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 환자라도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할 수 있어, 병기와 림프절 상태만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환자별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조기 유방암은 수술과 보조요법 이후에도 장기간 재발 위험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 단계부터 재발 가능성을 면밀하게 평가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CDK4/6 억제제 키스칼리(리보시클립)의 NATALEE 연구를 통해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뿐 아니라 재발 고위험 특성을 가진 일부 림프절 음성(N0) 환자에서도 추가 보조요법의 임상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 환자 선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정재호 교수는 최근 약업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림프절 전이 여부는 여전히 중요한 예후 인자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재발 위험이 낮은 것은 아니다”라며 “종양 크기와 조직학적 등급, 세포 증식 지수, 유전자 검사 결과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NATALEE 연구는 기존에 추가 치료의 근거가 부족했던 재발 고위험 N0 환자에게도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림프절 전이 없는 N0 환자도 고위험…“같은 병기라도 암의 공격성 달라”
조기 유방암에서 병기는 치료 방향과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같은 병기에 속하더라도 환자마다 암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재발 위험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임상연구에서는 주로 병기를 기준으로 재발 고위험 환자를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병기 외에도 다양한 위험 인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암이 몇 기인지에 관심을 갖고, 림프절 전이 여부나 전이된 림프절의 개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의료진은 이와 함께 Ki-67, 호르몬 수용체 발현 정도, 조직학적 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직학적 등급을 중요한 위험 인자로 꼽았다. 같은 2기 유방암이라도 종양 크기가 2.1cm인 환자와 4.8cm인 환자의 재발 위험은 다를 수 있으며, 종양의 공격성까지 고려하면 치료 전략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료 사례도 소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최근 진료한 환자 중 종양 크기가 약 2.2cm이고 림프절 전이는 없었지만, 조직학적 등급이 높은 환자가 있었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해 온코타입 DX(Oncotype DX) 검사를 시행했고, 검사 결과 50점이라는 높은 위험도가 확인됐다.
정 교수는 “종양 크기가 크지 않고 림프절 전이도 없지만, 실제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공격성이 매우 높은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치료의 강도나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4차례 정도 시행할 항암치료가 6~8차례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유전자발현검사 역시 이러한 위험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표적으로 온코타입 DX와 맘마프린트(MammaPrint)는 각각 21개와 70개 유전자를 분석해 재발 위험 평가에 활용된다.
정 교수는 림프절 전이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우선시하는 접근도 경계했다.
림프절 전이는 암의 침윤성과 연관된 중요한 예후 인자인 만큼 여전히 치료 의사결정에서 고려해야 하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더라도 특정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림프절 전이가 1~3개 있는 N1 환자와 전체 N0 환자를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N1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다”며 “하지만 N0 환자 중 특정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만 선별하면 N1 환자와 예후가 거의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절 상태가 같더라도 암의 생물학적 특성과 공격성은 서로 다를 수 있다”며 “조직학적 등급과 Ki-67, 다중유전자발현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이러한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NATALEE, 고위험 N0까지 치료 근거 확대…3년 치료 이후에도 효과 지속
고위험 N0 환자에 대한 추가 보조요법의 임상적 근거를 확대한 대표적인 연구가 NATALEE다.
NATALEE 연구는 재발 위험이 높은 2~3기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 5101명을 대상으로 키스칼리와 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특히 림프절 양성 환자뿐 아니라 고위험 특성을 가진 일부 N0 환자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했다.
5년 추적 분석에서 키스칼리 병용요법은 전체 환자군의 침습적 무병생존(iDFS)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전체 환자군의 위험비(HR)는 0.716이었으며, 고위험 N0 환자군에서도 HR 0.606으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정 교수는 NATALEE 연구가 처음 설계됐을 당시 폭넓은 환자군을 포함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결과를 통해 고위험 N0 환자에서도 추가 치료의 임상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연구에 고위험 N0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실제 진료에서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더라도 추가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을 것”이라며 “의료진이 치료 필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실제 치료로 연결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ATALEE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추적 결과도 중요하게 평가했다.
NATALEE 연구에서 키스칼리는 전이성 유방암에 사용하는 600mg보다 낮은 400mg 용량으로 최대 3년간 투여하도록 설계됐다. 5년 추적 분석에서는 모든 환자가 키스칼리 치료를 종료한 이후에도 iDFS 개선 양상이 유지됐다.
특히 키스칼리 병용군과 내분비요법 단독군 간 iDFS 절대 차이는 3년 시점 2.7%p에서 5년 시점 4.5%p로 확대됐다.
정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HR+ 유방암의 장기 재발 특성과 맞물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HER2 양성이나 삼중음성 유방암은 재발의 상당수가 진단 후 5년 이내에 발생하지만, HR+ 유방암은 5년 이후에도 재발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환자는 10년, 15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에게 키스칼리의 치료 기간은 3년이지만 효과는 그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며 “NATALEE 연구에서 치료 종료 이후에도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유지되고 두 치료군 간 차이가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수술 후 보조요법의 특성상 개별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했더라도 미세한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보조요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3년간 이어지는 보조요법…복약 순응도와 이상반응 관리 중요
추가 보조요법의 효과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장기간 치료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항암치료와 수년에 걸친 보조요법은 환자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3~6개월간의 항암치료도 결코 쉽지 않지만, 5년이나 10년간 이어지는 치료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며 “장기간 보조요법을 시작할 때는 환자가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스칼리는 3주간 복용한 뒤 1주간 휴약하는 방식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복용 일정에 대한 환자의 이해가 특히 중요하다.
실제 진료에서는 초기 매달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3개월 간격으로 진료하면서 복약 상태를 점검한다. 환자들 역시 달력에 복용 일정을 표시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용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상반응 관리도 장기간 치료 지속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정 교수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과 대처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고, 치료 초기에는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무조건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용량 조절이나 적절한 관리, 필요한 경우 일시적인 휴약을 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초기부터 환자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연령 특성도 장기 재발 관리의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많고, 직장생활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치료 부담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긴 만큼 재발 위험을 장기간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높다는 것이다.
“치료 효과 있어도 비용이 장벽”…급여 접근성 개선 필요
정 교수는 임상적 근거가 확보된 치료를 실제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를 통한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당시 키스칼리의 조기 유방암 추가 보조요법에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를 선택할 때 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 교수는 “환자가 잘못해서 암에 걸린 것도 아닌데,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비용 문제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환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하지만,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완치되는 환자의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면 의료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환자의 삶에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 근거가 지속적으로 축적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NATALEE 연구의 후속 데이터가 확보되고 긍정적인 근거가 축적된다면, 임상적으로 치료 혜택이 기대되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급여 적용 논의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는 개인별 재발 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전장유전체 분석 등의 발전으로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는 같은 HR+ 유방암이라도 종양 자체의 공격성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치료 강도를 낮추고, 종양 크기가 작더라도 공격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정밀한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방암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치료가 이제는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고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치료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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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 환자라도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할 수 있어, 병기와 림프절 상태만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환자별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조기 유방암은 수술과 보조요법 이후에도 장기간 재발 위험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 단계부터 재발 가능성을 면밀하게 평가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CDK4/6 억제제 키스칼리(리보시클립)의 NATALEE 연구를 통해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뿐 아니라 재발 고위험 특성을 가진 일부 림프절 음성(N0) 환자에서도 추가 보조요법의 임상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 환자 선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정재호 교수는 최근 약업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림프절 전이 여부는 여전히 중요한 예후 인자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재발 위험이 낮은 것은 아니다”라며 “종양 크기와 조직학적 등급, 세포 증식 지수, 유전자 검사 결과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NATALEE 연구는 기존에 추가 치료의 근거가 부족했던 재발 고위험 N0 환자에게도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림프절 전이 없는 N0 환자도 고위험…“같은 병기라도 암의 공격성 달라”
조기 유방암에서 병기는 치료 방향과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같은 병기에 속하더라도 환자마다 암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재발 위험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임상연구에서는 주로 병기를 기준으로 재발 고위험 환자를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병기 외에도 다양한 위험 인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암이 몇 기인지에 관심을 갖고, 림프절 전이 여부나 전이된 림프절의 개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의료진은 이와 함께 Ki-67, 호르몬 수용체 발현 정도, 조직학적 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직학적 등급을 중요한 위험 인자로 꼽았다. 같은 2기 유방암이라도 종양 크기가 2.1cm인 환자와 4.8cm인 환자의 재발 위험은 다를 수 있으며, 종양의 공격성까지 고려하면 치료 전략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료 사례도 소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최근 진료한 환자 중 종양 크기가 약 2.2cm이고 림프절 전이는 없었지만, 조직학적 등급이 높은 환자가 있었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해 온코타입 DX(Oncotype DX) 검사를 시행했고, 검사 결과 50점이라는 높은 위험도가 확인됐다.
정 교수는 “종양 크기가 크지 않고 림프절 전이도 없지만, 실제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공격성이 매우 높은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치료의 강도나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4차례 정도 시행할 항암치료가 6~8차례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유전자발현검사 역시 이러한 위험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표적으로 온코타입 DX와 맘마프린트(MammaPrint)는 각각 21개와 70개 유전자를 분석해 재발 위험 평가에 활용된다.
정 교수는 림프절 전이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우선시하는 접근도 경계했다.
림프절 전이는 암의 침윤성과 연관된 중요한 예후 인자인 만큼 여전히 치료 의사결정에서 고려해야 하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더라도 특정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림프절 전이가 1~3개 있는 N1 환자와 전체 N0 환자를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N1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다”며 “하지만 N0 환자 중 특정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만 선별하면 N1 환자와 예후가 거의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절 상태가 같더라도 암의 생물학적 특성과 공격성은 서로 다를 수 있다”며 “조직학적 등급과 Ki-67, 다중유전자발현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이러한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NATALEE, 고위험 N0까지 치료 근거 확대…3년 치료 이후에도 효과 지속
고위험 N0 환자에 대한 추가 보조요법의 임상적 근거를 확대한 대표적인 연구가 NATALEE다.
NATALEE 연구는 재발 위험이 높은 2~3기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 5101명을 대상으로 키스칼리와 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특히 림프절 양성 환자뿐 아니라 고위험 특성을 가진 일부 N0 환자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했다.
5년 추적 분석에서 키스칼리 병용요법은 전체 환자군의 침습적 무병생존(iDFS)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전체 환자군의 위험비(HR)는 0.716이었으며, 고위험 N0 환자군에서도 HR 0.606으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정 교수는 NATALEE 연구가 처음 설계됐을 당시 폭넓은 환자군을 포함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결과를 통해 고위험 N0 환자에서도 추가 치료의 임상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연구에 고위험 N0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실제 진료에서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더라도 추가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을 것”이라며 “의료진이 치료 필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실제 치료로 연결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ATALEE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추적 결과도 중요하게 평가했다.
NATALEE 연구에서 키스칼리는 전이성 유방암에 사용하는 600mg보다 낮은 400mg 용량으로 최대 3년간 투여하도록 설계됐다. 5년 추적 분석에서는 모든 환자가 키스칼리 치료를 종료한 이후에도 iDFS 개선 양상이 유지됐다.
특히 키스칼리 병용군과 내분비요법 단독군 간 iDFS 절대 차이는 3년 시점 2.7%p에서 5년 시점 4.5%p로 확대됐다.
정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HR+ 유방암의 장기 재발 특성과 맞물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HER2 양성이나 삼중음성 유방암은 재발의 상당수가 진단 후 5년 이내에 발생하지만, HR+ 유방암은 5년 이후에도 재발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환자는 10년, 15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에게 키스칼리의 치료 기간은 3년이지만 효과는 그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며 “NATALEE 연구에서 치료 종료 이후에도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유지되고 두 치료군 간 차이가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수술 후 보조요법의 특성상 개별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했더라도 미세한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보조요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3년간 이어지는 보조요법…복약 순응도와 이상반응 관리 중요
추가 보조요법의 효과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장기간 치료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항암치료와 수년에 걸친 보조요법은 환자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3~6개월간의 항암치료도 결코 쉽지 않지만, 5년이나 10년간 이어지는 치료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며 “장기간 보조요법을 시작할 때는 환자가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스칼리는 3주간 복용한 뒤 1주간 휴약하는 방식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복용 일정에 대한 환자의 이해가 특히 중요하다.
실제 진료에서는 초기 매달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3개월 간격으로 진료하면서 복약 상태를 점검한다. 환자들 역시 달력에 복용 일정을 표시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용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상반응 관리도 장기간 치료 지속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정 교수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과 대처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고, 치료 초기에는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무조건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용량 조절이나 적절한 관리, 필요한 경우 일시적인 휴약을 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초기부터 환자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연령 특성도 장기 재발 관리의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많고, 직장생활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치료 부담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긴 만큼 재발 위험을 장기간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높다는 것이다.
“치료 효과 있어도 비용이 장벽”…급여 접근성 개선 필요
정 교수는 임상적 근거가 확보된 치료를 실제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를 통한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당시 키스칼리의 조기 유방암 추가 보조요법에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를 선택할 때 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 교수는 “환자가 잘못해서 암에 걸린 것도 아닌데,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비용 문제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환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하지만,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완치되는 환자의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면 의료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환자의 삶에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 근거가 지속적으로 축적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NATALEE 연구의 후속 데이터가 확보되고 긍정적인 근거가 축적된다면, 임상적으로 치료 혜택이 기대되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급여 적용 논의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는 개인별 재발 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전장유전체 분석 등의 발전으로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는 같은 HR+ 유방암이라도 종양 자체의 공격성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치료 강도를 낮추고, 종양 크기가 작더라도 공격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정밀한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방암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치료가 이제는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고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치료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