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신약개발’…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 5월부터 국내 신약개발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았다.
현재는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세부방안에 대한 ‘정부-제약-출연연-대학’ 간의 논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3개월간의 논쟁은 이렇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혁신적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가?’, ‘국내 제약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놓고 신약개발 각 주체들 간의 의견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일 뿐, 당시 논쟁의 배경에는 한ㆍ미 FTA 후속조치 ‘특수’를 노리고 최대한 정부 자금을 타내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
실제 이번 ‘한ㆍ미 FTA 후속조치’에 의한 정부 자금지원 규모는 87년 물질특허 도입 이후 최대 규모로, 보건복지부만 하더라도 향후 10년간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막대한 자금 유입은 국내 신약개발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각 이해당사자들 간의 ‘밥그릇싸움’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제약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부분은 현실로 나타났고 그래서 정부 지원자금을 놓고 제약사,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번 논쟁은 국내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논쟁에 의해 도출된 결론을 받아들이고 추진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
특히 신약개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번 논쟁의 결과물들을 잘 다듬어 추진하는 과정이 절실히 요구된다. 결국 모든 책임은 최종적으로 제약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앞으로의 3년이 국산 신약개발과 제약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며, 이 기간 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복지부 관계자의 말이 예전과 다르게 들린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이 진짜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손정우
2007-08-11 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