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약국 개설 기준적용 '일관성 없다'
담합양산 우려 법원판결 줄이어
입력 2006.08.29 15:52 수정 2006.08.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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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약국에 대한 기준이 세부적이지 못한데다 일관성이 없이 적용되고 있어 담합약국 양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약국개설등록허가가 각 지자체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동일한 사례를 두고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와 계속해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실제 이같은 우려를 반영, 최근 잇따라 담합 가능성이 높은 약국 입지가 법원에 의해 개설 가능 판결을 받고 있어 약국가가 술렁이고 있다.

더구나 최근 경기 성남시 모 약국에 대한 수원지방법원의 판결로 인해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 등에서 임원을 맡고 있던 약사출신 변호사가 공직사퇴까지 하게 되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등 담합약국에 대한 철저한 기준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과거 의료기관 입지변경 약국 개설 가능

A약사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소재 건물에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했으나 이 곳은 예전 의료기관이 있던 자리라는 이유로 약사법 제16조5항 제3호 에 해당돼 지자체로부터 개설등록이 거부됐다.

이에 A약사가 성남시약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결국 개설 가능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은 의료기관으로 사용하였던 점포라도 의료기관이 이전한 상태에서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약사법 제16조 제5항 제3호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 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약국개설등록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는 이미 지난 2001년 복지부로부터 담합 사례로 적발돼 폐업한 이후 2003년에는 약국개설등록거부판결이 이미 내려진 바 있을 정도로 지역 약국가에서 논란이 되어 온 곳.

3년사이에 법원의 판결이 뒤바뀐 것이다.

해당 약사회인 성남시약은 성남시를 내세워 항소를 고려할 계획이다.

△층 약국 개설허가도 제각각

B약사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모 건물 3층에 약국을 개설하기를 원했으나, 고양시는 '이 사건의 약국예정지가 다른 용도로 이용되긴 했으나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던 시설의 일부였기 때문에 개설등록신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 건물 3층에는 이미 3곳의 의료기관과 함께 1곳의 약국이 개설돼 있었다.

이에 의정부 지방법원은 의료기관과 약국이 담합할 가능성이 없다며 새롭게 3층에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B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지자체 해석 제각각…갈등 유발

위의 두 사례와 같이 과거에 의료기관으로 사용됐던 자리를 변경해 약국을 개설하는 사례는 분업 이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담합 여부를 둘러싸고 약국 개설을 원하는 약사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약사회 간의 마찰의 온상이 되어온 것이다.

하지만 지역 지자체의 해석에 따라 동일한 문제를 두고도 상이한 판단이 내려지고 있어 약국간 마찰은 물론 의약분업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 A약사가 문제가 된 성남지역의 경우에도 지자체의 일관성 없는 행정이 결국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의 변론을 맡은 박정일 변호사는 "성남시의 경우 이미 이전에 의료기관을 변경해 약국이 개설된 사례가 여러차례 있었다"며 "굳이 그 입지에 한해 개설등록이 거부된 것은 담합이라는 조항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성남시는 지역 약사회가 담합의지를 강하게 내보이는 입지는 개설등록을 거부했지만, 약사회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는 개설등록을 해준 것이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층 약국개설 거부 사례 역시 마찬가지로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시는 새 약국 예정지가 이전 의료기관이었기 때문에 개설이 안됐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건물 3층에는 이미 3개소의 의료기관과 1개소의 약국이 개설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새롭게 개설을 원하는 약국은 기존 약국보다 의료기관과의 거리가 멀리 위치해 있었다.

이미 개설된 약국은 의료기관들의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개설허가가 내려졌고, 새롭게 개설을 원하는 약국은 단지 예전 의료기관으로 사용됐다고 해서 개설할 수 없다고 지자체는 판단한 것이다.

결국 지자체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법적분쟁이 빚어지고 약국간은 물론 지역 약국가에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소송맡은 약사출신 변호사 공직사퇴 해프닝

담합약국 개설여부를 둘러싼 약사사회의 갈등은 해당 사건을 맡은 변호사에게까지 책임이 지워져 행정기관의 일관성 없는 담합기준 적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사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일변호사는 최근 수원지법판결이 내려진 A약사의 변론을 맡았다는 이유로 성남시약과 갈등을 빚었다.

성남시약은 약사출신 변호사가 담합을 조장할 수 있는 사건을 변론해 승소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박 변호사는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대약과 서울시약, 경기도약 등에서 맡고 있던 직책에서 물러났다.

△일관된 기준 마련 절실…담합퇴출운동 필요

이처럼 담합약국개설여부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일관되고 세부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못해 지자체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의약분업 시행이 5년여를 넘어서며 많은 변화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1년 약사법 개정과 함께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금지대책이 발표된 이후 담합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국개설과 관련한 지자체의 일관성이 없다"며 "동일한 사례를 두고도 서울지역의 경우 개설허가가 자유로운 반면 지방의 경우 개설허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은 지역 특성상 약사사회가 단결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담합 적발과 사전 예방이 가능하지만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국 개설이 자유로운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애당초 담합의 여지가 있는 약국 개설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기준마련이 요구되는 한편 약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담합퇴출운동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금지를 위한 약국개설등록 조항은 약사법제 16조5항으로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내 또는 구내인 경우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기관과 약국간에 전용의 복도·계단·승강기 또는 구름다리 등의 통로가 설치되어 있거나 이를 설치하는 경우 등에 대해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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