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항체는 치료 기능이 정교해질수록 분자 구조가 복잡해지고 제조·품질관리(CMC) 난도도 높아집니다. 기존 단일항체 공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세포주 개발부터 배양·정제·제형·분석까지 물질 특성에 맞춘 통합적인 개발 전략이 필요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중항체 개발의 핵심 경쟁력으로 물질 맞춤형 CMC 역량을 내세웠다. 6종 이상의 복합항체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백질 사슬의 조립 정확도와 생산성을 높이고, 목표 항체와 특성이 유사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개발 성과를 확보했다. 단계별 공정 최적화와 병렬 개발 전략을 결합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까지의 기간을 기존 13개월에서 9.5개월로 줄이는 개발 모델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태희 항체세포정제 공정개발팀장(상무)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 '이중·다중특이항체 개발의 과제와 전략(Challenges and Strategies in Bi-/Multi-Specific Antibody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실제 공정개발 사례를 공개하고, 이중항체의 구조적 특성에 맞춘 CMC 전략을 소개했다.
이 상무는 “이중항체는 기존 단일항체 공정을 단순히 변형하는 것만으로는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분자 구조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도 달라지는 만큼 물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개발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중항체 생산의 첫 관문은 정확한 사슬 조립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항원이나 표적에 결합하도록 설계한 항체다. 암세포의 여러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거나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연결해 항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T세포 연결 이중항체(T-cell engager, TCE)는 암세포 표면 항원과 T세포의 CD3를 동시에 결합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서로 다른 표적에 동시에 결합하는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단일항체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치료 기전도 설계할 수 있다.
다만 분자 구조가 복잡할수록 제조도 까다롭다. 일반적인 단일항체는 동일한 중쇄 2개와 경쇄 2개로 구성되지만,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단백질 사슬이 정확한 조합으로 결합해야 한다.
사슬이 잘못 결합하면 동일한 중쇄끼리 결합한 동종이량체(homodimer), 절반 항체(half-antibody), 잘못 짝지어진 항체 등 다양한 불순물이 생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조립 과정에서 최대 10종의 잠재적 변형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들 불순물은 목표 항체와 분자량이나 전하 특성이 비슷해 분리·정제하기도 어렵다. 생산량뿐 아니라 정확한 사슬 조립과 불순물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단백질 사슬의 발현 비율을 조절하는 전략을 적용했다. 발현벡터는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다. 회사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발현벡터를 활용하고, 벡터 투입 비율을 2대 1, 1대 1, 1대 2 등으로 조절해 최적의 조립 조건을 탐색했다.
이 상무는 “단백질 생산량만큼 중요한 것이 정확한 사슬 조립”이라며 “초기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생산량과 정확한 사슬 조립 비율을 함께 평가해 최적의 세포주를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 가지 비대칭형 이중항체 사례에서 최적의 벡터 비율은 물질마다 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기 세포집단의 생산량과 이종이량체(heterodimer) 비율을 함께 분석하고, 생산성과 정상 조립 비율이 높은 단일 세포 클론을 선별했다.
이종이량체는 서로 다른 단백질 사슬이 의도한 구조로 결합한 형태다. 이중항체에서는 정확한 사슬 조립이 제품의 구조적 균일성과 품질을 좌우한다.
배양 단계부터 불순물 줄여 정제 순도 98% 이상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배양과 정제 공정에도 물질별 맞춤형 전략을 적용했다.
이중항체는 배양 과정에서 단백질 절단(fragmentation)과 응집(aggregation)이 발생하기 쉽다. 단백질 절단은 항체의 일부가 분리되는 현상이고, 응집은 여러 단백질 분자가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현상이다. 모두 제품의 순도와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배지·첨가제 조합과 배양 온도, pH, 영양분 공급 조건을 최적화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했다. 한 개발 사례에서는 단백질 절단 관련 저분자량 불순물을 약 34%포인트 줄이면서 생산 역가(titer)를 약 20% 높였다. 생산 역가는 배양액 단위 부피당 생산된 항체 단백질의 양이다.
다른 사례에서는 배양 조건을 조절해 고분자량 응집체 비율을 낮추면서 생산량을 유지했다. 배양 단계에서 불순물을 줄여 후속 정제 공정의 부담까지 낮춘 것이다.
정제 공정에서는 항체 구조와 불순물 특성에 따라 분리 기술을 달리 적용했다.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잘못 결합한 동종이량체 제거에, 대칭형 항체는 응집체와 숙주세포 유래 단백질(HCP) 관리에 집중했다.
HCP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사용하는 세포에서 유래한 불순물 단백질이다. 최종 의약품에 잔류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주요 품질관리 항목이다.
실제 비대칭형 Fc 융합단백질 사례에서는 목표물질과 불순물의 전하 특성을 분석하고 크로마토그래피의 결합·세척 조건을 조절했다. 그 결과 크기배제크로마토그래피(SEC) 기준 순도 98% 이상을 달성했다.
다른 사례에서는 목표물질과 동종이량체의 등전점(pI) 차이가 약 0.1에 불과했다. 등전점은 단백질의 순전하가 0이 되는 pH다. 두 물질의 등전점이 비슷하면 전하 차이를 이용한 분리가 어려워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러 친화성 레진을 비교해 동종이량체 제거에 적합한 조건을 선정했다. 이어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로 남은 단백질 절단 불순물을 제거해 최종 순도 97% 이상을 확보했다.
이 상무는 “같은 항체 포맷이라도 주요 불순물의 특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질의 구조와 불순물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정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대칭형 Fc 융합단백질의 HCP 제거에서도 개선 성과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정 중 발생하는 겔화와 침전 문제를 개선하고 완충액·첨가제·레진 조건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2차 정제 후 HCP 농도를 기존 35ppm 미만에서 1ppm 미만으로 낮췄다.
이량항체(Diabody) 정제 사례에서는 초기 응집체 비율이 약 50%에 달했다. 회사는 소수성 상호작용 크로마토그래피(HIC)를 적용해 해당 정제 단계에서 단량체 비율 99.5%를 확보했다. 최종 원료의약품(DS) 순도도 98% 이상을 달성했다.
HIC는 단백질 표면의 소수성 차이를 이용해 목표물질과 불순물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활용해 목표 항체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불순물을 제거했다.
고농도 제형 겔화 해결하고 분석법 개발도 병렬화
정제 공정을 마친 항체도 제형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농도 제형에서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이 증가해 점도가 높아지거나 겔화가 발생하기 쉽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목표 농도 100mg/mL의 항체를 개발하던 중 5℃ 조건에서 겔화 문제를 확인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기존 제형에 포함된 특정 이온과 첨가제가 겔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는 완충액의 pH와 첨가제 조합을 조절해 겔화가 발생하지 않는 제형 조건을 확보했다. 개선된 제형은 냉장·상온 조건과 동결·해동 시험에서도 안정성을 평가했다.
분석 분야에서는 항체 사슬의 조립 상태와 이황화결합 구조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역상 크로마토그래피 기반 질량분석(RP-intact MS)은 항체 전체 분자와 구성 단위의 질량을 측정해 정상 조립체와 비정상 조립체를 구분하는 분석법이다. 비환원 펩타이드 매핑은 단백질을 환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황화결합의 연결 구조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두 분석법을 이중항체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슬 조립 여부와 이황화결합 재배열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분석 결과를 공정 최적화와 중요품질특성(CQA) 관리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분석법을 개발 부서에서 품질관리(QC) 부서로 이전하는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개발 부서가 분석법을 확립한 뒤 QC 부서에 기술을 이전하는 순차적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발 초기부터 두 부서가 분석법의 성능을 함께 평가하는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Method Co-Qualification) 전략을 적용했다.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는 개발 부서와 QC 부서가 시험법의 적합성을 함께 확인하고, 적격성 평가와 기술이전 준비를 병렬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 기술이전 과정의 대기시간을 줄인다.
이 상무는 “개발 초기부터 분석법 개발과 QC 준비를 병렬로 진행하고 두 부서가 함께 분석법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술이전 과정의 위험을 줄이고 복잡한 항체의 개발기간도 최대 3개월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기간 13개월에서 9.5개월로 단축 제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최종 목표는 발현벡터 구축부터 IND 제출까지의 개발기간을 기존 13개월에서 9.5개월로 줄이는 것이다. 기존보다 3.5개월, 약 26.9% 단축한 일정이다.
핵심은 개발 단계별 업무를 병렬로 진행하고 공정개발용 물질을 조기에 공급하는 데 있다.
세포주 개발 과정에서 초기 세포집단 분석과 후속 클론 평가를 병렬로 진행하고, 최종 생산 세포주가 확립되기 전에도 초기 세포집단에서 생산한 물질로 공정개발을 시작한다.
자체 마스터세포은행(MCB) 제조,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 제조 단계 간 일정 연계도 개발기간을 줄이는 주요 전략이다.
이 상무는 현장 질의응답에서 각 개발 단계에서 실제 확보한 일정 단축 사례를 결합해 9.5개월 개발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월부터 해당 모델을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통합 개발 성과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개발 전략은 속도뿐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후보물질별 특성에 맞춰 불순물 발생을 줄이고 공정 간 연계를 강화해 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바탕으로 고난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대칭·비대칭형 이중항체를 비롯해 IgG 유사 항체, IgG-scFv 결합형 항체, 항체 단편 융합단백질, Fc 융합단백질, 삼중특이항체 등 6종 이상의 복합항체 구조에 대한 개발 경험을 확보했다.
서로 다른 항체 구조에 적합한 공정을 설계하는 역량은 복잡한 차세대 항체를 개발하는 고객사에 중요한 요소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확보한 생산성과 품질관리 역량을 후속 임상용 제조와 상업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통합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맞닿아 있다.
이 상무는 “복잡한 항체 개발에는 모든 물질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이 없다”며 “물질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포주 개발부터 배양·정제·제형·분석까지 통합적인 CMC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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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는 치료 기능이 정교해질수록 분자 구조가 복잡해지고 제조·품질관리(CMC) 난도도 높아집니다. 기존 단일항체 공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세포주 개발부터 배양·정제·제형·분석까지 물질 특성에 맞춘 통합적인 개발 전략이 필요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중항체 개발의 핵심 경쟁력으로 물질 맞춤형 CMC 역량을 내세웠다. 6종 이상의 복합항체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백질 사슬의 조립 정확도와 생산성을 높이고, 목표 항체와 특성이 유사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개발 성과를 확보했다. 단계별 공정 최적화와 병렬 개발 전략을 결합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까지의 기간을 기존 13개월에서 9.5개월로 줄이는 개발 모델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태희 항체세포정제 공정개발팀장(상무)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 '이중·다중특이항체 개발의 과제와 전략(Challenges and Strategies in Bi-/Multi-Specific Antibody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실제 공정개발 사례를 공개하고, 이중항체의 구조적 특성에 맞춘 CMC 전략을 소개했다.
이 상무는 “이중항체는 기존 단일항체 공정을 단순히 변형하는 것만으로는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분자 구조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도 달라지는 만큼 물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개발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중항체 생산의 첫 관문은 정확한 사슬 조립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항원이나 표적에 결합하도록 설계한 항체다. 암세포의 여러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거나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연결해 항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T세포 연결 이중항체(T-cell engager, TCE)는 암세포 표면 항원과 T세포의 CD3를 동시에 결합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서로 다른 표적에 동시에 결합하는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단일항체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치료 기전도 설계할 수 있다.
다만 분자 구조가 복잡할수록 제조도 까다롭다. 일반적인 단일항체는 동일한 중쇄 2개와 경쇄 2개로 구성되지만,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단백질 사슬이 정확한 조합으로 결합해야 한다.
사슬이 잘못 결합하면 동일한 중쇄끼리 결합한 동종이량체(homodimer), 절반 항체(half-antibody), 잘못 짝지어진 항체 등 다양한 불순물이 생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조립 과정에서 최대 10종의 잠재적 변형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들 불순물은 목표 항체와 분자량이나 전하 특성이 비슷해 분리·정제하기도 어렵다. 생산량뿐 아니라 정확한 사슬 조립과 불순물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단백질 사슬의 발현 비율을 조절하는 전략을 적용했다. 발현벡터는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다. 회사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발현벡터를 활용하고, 벡터 투입 비율을 2대 1, 1대 1, 1대 2 등으로 조절해 최적의 조립 조건을 탐색했다.
이 상무는 “단백질 생산량만큼 중요한 것이 정확한 사슬 조립”이라며 “초기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생산량과 정확한 사슬 조립 비율을 함께 평가해 최적의 세포주를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 가지 비대칭형 이중항체 사례에서 최적의 벡터 비율은 물질마다 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기 세포집단의 생산량과 이종이량체(heterodimer) 비율을 함께 분석하고, 생산성과 정상 조립 비율이 높은 단일 세포 클론을 선별했다.
이종이량체는 서로 다른 단백질 사슬이 의도한 구조로 결합한 형태다. 이중항체에서는 정확한 사슬 조립이 제품의 구조적 균일성과 품질을 좌우한다.
배양 단계부터 불순물 줄여 정제 순도 98% 이상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배양과 정제 공정에도 물질별 맞춤형 전략을 적용했다.
이중항체는 배양 과정에서 단백질 절단(fragmentation)과 응집(aggregation)이 발생하기 쉽다. 단백질 절단은 항체의 일부가 분리되는 현상이고, 응집은 여러 단백질 분자가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현상이다. 모두 제품의 순도와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배지·첨가제 조합과 배양 온도, pH, 영양분 공급 조건을 최적화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했다. 한 개발 사례에서는 단백질 절단 관련 저분자량 불순물을 약 34%포인트 줄이면서 생산 역가(titer)를 약 20% 높였다. 생산 역가는 배양액 단위 부피당 생산된 항체 단백질의 양이다.
다른 사례에서는 배양 조건을 조절해 고분자량 응집체 비율을 낮추면서 생산량을 유지했다. 배양 단계에서 불순물을 줄여 후속 정제 공정의 부담까지 낮춘 것이다.
정제 공정에서는 항체 구조와 불순물 특성에 따라 분리 기술을 달리 적용했다. 비대칭형 이중항체는 잘못 결합한 동종이량체 제거에, 대칭형 항체는 응집체와 숙주세포 유래 단백질(HCP) 관리에 집중했다.
HCP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사용하는 세포에서 유래한 불순물 단백질이다. 최종 의약품에 잔류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주요 품질관리 항목이다.
실제 비대칭형 Fc 융합단백질 사례에서는 목표물질과 불순물의 전하 특성을 분석하고 크로마토그래피의 결합·세척 조건을 조절했다. 그 결과 크기배제크로마토그래피(SEC) 기준 순도 98% 이상을 달성했다.
다른 사례에서는 목표물질과 동종이량체의 등전점(pI) 차이가 약 0.1에 불과했다. 등전점은 단백질의 순전하가 0이 되는 pH다. 두 물질의 등전점이 비슷하면 전하 차이를 이용한 분리가 어려워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러 친화성 레진을 비교해 동종이량체 제거에 적합한 조건을 선정했다. 이어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로 남은 단백질 절단 불순물을 제거해 최종 순도 97% 이상을 확보했다.
이 상무는 “같은 항체 포맷이라도 주요 불순물의 특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질의 구조와 불순물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정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대칭형 Fc 융합단백질의 HCP 제거에서도 개선 성과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정 중 발생하는 겔화와 침전 문제를 개선하고 완충액·첨가제·레진 조건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2차 정제 후 HCP 농도를 기존 35ppm 미만에서 1ppm 미만으로 낮췄다.
이량항체(Diabody) 정제 사례에서는 초기 응집체 비율이 약 50%에 달했다. 회사는 소수성 상호작용 크로마토그래피(HIC)를 적용해 해당 정제 단계에서 단량체 비율 99.5%를 확보했다. 최종 원료의약품(DS) 순도도 98% 이상을 달성했다.
HIC는 단백질 표면의 소수성 차이를 이용해 목표물질과 불순물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활용해 목표 항체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불순물을 제거했다.
고농도 제형 겔화 해결하고 분석법 개발도 병렬화
정제 공정을 마친 항체도 제형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농도 제형에서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이 증가해 점도가 높아지거나 겔화가 발생하기 쉽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목표 농도 100mg/mL의 항체를 개발하던 중 5℃ 조건에서 겔화 문제를 확인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기존 제형에 포함된 특정 이온과 첨가제가 겔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는 완충액의 pH와 첨가제 조합을 조절해 겔화가 발생하지 않는 제형 조건을 확보했다. 개선된 제형은 냉장·상온 조건과 동결·해동 시험에서도 안정성을 평가했다.
분석 분야에서는 항체 사슬의 조립 상태와 이황화결합 구조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역상 크로마토그래피 기반 질량분석(RP-intact MS)은 항체 전체 분자와 구성 단위의 질량을 측정해 정상 조립체와 비정상 조립체를 구분하는 분석법이다. 비환원 펩타이드 매핑은 단백질을 환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황화결합의 연결 구조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두 분석법을 이중항체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슬 조립 여부와 이황화결합 재배열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분석 결과를 공정 최적화와 중요품질특성(CQA) 관리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분석법을 개발 부서에서 품질관리(QC) 부서로 이전하는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개발 부서가 분석법을 확립한 뒤 QC 부서에 기술을 이전하는 순차적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발 초기부터 두 부서가 분석법의 성능을 함께 평가하는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Method Co-Qualification) 전략을 적용했다.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는 개발 부서와 QC 부서가 시험법의 적합성을 함께 확인하고, 적격성 평가와 기술이전 준비를 병렬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 기술이전 과정의 대기시간을 줄인다.
이 상무는 “개발 초기부터 분석법 개발과 QC 준비를 병렬로 진행하고 두 부서가 함께 분석법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술이전 과정의 위험을 줄이고 복잡한 항체의 개발기간도 최대 3개월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기간 13개월에서 9.5개월로 단축 제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최종 목표는 발현벡터 구축부터 IND 제출까지의 개발기간을 기존 13개월에서 9.5개월로 줄이는 것이다. 기존보다 3.5개월, 약 26.9% 단축한 일정이다.
핵심은 개발 단계별 업무를 병렬로 진행하고 공정개발용 물질을 조기에 공급하는 데 있다.
세포주 개발 과정에서 초기 세포집단 분석과 후속 클론 평가를 병렬로 진행하고, 최종 생산 세포주가 확립되기 전에도 초기 세포집단에서 생산한 물질로 공정개발을 시작한다.
자체 마스터세포은행(MCB) 제조, 분석법 공동 적격성 평가, 제조 단계 간 일정 연계도 개발기간을 줄이는 주요 전략이다.
이 상무는 현장 질의응답에서 각 개발 단계에서 실제 확보한 일정 단축 사례를 결합해 9.5개월 개발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월부터 해당 모델을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통합 개발 성과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개발 전략은 속도뿐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후보물질별 특성에 맞춰 불순물 발생을 줄이고 공정 간 연계를 강화해 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바탕으로 고난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대칭·비대칭형 이중항체를 비롯해 IgG 유사 항체, IgG-scFv 결합형 항체, 항체 단편 융합단백질, Fc 융합단백질, 삼중특이항체 등 6종 이상의 복합항체 구조에 대한 개발 경험을 확보했다.
서로 다른 항체 구조에 적합한 공정을 설계하는 역량은 복잡한 차세대 항체를 개발하는 고객사에 중요한 요소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확보한 생산성과 품질관리 역량을 후속 임상용 제조와 상업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통합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맞닿아 있다.
이 상무는 “복잡한 항체 개발에는 모든 물질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이 없다”며 “물질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포주 개발부터 배양·정제·제형·분석까지 통합적인 CMC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