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의 중심축을 의료기관의 진료 과정에서 실제 환자의 치료 결과와 성과로 옮긴다. 환자가 직접 자신의 건강상태 변화를 평가하는 환자자기평가(PROMs)를 슬관절치환술부터 도입하고, 향후 평가 결과를 성과기반 지불과 연계해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존 과정·구조지표는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대신 사망률이나 증상 호전율 등 결과지표를 확대한다. 환자경험평가 역시 올해 지역 중소병원까지 대폭 넓히되 병원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 평가·공개 방식을 차등화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일 강원도 원주 본원에서 평가실 전문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적정성 평가 개편 방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영애 평가운영실장과 이연봉 평가관리실장이 참석해 주요 평가 현안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심평원이 추진하는 개편의 핵심은 ‘목표 중심의 핵심지표 평가’다. 평가를 위해 의료기관이 무엇을 갖추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머물지 않고, 실제 환자의 건강 결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이를 위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에 걸쳐 평가지표를 정비했다. 전체 지표 가운데 결과지표와 성과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구조·과정지표를 합친 핵심지표 비중은 2022년 26.0%에서 2025년 55.6%로 높아졌다. 반면 전체 평가지표 수는 같은 기간 25.9% 줄었다.
올해도 결과지표 확대는 이어지고 있다. 간암 적정성 평가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 후 30일 내 사망률’을, 우울증 외래 적정성 평가에는 ‘우울증상 호전율’과 ‘자살시도 및 자해행동 환자비율’을 신설했다.
평가 대상 역시 의료기관 종별과 기능, 질환 특성을 고려해 세분화하고 있다. 고혈압·당뇨병 적정성 평가는 2023년부터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개편했고, 우울증 외래 평가는 올해부터 우울증 초기 관리에 적합한 의원급 중심 평가로 전환했다.
환자가 말하는 ‘치료 결과’ 평가한다…PROMs 첫 도입
결과 중심 평가 전환을 상징하는 변화는 PROMs(Patients-Reported Outcome Measures) 도입이다.
PROMs는 의료진이나 행정자료가 아닌 환자가 치료 후 자신의 건강상태 변화를 직접 평가하는 방식이다. 심평원은 우선 슬관절치환술 적정성 평가에 PROMs를 도입하기로 했다.
슬관절치환술은 수술 이후 통증이 얼마나 줄었는지, 관절 기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치료 결과가 중요한 수술이라는 판단에서다. OECD PaRIS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국 CMS, 영국 NHS, 호주 NSW 등 해외에서도 관련 활용 사례가 축적돼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올해 1차 슬관절치환술 적정성 평가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사용 중인 환자자기평가지표 현황을 파악한다. 이후 표준화된 측정도구를 개발해 2차 평가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관련 연구에서는 슬관절치환술 외에 고관절치환술, 유방암, 우울증 및 불안, 대장암, 폐암 등이 우선 적용 대상 질환으로 제시됐다. 심평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평가도구 개발 연구를 거쳐 구체적인 확대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영애 평가운영실장은 이날 환자경험평가(PREMs)와 PROMs의 차이에 대해 “환자경험평가는 병원에서 진료받는 과정에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적절한 설명을 들었는지, 안전한 시설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측정하는 것”이라며 “환자결과평가는 예를 들어 슬관절치환술 이후 기능 상태나 통증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처럼 환자가 직접 느끼는 건강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ROMs 도입은 평가에 그치지 않고 보상체계와의 연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심평원은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지불제도 개편과 연계해 평가의 중심축을 환자의 건강 성과를 중심으로 한 가치기반 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PROMs와 결과지표를 정교화하고 평가 결과를 성과기반 지불과 연계해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환자경험평가 887곳으로 확대…병원급은 ‘등급’ 대신 영역별 점수
환자 관점의 평가는 환자경험평가 확대를 통해서도 강화된다.
2017년 도입된 환자경험평가는 올해 6차 평가부터 기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뿐 아니라 전문병원 또는 100병상 이상 병원 등 중소병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평가 대상은 887개소다.
다만 처음 평가에 참여하는 병원급에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 동일한 잣대를 곧바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기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현행과 같이 1~5등급으로 결과를 공개하지만, 신규 대상인 병원급은 7개 평가영역별 점수를 산출해 공개한다.
조사 방식도 바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급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화번호 수집 방식 대신 개인식별정보를 활용한 CI 기반 모바일웹 조사를 도입한다. 심평원은 이를 통해 외부 사설기관이 조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결과를 왜곡할 여지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규모와 환자 특성에 따른 보정도 정교화한다. 현재도 환자 선정 과정에서 기관별 연령과 진료분야 등을 반영하고 평가 결과 산출 때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환자 구성 분포를 보정하고 있다. 여기에 2027년 연구를 통해 추가 보정요소를 검토한다.
특히 7차 평가부터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 비교할 수 있는 공통 문항과 병원 특성에 맞춘 별도 문항을 개발하고, 영역별 가중치와 그간 현장에서 지적돼 온 ‘정서적 지지’ 영역 평가지표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환자경험평가는 이미 일부 보상·지정체계와 연계되고 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에서 2024년까지 시범지표로 활용된 뒤 2025년 본지표로 전환돼 1% 가중치가 적용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와 신포괄수가 정책가산에도 반영되고 있다.
평가 결과가 낮거나 인프라가 부족한 기관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심평원은 올해 4분기 내 평가등급 하위기관 등을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질 향상 컨설팅과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지원할 예정이다.
CT·MRI ‘24시간 내 판독’ 정식 평가…영상검사 질 관리 강화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도 환자 안전과 결과 중심으로 지표를 손질한다.
올해 10~12월 진료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2차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에서는 총 14개 지표를 운용한다. 이 가운데 ‘영상의학과 상근전문의에 의한 CT·MRI 판독률’과 ‘CT 진료비 고가도지표(CI)’가 새롭게 도입된다.
기존 모니터링지표였던 ‘CT·MRI 촬영 후 24시간 이내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완료율’과 ‘영상검사의 중대결과보고(CVR)체계 유무’는 정식 평가지표로 전환한다.
1차 평가에서는 의료기관 종별 격차도 확인됐다. 영상검사 중대결과보고 체계를 갖춘 기관은 전체 1625개소 중 54.4%였다. 상급종합병원은 100%, 종합병원은 88.9%였지만 병원은 46.4%, 의원은 40.0%에 그쳤다.
심평원은 2차 평가를 통해 판독의 정확도와 영상검사의 적정 이용을 높이고,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가 신속·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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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과정·구조지표는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대신 사망률이나 증상 호전율 등 결과지표를 확대한다. 환자경험평가 역시 올해 지역 중소병원까지 대폭 넓히되 병원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 평가·공개 방식을 차등화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일 강원도 원주 본원에서 평가실 전문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적정성 평가 개편 방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영애 평가운영실장과 이연봉 평가관리실장이 참석해 주요 평가 현안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심평원이 추진하는 개편의 핵심은 ‘목표 중심의 핵심지표 평가’다. 평가를 위해 의료기관이 무엇을 갖추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머물지 않고, 실제 환자의 건강 결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이를 위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에 걸쳐 평가지표를 정비했다. 전체 지표 가운데 결과지표와 성과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구조·과정지표를 합친 핵심지표 비중은 2022년 26.0%에서 2025년 55.6%로 높아졌다. 반면 전체 평가지표 수는 같은 기간 25.9% 줄었다.
올해도 결과지표 확대는 이어지고 있다. 간암 적정성 평가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 후 30일 내 사망률’을, 우울증 외래 적정성 평가에는 ‘우울증상 호전율’과 ‘자살시도 및 자해행동 환자비율’을 신설했다.
평가 대상 역시 의료기관 종별과 기능, 질환 특성을 고려해 세분화하고 있다. 고혈압·당뇨병 적정성 평가는 2023년부터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개편했고, 우울증 외래 평가는 올해부터 우울증 초기 관리에 적합한 의원급 중심 평가로 전환했다.
환자가 말하는 ‘치료 결과’ 평가한다…PROMs 첫 도입
결과 중심 평가 전환을 상징하는 변화는 PROMs(Patients-Reported Outcome Measures) 도입이다.
PROMs는 의료진이나 행정자료가 아닌 환자가 치료 후 자신의 건강상태 변화를 직접 평가하는 방식이다. 심평원은 우선 슬관절치환술 적정성 평가에 PROMs를 도입하기로 했다.
슬관절치환술은 수술 이후 통증이 얼마나 줄었는지, 관절 기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치료 결과가 중요한 수술이라는 판단에서다. OECD PaRIS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국 CMS, 영국 NHS, 호주 NSW 등 해외에서도 관련 활용 사례가 축적돼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올해 1차 슬관절치환술 적정성 평가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사용 중인 환자자기평가지표 현황을 파악한다. 이후 표준화된 측정도구를 개발해 2차 평가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관련 연구에서는 슬관절치환술 외에 고관절치환술, 유방암, 우울증 및 불안, 대장암, 폐암 등이 우선 적용 대상 질환으로 제시됐다. 심평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평가도구 개발 연구를 거쳐 구체적인 확대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영애 평가운영실장은 이날 환자경험평가(PREMs)와 PROMs의 차이에 대해 “환자경험평가는 병원에서 진료받는 과정에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적절한 설명을 들었는지, 안전한 시설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측정하는 것”이라며 “환자결과평가는 예를 들어 슬관절치환술 이후 기능 상태나 통증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처럼 환자가 직접 느끼는 건강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ROMs 도입은 평가에 그치지 않고 보상체계와의 연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심평원은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지불제도 개편과 연계해 평가의 중심축을 환자의 건강 성과를 중심으로 한 가치기반 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PROMs와 결과지표를 정교화하고 평가 결과를 성과기반 지불과 연계해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환자경험평가 887곳으로 확대…병원급은 ‘등급’ 대신 영역별 점수
환자 관점의 평가는 환자경험평가 확대를 통해서도 강화된다.
2017년 도입된 환자경험평가는 올해 6차 평가부터 기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뿐 아니라 전문병원 또는 100병상 이상 병원 등 중소병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평가 대상은 887개소다.
다만 처음 평가에 참여하는 병원급에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 동일한 잣대를 곧바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기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현행과 같이 1~5등급으로 결과를 공개하지만, 신규 대상인 병원급은 7개 평가영역별 점수를 산출해 공개한다.
조사 방식도 바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급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화번호 수집 방식 대신 개인식별정보를 활용한 CI 기반 모바일웹 조사를 도입한다. 심평원은 이를 통해 외부 사설기관이 조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결과를 왜곡할 여지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규모와 환자 특성에 따른 보정도 정교화한다. 현재도 환자 선정 과정에서 기관별 연령과 진료분야 등을 반영하고 평가 결과 산출 때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환자 구성 분포를 보정하고 있다. 여기에 2027년 연구를 통해 추가 보정요소를 검토한다.
특히 7차 평가부터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 비교할 수 있는 공통 문항과 병원 특성에 맞춘 별도 문항을 개발하고, 영역별 가중치와 그간 현장에서 지적돼 온 ‘정서적 지지’ 영역 평가지표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환자경험평가는 이미 일부 보상·지정체계와 연계되고 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에서 2024년까지 시범지표로 활용된 뒤 2025년 본지표로 전환돼 1% 가중치가 적용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와 신포괄수가 정책가산에도 반영되고 있다.
평가 결과가 낮거나 인프라가 부족한 기관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심평원은 올해 4분기 내 평가등급 하위기관 등을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질 향상 컨설팅과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지원할 예정이다.
CT·MRI ‘24시간 내 판독’ 정식 평가…영상검사 질 관리 강화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도 환자 안전과 결과 중심으로 지표를 손질한다.
올해 10~12월 진료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2차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에서는 총 14개 지표를 운용한다. 이 가운데 ‘영상의학과 상근전문의에 의한 CT·MRI 판독률’과 ‘CT 진료비 고가도지표(CI)’가 새롭게 도입된다.
기존 모니터링지표였던 ‘CT·MRI 촬영 후 24시간 이내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완료율’과 ‘영상검사의 중대결과보고(CVR)체계 유무’는 정식 평가지표로 전환한다.
1차 평가에서는 의료기관 종별 격차도 확인됐다. 영상검사 중대결과보고 체계를 갖춘 기관은 전체 1625개소 중 54.4%였다. 상급종합병원은 100%, 종합병원은 88.9%였지만 병원은 46.4%, 의원은 40.0%에 그쳤다.
심평원은 2차 평가를 통해 판독의 정확도와 영상검사의 적정 이용을 높이고,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가 신속·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