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간, 사회, 자연
요즘 언론이나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소식에는 안타까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우발적 범죄나 유명 연예인의 자살, 성급한 추측과 잘못 전달된 지식으로 진실의 실체를 파악하게 어렵게 하는 일이 과거보다 많아 진 것 같다.
이러한, 기사를 접하게 되면 왜 현대사회는 점점 더 사회병리(社會病理) 현상이 심화되고 다양화될까? 과연, 사회병리(社會病理)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병리현상의 원인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선 사회적 용어가 아닌 의약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용어로서 해부(解剖), 생리(生理), 병리(病理), 약리(藥理)에 대한 학문적 정의를 살펴보자. 각각의 정의를 보면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체의 구조(Structure)를 연구하는 것을 해부학(解剖學)이라 하고, 그 기능(Function)을 조사하는 학문을 생리학(生理學)이라 한다. 이에 반해 병리학(病理學)란 정상적인 범위, 즉 생리적 범위를 벗어난 경우를 일컫는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병리적 현상을 치료하는 방법 중 의약품을 사용하여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약리학(藥理學, pharmacology)인 것이다.
이제, 사회적 용어의 관점에서 사회병리(社會病理)를 이해해 보자. 사회병리(社會病理)란 개인이나 집단 또는 지역사회나 전체사회의 사회문화적 이상(異常) 현상을 말한다. 궁극적으로 생체에 적용되는 것과 같이 개인 집단 지역사회 또는 전체사회 문화에 있어 구조적(Structure) 또는 기능(Function)적 장해가 있는 상태로 표현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라는 것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생명체로서 이해해야 하고, 사회 구성원간의 구조적 문제나 기능적 장애가 있다면 우리사회가 병리상태에 있다고 이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병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찾아오게 되고, 때로는 병을 발견하거나 치료하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할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현재의 기술로 치유할 수 없는 질환이 있을 수도 있고, 의약품을 잘 못 사용하거나 사용된 의약품에 의해 부작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이 우리사회가 모습과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집단 이기주의, 지역주의와, 빈부의 격차, 잘 들어 나지는 않지만 인종과 종교, 남녀 차별로 인한 사회적 문제 등이 아직까지 상존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우리 사회의 존립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의 건전성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우리 사회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인간과 사회의 생활공간인 자연환경도 예전과 다른 현상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을 자연병리라 불려야 할지 모르겠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계절을 맞고 있다. 3월 함박눈과 폭설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 사회와 자연 모두가 구조나 기능적 장애로 예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병리적 현상을 겪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돌이켜 보면서 정말로 병들게 만드는 것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해 볼 필요가 있다.
2010-04-06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