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을 바꾸고,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바꾼 식단이 다시 미생물 군집과 약물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항암치료 반응성과 독성 관리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피터 J. 턴보(Peter J. Turnbaugh)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HMC 2026 SEOUL에서 ‘항암화학요법 중 식단-마이크로바이옴 상호작용(Diet-microbiome Interactions During Cancer Chemotherapy)’을 주제로 발표했다.
턴보 교수는 세계적인 장내 미생물 분야 주요 연구자다. 식단과 약물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장내 미생물이 약물 반응성을 바꾸는 기전을 연구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대장암 환자의 경구 항암화학요법 과정에서 식단 변화가 장내 미생물 변화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턴보 교수는 “경구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들의 식단이 달라졌고, 전반적인 식단의 질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치료 중 장내 미생물 변화는 항암제 자체의 영향뿐 아니라 환자의 식단 변화와도 관련될 수 있다”며 “치료 과정에서 달라진 식단이 특정 미생물이 늘거나 줄어드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을 바꾸고, 환자의 식단 변화가 미생물 변화를 다시 조절하며, 이 변화들이 약물 반응과 독성에 연결될 수 있다는 구조가 사람 대상 관찰연구와 세포배양 실험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항암제가 바꾼 식단, 다시 장내 미생물 변화로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과 경구 플루오로피리미딘(oral fluoropyrimidine) 계열 항암치료를 분석한 GO 연구(ClinicalTrials.gov NCT04054908)를 기반으로 식단과 대변 미생물 데이터를 통합했다.
연구에서 치료군은 카페시타빈(capecitabine, CAP) 단독 또는 표준요법 병용군 20명, TAS-102(trifluridine/tipiracil)군 6명, 카페시타빈·베바시주맙·펨브롤리주맙 병용군 9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치료 전부터 3주기 이후까지 7개 시점에서 대변 샘플을 수집했고, 1~3주기 시작 전 3일 동안 24시간 식이회상조사(ASA24)를 시행했다.
분석 결과, 항암치료 후 건강식이지수(Healthy Eating Index, HEI)는 유의하게 감소했다. 정제곡물 섭취는 증가했고 지방, 견과류·씨앗류, 지용성 미량영양소 섭취는 줄었다. 테오브로민, 비타민 K1, 비타민 E도 감소했다.
이는 항암치료 중 장내 미생물 변화가 항암제의 직접 작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심, 설사, 식욕 저하, 미각 변화 등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환자의 식단을 바꾸고, 달라진 식단은 다시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킨다.
결국 항암치료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고 유익균 감소를 줄이는 전략이 치료 반응과 독성 관리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턴보 교수는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에 직접 작용하는 것만으로는 치료 중 나타나는 변화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식단을 바꾸고, 이 변화가 다시 장내 미생물 군집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와 5-FU, 대장암 관련 장내 세균 억제 가능성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점은 구리와 5-FU(5-fluorouracil)이 암세포가 아니라 대장암 관련 장내 세균인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 F. nucleatum)을 억제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5-FU는 대장암 치료에 쓰이는 플루오로피리미딘 계열 항암제, 구리는 식단을 통해 섭취되는 미량영양소다. 연구진은 항암제와 식단 성분이 장내 세균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요소를 함께 분석했다.
F. nucleatum은 대장암 조직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내 세균으로, 예후 악화와 항암치료 저항성과의 관련성도 보고돼 왔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이 균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연구 질문으로 떠오른 이유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장내 미생물 분석법인 16S 리보솜 RNA 유전자 시퀀싱과 메타게놈 분석에서는 F. nucleatum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해당 분석에서 Fusobacterium 검출률은 15% 미만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더 민감한 정량 중합효소연쇄반응(quantitative polymerase chain reaction, qPCR) 방법으로 F. nucleatum을 별도 추적했다. 그 결과, 샘플 기준 93%, 환자 기준 100%에서 F. nucleatum이 확인됐다. F. nucleatum은 항암치료 시작 후 첫 3일 동안 유의하게 감소했다.
다만 이후에는 일정한 감소 양상이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무엇이 이 균의 변화를 설명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46개 미량영양소와 F. nucleatum 변화를 비교했다. 구리 섭취가 늘어난 환자에서 F. nucleatum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관성을 세포배양 실험으로 다시 확인했다. F. nucleatum을 배양한 뒤 구리와 5-FU을 각각 또는 함께 처리했다. 구리만 처리했을 때는 F. nucleatum 성장이 일부 줄었고, 5-FU만 처리했을 때는 성장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두 물질을 함께 처리했을 때는 F. nucleatum 성장이 완전히 억제됐다.
대장암 치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장내 세균인 F. nucleatum을 낮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곧바로 구리 섭취가 항암 효과를 높인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턴보 교수는 실제 환자 치료에서 구리 섭취 조절이 항암치료 성과를 개선하는지는 별도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턴보 교수는 “구리는 F. nucleatum 같은 장내 세균을 5-FU에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며 “구리와 5-FU가 함께 작용하면 F. nucleatum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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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을 바꾸고,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바꾼 식단이 다시 미생물 군집과 약물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항암치료 반응성과 독성 관리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피터 J. 턴보(Peter J. Turnbaugh)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HMC 2026 SEOUL에서 ‘항암화학요법 중 식단-마이크로바이옴 상호작용(Diet-microbiome Interactions During Cancer Chemotherapy)’을 주제로 발표했다.
턴보 교수는 세계적인 장내 미생물 분야 주요 연구자다. 식단과 약물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장내 미생물이 약물 반응성을 바꾸는 기전을 연구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대장암 환자의 경구 항암화학요법 과정에서 식단 변화가 장내 미생물 변화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턴보 교수는 “경구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들의 식단이 달라졌고, 전반적인 식단의 질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치료 중 장내 미생물 변화는 항암제 자체의 영향뿐 아니라 환자의 식단 변화와도 관련될 수 있다”며 “치료 과정에서 달라진 식단이 특정 미생물이 늘거나 줄어드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을 바꾸고, 환자의 식단 변화가 미생물 변화를 다시 조절하며, 이 변화들이 약물 반응과 독성에 연결될 수 있다는 구조가 사람 대상 관찰연구와 세포배양 실험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항암제가 바꾼 식단, 다시 장내 미생물 변화로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과 경구 플루오로피리미딘(oral fluoropyrimidine) 계열 항암치료를 분석한 GO 연구(ClinicalTrials.gov NCT04054908)를 기반으로 식단과 대변 미생물 데이터를 통합했다.
연구에서 치료군은 카페시타빈(capecitabine, CAP) 단독 또는 표준요법 병용군 20명, TAS-102(trifluridine/tipiracil)군 6명, 카페시타빈·베바시주맙·펨브롤리주맙 병용군 9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치료 전부터 3주기 이후까지 7개 시점에서 대변 샘플을 수집했고, 1~3주기 시작 전 3일 동안 24시간 식이회상조사(ASA24)를 시행했다.
분석 결과, 항암치료 후 건강식이지수(Healthy Eating Index, HEI)는 유의하게 감소했다. 정제곡물 섭취는 증가했고 지방, 견과류·씨앗류, 지용성 미량영양소 섭취는 줄었다. 테오브로민, 비타민 K1, 비타민 E도 감소했다.
이는 항암치료 중 장내 미생물 변화가 항암제의 직접 작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심, 설사, 식욕 저하, 미각 변화 등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환자의 식단을 바꾸고, 달라진 식단은 다시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킨다.
결국 항암치료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고 유익균 감소를 줄이는 전략이 치료 반응과 독성 관리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턴보 교수는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에 직접 작용하는 것만으로는 치료 중 나타나는 변화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식단을 바꾸고, 이 변화가 다시 장내 미생물 군집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와 5-FU, 대장암 관련 장내 세균 억제 가능성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점은 구리와 5-FU(5-fluorouracil)이 암세포가 아니라 대장암 관련 장내 세균인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 F. nucleatum)을 억제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5-FU는 대장암 치료에 쓰이는 플루오로피리미딘 계열 항암제, 구리는 식단을 통해 섭취되는 미량영양소다. 연구진은 항암제와 식단 성분이 장내 세균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요소를 함께 분석했다.
F. nucleatum은 대장암 조직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내 세균으로, 예후 악화와 항암치료 저항성과의 관련성도 보고돼 왔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이 균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연구 질문으로 떠오른 이유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장내 미생물 분석법인 16S 리보솜 RNA 유전자 시퀀싱과 메타게놈 분석에서는 F. nucleatum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해당 분석에서 Fusobacterium 검출률은 15% 미만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더 민감한 정량 중합효소연쇄반응(quantitative polymerase chain reaction, qPCR) 방법으로 F. nucleatum을 별도 추적했다. 그 결과, 샘플 기준 93%, 환자 기준 100%에서 F. nucleatum이 확인됐다. F. nucleatum은 항암치료 시작 후 첫 3일 동안 유의하게 감소했다.
다만 이후에는 일정한 감소 양상이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무엇이 이 균의 변화를 설명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46개 미량영양소와 F. nucleatum 변화를 비교했다. 구리 섭취가 늘어난 환자에서 F. nucleatum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관성을 세포배양 실험으로 다시 확인했다. F. nucleatum을 배양한 뒤 구리와 5-FU을 각각 또는 함께 처리했다. 구리만 처리했을 때는 F. nucleatum 성장이 일부 줄었고, 5-FU만 처리했을 때는 성장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두 물질을 함께 처리했을 때는 F. nucleatum 성장이 완전히 억제됐다.
대장암 치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장내 세균인 F. nucleatum을 낮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곧바로 구리 섭취가 항암 효과를 높인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턴보 교수는 실제 환자 치료에서 구리 섭취 조절이 항암치료 성과를 개선하는지는 별도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턴보 교수는 “구리는 F. nucleatum 같은 장내 세균을 5-FU에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며 “구리와 5-FU가 함께 작용하면 F. nucleatum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