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희망의 새해엔 샴페인 한 잔 어떠하신지?
루이 15세와 그의 연인 폼파두르 후작부인, 나폴레옹과 그 왕비 죠세핀, 육체파 여배우 마르린 먼로, 공산주의 대부 칼 마르크스, 경제학의 대가 케인즈 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명 인사들이 샴페인(Champagne)을 예찬하여왔다.
윈스턴 처칠은 샴페인을 너무 좋아하여 "In victory we deserve it, in defeat we need it!" 하며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언제나 샴페인으로 마음과 감정을 다스렸다. 영화 007에서 제임스본드는 미인들과 작업을 시도할 때 꼭 샴페인을 함께 마신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축하할 때나, 기념할 때나, 이벤트에 등장하곤 한다. 샴페인은 그만큼 위대한 와인이다. 와인 중에 최고의 와인이라 할만하다.
샴페인은 프랑스 빠리에서 동북쪽으로 150km 떨어진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만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이와 유사한 와인이 프랑스 여러 곳에서 만들어 지지만 이들은 끄레망(Cremant) 또는 무써(Mousseux)라고 하지 샴페인(샹빠인)이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외 독일에서는 Sekt, 이태리는 Spumante, 스페인에서는 Cava, 그리고 미국이나 호주 칠레 등지에서는 Sparkling wine이라 한다.
이처럼 멋지고 훌륭한 샴페인이 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유래를 보면 이 또한 인생과 닮은 점이 많아 흥미롭기만 하다.
원래 샴페인의 탄생 배경은 1600년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천대꾸러기 저급 레드와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샹파뉴 지역은 부르고뉴(Bourgogne)지방에 인접하므로 레드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은 삐노누와(Pinot Noir)이다.
이것으로 만든 이 지방 레드와인은 가을에 일찍 수확하여 양조되고 숙성을 거쳐 병입 된 다음 지하저장고에 보관되었다가 이듬해 봄이 오면 그동안 병속에서 조금씩 2차 발효가 진행되며 탄산가스가 축적되어 코르크 마개를 딸 때 피직 피직(fizzy) 소리와 함께 기포가 솟아나와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이 술을 몹쓸 술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영국 사람들은 이 와인을 재미있다하며 싼 값에 구입해 마시곤 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영국인들은 계속 이 술을 더 재미있는 발포성 와인으로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던 중 영국의 고압 강화유리 세공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프랑스의 발포성 와인 샴페인은 290년 전인 1718년 돔 뻬리뇽(Dom Perignon) 같은 와인 마스터에 의해 개발되었고 그때부터 프랑스 샴페인은 삐노누와(Pinot Noir), 삐노뭐니에(Pinot Meunier), 샤르돈네(Chardonnay) 등 포도 품종으로 독특한 방법에 따라 만들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샴페인 한 병에는 놀랍게도 약2억5천만 개의 미세한 기포가 함유되어 있다. 이들은 샴페인이 글라스로 옮겨지면 '프렌치 캉캉'이나 멋진 카니발을 연출하듯 아름다운 기포가 춤추며 분출되는 형상은 그야말로 <예술이요 과학>이다.
그리고 이를 즐길 때면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워지고, 선량해진다.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거칠지 않고 웬만해서는 잘 싸우지 않는다. 샴페인을 마시면 모두가 유쾌해 진다. 희망의 새해에는 샴페인 한두 잔을 즐기며 우리들 스스로의 품격을 '업그래이드' 시켜보면 어떠하신지? 하고 제안해 본다.
2008-01-02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