제도를 발전적으로 재검토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02-09-02 09:11
[기자석] 약국 미래는 우리가 제시?

의약분업 직후 약사들의 불안한 마음에 편승해 한동안 △△△모임, □□□연합, △□○ 동호회라는 명칭을 내걸고 약사들을 회원으로 모집하는 모임이 우후죽순식으로 나타났었다. 이들 중에는 사업계획서를 명확히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해 약사들에게 변화하는 약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모임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그럴듯한 말과 글로 자기 단체를 포장하고 언론플레이 등을 통해 확대 가공하여 회원들을 대거 모집한 후 유명무실하게 운영을 하고 있는 모임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이들 중 현재까지 약국시장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업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고 대다수는 간판만 걸어놓은 실정이다. 또 업체들의 과대포장된 사업계획에 현혹해 자금을 투자하고 참여한 약사들이 금전적·정신적인 손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분업시행의 혼란기를 거치며 한동안 잠잠했던 개국가에 또다시 △△△ 모임 등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겉만 번지르한 것에 현혹돼 피해를 보는 약사들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업체 관계자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분업 초창기에 입었던 피해를 또다시 입지 않기 위해서는 '자본금 ○○억 투자' '미래약국상 제시' '약업계 전문가 대거참여' 등의 거창한 문구를 내걸고 회원들을 모집하는 업체들은 일단은 의심을 해보는 지혜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

김용주 2002-09-02 09:01
[] 약국의 기능변화에 따른 구조의 변화

아침에 출근하다 보면 늘 지나치는 약국이 있다. 8시 전에 약국을 여는지 8시에 늘 문이 열려 있고 약사는 편안한 자세로 신문을 읽고 있다. 그런데 그 약국은 바깥에서 보기에 어두컴컴하다. 신문을 읽을수 있을까 염려될 정도이다. 가게의 조명은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 영향은 매상을 30%나 좌우한다는 것을 어느 글에서인가 보았던 기억이 있다. 세븐 일레븐 같은 외국계통의 체인점을 보면 조명이 유난히 밝고 손님이 드문 한밤중에도 不夜城(불야성)같이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은 오랜 경험을 통한 그들의 노하우일 것이다. 한국의 약국들은 그 외관에서부터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한때는 4평 반을 최소의 넓이로 법으로 정할 만큼 약국의 크기가 강조되었던 적이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4평 반도 채우기가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4평 반' 시대는 지났으며 약국도 내부시설을 잘하고 크기도 어떤 것은 100평은 되지 않을까 싶은 약국들도 많이 생겨났다. 약국내부에는 환자가 와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나 공간, 심지어는 기다리는 동안에 간단한 읽을 거리를 갖추고 있는 곳도 있다. 약국의 이런 변신은 장기적으로는 국민소득의 증가로 상점에서도 좀더 편안하고 즐거움을 주는 인테리어가 요청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과 단기적으로는 의약분업의 실시와 함께 약국의 기능(function) 자체가 약을 파는 것 위주에서 조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원인도 있을 것이다. 약국이 외부적인, 또는 디자인 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이유는 약업신문이 연례행사로 치르고 있는 `약국레이아웃 콘테스트'였다고 자부한다. 이 행사는 1974년 약업신문이 창간 20주년을 기념하여 시작한 행사이며 올해로 28년이 된다. 이 행사는 매년 도단위 또는 직할시나 광역시를 단위로 그동안 전국을 두바퀴쯤 돌았고 올해는 경기도의 남부지방에 속한 12개의 시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 도시는 대부분 30년전 이 콘테스트를 시작할 무렵에는 있지도 않은 신흥도시로, 현재는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들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출퇴근을 하고 있어 소위 bed room community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곳의 약국들이 어떻게 단장되고 특히 의약분업의 기능을 수행하는 약국으로서 어떤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는 약국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전국의 개국약사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아울러 이 행사를 오랫동안 변함없는 애정을 가지고 후원하고 있는 유한양행에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2002-08-29 09:12
[시론] 기다리는 餘裕

백문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상무〉 요즘 세상은 참 빠르게 돌아간다. 모든 것이 속도전이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뒤쳐지고 낙오자가 되는 세상이다. 이러한 주위환경에 적응이라도 하듯 우리는 매사에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할 때나, 업무를 처리할 때나 대인관계에서 신속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대단히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너무 서두르다 보면 실수가 있게 되고 일을 그르치기 쉽다.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를 보다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매사를 처리하는 데는 그 일을 하기에 적합한 때가 있는 법이다. 공자께서는 모든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때(時中)'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셨다. 그래서 공자를 `때의 성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때를 잘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자세가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대처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기다린다'는 것은 매우 소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기다리는 데에는 참는 것 즉 인내가 필요하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기다리는 방법을 전환하면 `기다린다'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쉽고 적극적인 문제해결 방법이며 우리의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아이들과 관련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중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엄마가 딸이 숨겨둔 못나온 성적표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 보통 어떻게 하는가? 아마 많은 엄마들이 화부터 내고 나무라고 또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지기부터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과는 무엇이겠는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보다는 오히려 딸아이와의 관계만 멀어지고 보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 기다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고 전후사정을 다 알아본 다음에 화를 내든지 나무라든지 해도 늦지 않다. 화나는 것을 참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참는다고 생각하지 말자. 전후사정을 다 알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를 내든지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화낼 일이 없어질 것이다. 오히려 엄마는 딸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으며 딸도 스스로 마음가짐을 다시 할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그러나 기다린다고 해서 마냥 기다려서는 안된다. 잘 살펴보고 듣고 물어보면서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은 엄마와 딸과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상생활의 업무관계나 대인관계에서도 대단히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성급하게 결정을 하거나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화를 내고 나면 많은 경우 일을 그르치거나 후회를 하게 된다. 상황을 잘 살려보면서 듣고, 물어보면서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갖도록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보자. 그러면 우리는 기다린다는 것이 일상의 문제해결에 적극적이고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속도경쟁의 시대라 하더라도 기다릴 줄 아는 여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이 말했던가. “오늘 결정한 일을 바로 결행하지 말라. 내일이면 보다 나은 방법이 생각날지 모른다.” 기다리는 여유, 이것이 우리 일상의 삶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해 주지 않을까?　

2002-08-23 14:58
[시론] CEO 장관을 기대하며……

권창호 대부분의 의료보험 선진국에서는 담당장관이 비교적 장수하면서 복지행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지만 혼란스러운 우리의 의료환경을 반영하듯 문민정부에서 8번,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서 7번째로 새로운 장관이 취임하였다. 따라서 우리가 처해있는 독특한 의료환경과 장관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약분업을 효율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으로부터 법으로 정한 것 이외의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유통개혁이 선행되어야 하였으나 분업 시행 이전의 의료보험제도 하에서 의·약사 모두 낮은 의료수가 및 조제수가를 투명하지 못한 보험약가를 통하여 보상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를 서둘러 시행하지 못하다 시행 1년전에야 실거래가 상한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였지만 처방 의약품의 왜곡화와 같은 부작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채 완전의약분업을 실시하였다. 중·소규모 제약회사의 합병 또는 자연도태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우수의약품관리기준(GMP)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제약회사들의 막대한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의 안정성과 약효 동등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 미흡하여 대체의약품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고 구조조정을 유도하지 못한 채 GMP시설을 갖춘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의 의약품 과잉생산으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의약품거래의 투명성을 저해시켰다. 복지부는 의약분업 실시에 맞추어 약국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조제 및 투약지도와 약력관리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GPP 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제약회사나 도매상과는 달리 많은 약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서둘러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우리 모두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바람직한 장관의 역할에 대하여 논의해 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완전의약분업을 실시한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을 계도하는 민중운동가로서의 역할보다는 의료보험제도가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질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내제약산업과 병·의원, 약국 등의 정상적인 발전을 통하여 보험재정의 건전화를 구축할 수 있는 CEO의 역할이 보다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 특히 제약회사와 의·약사 등의 전문가들을 이권 집단으로 규정하여 관계부처와 국회, 언론, 사회단체(NGO)들의 협조를 얻어 감시와 규제를 하는 negative 전략은 그 취지와는 달리 의료체계 왜곡화 등 현실적으로 대처하기가 더욱 힘든 부작용을 양산시켜 혼란스러운 상황만 재현시킬 수 있으므로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효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첫째 고가의 original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생산에 국내회사 뿐만 아니라 다국적 회사도 참여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둘째 전문가 집단인 의·약사를 직접 보험재정 절감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경제적인 처방 및 조제로 절감된 부분에서 발생된 이득의 일부분을 보상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문가 집단이 의료시스템의 건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positive 전략을 과감히 도입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또 국회와 언론, NGO들로부터는 의·약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겸허하게 받는 등 기업의 CEO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의료시스템의 정상적인 발전과 건전한 보험재정을 이루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02-08-21 10:38
[]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약사회

`吳越同舟(오월동주)'라는 말은 흔히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때 지독한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딴 생각을 한다'는 말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면 원수지간이라도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돕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즈음의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를 보면서 떠오르는 말이 `오월동주'이다. 약사회가 지금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대한 국면을 맞고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의약분업이 실패한 제도로서 대대적인 수술이 가해질런지 또는 현재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일부 불합리한 것만 손질이 될런지 누구도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사회는 약사를 대변하는 한 단체로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약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일례를 들면 서울시지부가 성분명처방을 주장, 의원입법을 추진하여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뜻을 밝히고 있으나 대한약사회는 못마땅하다는 듯 얼굴만 찡그리고 있다. 성분명처방을 원하는 약사들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본란에서 전에도 지적한 바와 같이 성분명처방은 실제로 문제가 많다. 우선 의사와 약사 모두에게 쓸데없는 불편을 준다. 의료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성분명을 강요하고 또 약사에게는 조제시에 많은 제네릭(일반명품)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부담을 준다. 또 의약품비를 절감하자고 이런 제도를 하는 것이니까 많은 제네릭중에 약사는 제일 싼 것 만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의무가 부여된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는 약사가 보험적자에 기여하는 직업인들이 되는 것이다. 성분명처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대한 답변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또 미국에서는 성분명처방이 보편화되어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처방을 상품명으로 쓰나 성분명으로 쓰나 상관이 없다. 단지 약사는 조제시에 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쓴대로 조제하시오”(dispense as written)라고 처방이 되어있을 경우에는 상품명 약을 주어야 한다. 이때에도 환자의 보험회사가 제네릭에 대한 약값밖에는 줄 수 없다고 하면 환자는 차액을 자기가 부담하지 않는 한 제네릭을 가져가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필자가 30년동안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는 약사로부터 실제로 알고 있고 경험한 사실을 들은 것이다. 문제는 대체조제를 허용하는 것이고 이것을 어떻게, 어떤 방법과 형태로 허용하느냐는 것이 핵심이며 이를 위해서는 약사회가 하나가 되어서 문제와 그 해결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모진 풍랑을 맞은 이 시점에서 아무리 오, 월 같은 원수라도 왼손과 오른손을 맞잡고 공동전선을 펴야할 때이지 제각각 따로 놀 때가 아니다.

2002-08-21 10:21
[기자석] 의협의 무모한 투쟁전략

의사협회가 20일 강북구의사회의 집회를 시작으로 서울 6개 권역과 전국 5개 권역을 구분한 릴레이식 '의약분업 철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나섰다. 이어 오는 10월에는 개원의 뿐만 아니라 교수와 병원의, 전공의가 함께 참여하는 전국결의대회를 가지기로 해 또 한번의 '의료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그러나 의협의 이번 분업투쟁은 명분과 지도력의 부재를 감안하지 못한 무리한 전략임에 틀림없다. 우선 분업철폐투쟁 지속결정이 김성호장관과 신상진회장이 지난 6일 만나 정부가 소화기관용 약 고시를 철회하는 대신 의협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키로 합의한지 11일만에 내려졌다는 것. 즉 정부의 양보로 인해 가까스로 만들어진 화해분위기를 무산시킨 채 대안과 명분없는 분업철폐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4·17파업 무산이후 한없이 추락한 신회장의 위상을 볼 때 과연 각 시도의사회와 의대교수, 전공의들이 이번 대회에 적극 참여할는지도 미지수다. 실제 이번 집회결정과정에서도 상당수 서울 구의사회장과 각 시도의사회장들이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의협의 이번 집회결정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분업제도 공약을 들고나올 정당과 후보자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명분과 지도력이라는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수'에 불과한 것이다.

감성균 2002-08-21 10:15
[기자석] 반품 놓고 임원·회원 편가르기

일부 제약·도매업체가 재고약 반품 수용을 놓고 임원약국과 일반약국간에 차별을 두고 있어 약사사회를 불신의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개국가는 일부 제약·도매업체가 약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약국에는 재고약 반품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반면, 동네약국에는 재고약 반품에 대해서는 비협조하는 등 차별화된 반품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약사회 임원이 운영하는 약국의 반품에 비협조할 경우에는 영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동네약국 등 일반회원들에게는 반품에 비협조한다고 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일부 제약·도매업체가 이처럼 반품 수용을 놓고 임원과 일반회원간에 차별적인 영업 활동을 함에 따라 약사사회는 불신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제약·도매의 차별적인 영업정책으로 손해를 보는 일선약국들은 임원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이익만을 챙기고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는 것. 의약분업이후 약사사회는 임원들과 회원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이 팽배해 있다. 이같은 불신에는 일부 임원들이 회원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 것도 한 요인이지만 재고약 반품처럼 일부 제약·도매업체가 차별적인 영업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무시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보면 임원약국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영업에는 이익을 가져 올 것으로 보이지만 약사회 조직 임원 구성이 주기적으로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약국과 일반약국을 편가르는 영업정책은 그만두어야 한다.

김용주 2002-08-16 16:37
[시론] 시간관념

김예자〈서울시의회 의원·약사〉 우리 사회에서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흔히 둘러대는 말이 있다. 바로 “길이 막혀서” 인데 이 한 마디로 시간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면죄부라도 받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착각을 하고 있다. 허구헌 날 “길이 막혀서”라고 변명하는 사람만 있다면 온 세상은 벌써 뒤죽박죽이 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실 그런 사람이 시간을 지키려는 사람보다는 소수이지만, 우리 약사 집단의 시간관념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도 우리나라는 시간을 지키는 일에 그리 엄격한 편이 아닌 것 같고, 또 시간 관념이 없는 사람에게 관대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차가 막혀서” 라고 습관처럼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 그저 모두가 이해하고 별탈 없이 넘어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한 마디의 변명이 얼마나 자신의 인격을 모독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우리는 잘 안다. 나는 약속을 지키는 일과 시간을 지키는 일에 있어 나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도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그래서 번번이 시간을 안 지키는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상대하지 못한다. 까다로운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는 한이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지 못하겠다. 그러다 보니 형제나 친구들, 평소 친분있게 지내는 지인 등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비교적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몇몇 친구들은 이름을 드러내놓고 세상에 자랑하고 싶을 만큼 몇십년을 교류하며 내게 변함 없는 신뢰를 심어준 사람들이다. 지난 몇년 동안은 공인으로서의 사회생활을 모두 접고 특별한 일 없이 한가롭게 지냈다. 긴장감 없이 편히 지냈지만 평생동안 신념으로 지켜온 시간에 대한 의식은 이미 생활습관으로 체질화되었기에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올 3월에 예기치 않게 시의원으로 선출되면서 다시 공인으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시의원이란 자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명실상부한 자리이기에 시의원이 된 이상은 공인으로서의 행동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저 한 명의 약사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했고 새로운 환경에 대해 심기일전해야 한다는 각오와 함께 그에 수반되는 스트레스로 무척 바쁘고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그래도 지나놓고 보니 역할에 대한 내면의 긴장감과 초조함에 비해 첫번째 회기일정을 순조로이 마친 듯 하다. 의원총회, 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거, 서울시장 리셉션, 서울시청 업무보고,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 의정회장 리셉션, 전문의원 상견례 등등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던 11일간에 걸친 회기를 마치면서 내가 막중한 의무를 맡게 되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회기를 끝내면서 무엇보다도 다행스러웠던 일은 의원임명과 동시에 준비해야 했던 30가지가 넘는 서류를 제출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그이후 주어진 어떠한 임무도 지체없이 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 많은 회의를 참석하면서 한번도 “길이 막혀서”라는 쑥스러운 변명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 앞으로 주어진 4년의 임기동안 대과없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라면서 나 자신에게 당부하는 첫번째 사항은 물론 “시간을 정확히 지키자”는 것이다.

2002-08-16 16:19
[기자석] BT 정보센터 설립의 중요성

바이오산업은 기술 사이클이 가장 빨리 돌아가는 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인간게놈연구(HGP)의 조기 완성이후, BT기술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포스트게놈시대의 시장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습득과 분석, 예측이 키포인트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부족해 기업들이 신제품개발 또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때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즉 바이오산업을 위한 전문정보센터가 부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 기업이 신제품개발이나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때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몇몇 특정분야나 제품을 제외하고는 국내외의 시장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외국바이오기업들은 아시아지역의 임상DB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 임상데이터의 상업적 가치를 하루빨리 확보하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정보센터가 설립돼 국내외 바이오시장, 임상자료 등 생명과학산업 관련 전문정보를 상시 제공할 수 있다면 이같은 어려움들을 해결하고 세계시장에 보다 가깝게 접근하기 위한 포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 산자부가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통합정보망 시범운영에 나섰고 전경련은 정보센터설립을 주요 골자로 하는 10대발전방을 제시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본다.

감성균 2002-08-15 09:51
[기자석] 재고약 반품 재논의 필요

일선 개국가는 물론 약사회 자체가 재고약 반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국가는 수량파악과 제약사와 도매상의 비협조로 어정쩡한 상태고 약사회는 약국이 분회로 반품 물량을 들고 올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약사회관에 의약품을 쌓아놓을 경우 분실, 파손 우려가 있고 일단 약사회로 넘어 오면 반품에 대한 책임소재까지 넘겨받는 양상이어서 난처해하고 있다. 각급 약사회에서는 비협조 제약·도매상 명단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도매상 명단이 올라 있는가 하면 중앙회의 반품 대책에 대해 원망하는 글도 눈에 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러한 행동은 반품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지금은 약사회, 제약협회, 도매협회는 회원들의 정서를 반영한 반품 대책에 대해 다시 구체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다. 총론적으로 반품 합의만 해 놓은 상태에서 더 이상의 재고약 반품은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세부적인 반품대책과 반품 이후 대금 정산문제까지 자세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3자간 모임이 시급한 실정이다. 재고약 반품에 대해 제약·도매는 영업사원에게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반품 협조에 나서야 하고 약국도 일부 손실을 감수하는 합의점이 요구된다.

유성호 2002-08-1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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