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글로벌 확장, 입점 이후에 달렸다
검색 의도·자사몰 데이터·크리에이터 시스템이 성장 좌우
입력 2026.09.16 05:00 수정 2026.09.1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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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해외 진출 경쟁이 ‘어디에 입점하느냐’에서 ‘입점 이후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다음 확장으로 연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15일 서울 삼성동 가빈아트홀에서 열린 ‘K-Beauty Summit 2026’에서는 아마존과 자사몰, 크리에이터 마케팅, 틱톡샵을 활용해 해외 시장을 넓히는 실전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벤터스가 기획한 이번 행사에선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실전 전략 A-Z’를 주제로 글로벌 플랫폼과 자사몰 운영, 마케팅, 결제, 법인 설립과 리스크 관리까지 해외 사업 전 과정이 다뤄졌다.

 

아마존은 매출보다 ‘신호’

정근식 콘스탄트 대표가 15일 서울 삼성동 가빈아트홀에서 열린 ‘K-Beauty Summit 2026’에서 아마존 데이터를 활용한 리필드의 북미 진출 및 오프라인 유통 확장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리필드 창업가이기도 한 정근식 콘스탄트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아마존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소비자 반응을 검증하는 실험 채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필드는 브랜드 검색량과 리뷰, 외부 트래픽이 모두 없는 상태에서 하루 광고비 10달러로 북미 시장 테스트를 시작했다.

정 대표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제품명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부르는 방식이었다. 한국에서 두피에 바르는 제품을 ‘토닉’으로 소개했지만 북미에선 serum, ampoule, tonic의 검색 맥락이 달랐다. 리필드는 문제 해결 의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serum’을 선택했고, 탈모를 뜻하는 ‘hair loss’보다 결과를 원하는 소비자가 찾는 ‘hair regrowth’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제품은 이미 있었는데, 문제는 그 제품을 미국 소비자가 무슨 단어로 부르느냐였다”고 설명했다. 큰 검색량을 좇기보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작은 키워드를 찾아 제품 상세 페이지(PDP)를 맞추는 것이 초기 브랜드에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경쟁사 리뷰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했다. 리필드는 유사 제품 리뷰 약 300개를 읽고 소비자의 기대가 어디에서 깨지는지를 분석했다. 효과를 설명할 때 기간을 함께 제시하고,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명확히 밝히며, 제품이 해주지 못하는 부분까지 과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PDP에 반영했다. 광고 역시 초기에는 광고수익률(ROAS)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동 캠페인을 통해 실제 검색어와 전환 신호를 수집하는 용도로 썼다.

정 대표는 이후 검색어보고서(Search Query Report)와 브랜드 셰어, 클릭률, 비브랜드 키워드 전환율 등을 보며 PDP와 광고를 반복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에서 쌓은 재구매 데이터와 리뷰, 배지, 여성 고객 중심의 콘텐츠 반응은 오프라인 리테일 제안 자료로도 활용됐다. 얼타뷰티에는 아마존 리뷰에서 확인한 사용 불편을 반영해 뚜껑을 여는 절차를 없앤 제품을 제안했고, 이 같은 데이터 기반 제품 개선과 제안은 이후 얼타뷰티 600개 매장 입점으로 이어졌다.


아마존 다음은 자사몰… 고객 데이터 확보해야

이재익 300CBT 대표가 아마존 중심의 해외 판매에서 자사몰로 채널을 확장할 때 필요한 고객 데이터 확보와 쇼피파이 활용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300CBT 이재익 대표는 아마존만으로 해외 사업을 운영할 때의 한계로 고객 데이터와 트래픽 정보 부족을 꼽았다. 자사몰을 운영하면 고객 정보를 직접 축적해 이메일 마케팅과 리타겟팅, 구매 여정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고 반복 구매를 높이는 구조도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자사몰의 강점으로 번들링, 정기구독, 리워드, VIP 멤버십, 인플루언서 랜딩, 프리오더 등 브랜드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판매 방식을 들었다. 아마존과 자사몰을 경쟁 관계로 보기보다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도 했다. 아마존 FBA 재고를 자사몰 주문과 연동하거나, 아마존에서 확보한 리뷰를 자사몰에 옮겨 초기 신뢰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쇼피파이 기반 자사몰에선 다국어, 업무 자동화, B2B 스토어, 번들, 제품 추천, 이메일 캡처 등 기능을 조합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 이탈 지점을 파악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VIP 태그를 붙여 후속 이메일을 자동 발송하는 식으로 고객 데이터를 실제 운영에 연결할 수도 있다.

다만 그는 사이트를 만든 것만으로 해외 매출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자사몰의 존재 만으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며 “해외 사업 전담 인력과 마케팅 투자가 함께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업을 국내 담당자의 부가 업무로 얹으면 운영이 방치되기 쉽고, 현지 시장에 집중할 팀과 지속적인 개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크리에이터 마케팅도 ‘감’ 대신 시스템

우지철 데어워크(Darewalk) 대표가 글로벌 크리에이터 마케팅을 반복·확장하기 위한 캠페인 관리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데어워크(Darewalk)의 우지철 대표는 크리에이터 마케팅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로 ‘한 번의 성공을 다음 성공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캠페인 규모가 5명, 50명 수준을 넘어 수백 명으로 커지고 여러 국가와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면 담당자의 경험과 엑셀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계획-크리에이터 발굴-컨택·협상-검수-성과 분석을 하나의 사이클로 묶는 것이다. 캠페인 시작 단계에서부터 경쟁사와 벤치마크 브랜드의 협업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번 캠페인에서 무엇을 검증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목적 없이 시작하면 결과 보고도 조회수 정리에 그치기 쉽다.

캠페인 브리프에선 ‘무엇을 시킬 것인가’만큼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나 비교 표현처럼 브랜드가 피해야 할 요소를 명확히 정하고, 크리에이터에게 자유도를 줄 캠페인인지 이미 검증한 메시지를 확산하는 캠페인인지도 사전에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크리에이터 선정은 팔로워 수가 아니라 실제 시청자와 콘텐츠, 댓글에서 구매 맥락이 나타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우 대표는 컨택 이후엔 답장률, 협상, 계약, 검수까지 단계별로 관리하고, 수정 요청이 반복될 경우 크리에이터 탓보다 브리프가 충분히 명확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틱톡샵, ‘터지는 훅’부터 찾아야

이윤규 올세일코퍼레이션 PM이 미국 틱톡샵의 블랙프라이데이 판매 사례를 바탕으로 히어로 SKU와 성과가 나는 콘텐츠 훅을 발굴·확장하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올세일코퍼레이션 이윤규 PM은 미국 틱톡샵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준비하려면 먼저 대량의 콘텐츠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틱톡샵 매출은 1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특히 뷰티 매출은 4분기 13억2000만 달러로 연간의 43%를 차지했고, 11월 한 달 매출만 5억36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PM은 상위 판매 상품 20개를 분석해보니, 제품당 수천 개의 태깅 영상이 생성됐지만 실제 매출은 소수의 상위 콘텐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특히 상위 5개 영상이 제품 매출의 최소 30%에서 최대 80%를 차지했다. 어떤 크리에이터와 어떤 콘텐츠가 터질지 사전에 알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협업과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확보도 물량이 필요하다. 이 PM은 영상 한 편을 만들기 위해 100건 이상의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초기 브랜드일수록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지속적으로 접촉해 콘텐츠 제작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로워가 많거나 매출 실적이 높은 크리에이터 한두 명에 의존하기보다 실제로 브랜드가 원하는 콘텐츠를 잘 구현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폭넓게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가격 할인, 사용법, 비포·애프터, 시술 대체 메시지 등은 성과가 좋았던 훅으로 꼽혔다. 시술 대체 메시지는 규정 위반 및 영상 정지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한 번 성과가 난 훅은 계속 새롭게 바꾸기보다 다른 크리에이터에게 반복 적용해 재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PM은 “블랙프라이데이 직전엔 히어로 SKU와 훅을 먼저 찾고, 이후 번들 구성과 가격 할인으로 객단가를 높이는 순서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초기 브랜드라면 무조건 할인을 실시하기 보다는 제품 인지도를 쌓는 것이 급선무다. 제품을 써야 하는 이유를 콘텐츠로 충분히 설명하고, 바이럴이 만들어진 뒤 가격 프로모션을 붙이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테스트 규모와 관련해선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200개 안팎의 콘텐츠를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틱톡샵은 모든 게 콘텐츠에서 시작한다”며 상품 리스팅이나 광고 운영에 앞서 콘텐츠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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