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제약산업이 넘어야 할 '산'
제약산업은 장기투자와 엄격한 규제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위험·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간 국내 제약산업은 영세한 기업규모, 과다경쟁 등으로 업체수는 많고, 평균 생산액은 적은 영세한 산업구조 속에서, 주로 제네릭의약품 생산과 라이센스인(license-in) 판매에 치중해 왔다. 위험은 적지만, 수익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 제약산업은 세계시장을 향한 도전을 계속해왔다. 1987년 물질특허 제도를 도입한 이래, 1999년 선플라주(SK제약)를 시작으로 2003년에 팩티브(LG생명과학)가 미국 FDA 허가를 받는 등 순수 국산신약개발도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에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순수 국산신약은 16종에 달한다.
영세한 산업구조 속에서도 제약산업 강국을 향한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 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영향으로, 제약산업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품목허가-특허연계, 자료보호 등에 따라 앞으로 제약산업의 경영환경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은 자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FTA타결에 따른 보완대책으로 「제약산업 경쟁력강화방안」을 마련하였는데, 제약산업 인프라 선진화를 위한 제도혁신, 신약개발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R&D지원 확대, 제약산업 해외진출 지원 등 3가지 전략을 10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내 제약산업을 선진화하고, 체질을 강화해 갈 계획이다.
제약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제도를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고, 국내기업의 강점분야인 개량신약 등 R&D를 집중 투자함으로써, 우리기업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개선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제네릭 제약기업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이오의약품과 혁신신약에 대한 지원을 배가하여, 약 10년 후에는 글로벌신약도 여러 개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한미FTA가 하나의 산이라면 국내 제약산업은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있다. 한미FTA체결에 따른 상황변화 이외에도 약제비적정화 방안, 생물학적동등성 재평가, GMP 기준 선진화등 제약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허약한 체질로 산 하나를 겨우 넘기 보다는, 산 여러개도 거뜬히 넘을 수 있도록 체질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와 같은 다양한 환경변화 속에서 제약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약산업의 체질강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신약개발을 위한 효율적인 R&D지원, 임상연구기반 구축과 GMP 기준 선진화 추진, 해외 진출을 위한 해외임상시험 지원, 해외마케팅 및 정보 지원 등 제약산업계의 어려움 극복을 위한 동반자로서 제약업계와 함께 우리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갈 것이다.
2007-09-11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