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향후 5년간 의약품 정책의 방향성을 담은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신약 허가심사 혁신, 인공지능(AI) 기반 심사체계 구축,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CDMO 산업 육성,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에 나선다.
단순히 의약품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규제기관을 넘어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신준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은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FDC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신 국장은 ‘혁신과 안전 모두를 위한 안전한 의약품’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안정화, 허가심사 혁신 및 제품화 지원, 글로벌 규제 리더십 강화, 환자 중심 의약품 안전사용 환경 조성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발표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속도'와 '안전'이었다.
식약처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약개발 환경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공급망 위기, 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왔다. 기존의 안전성 중심 관리체계만으로는 환자의 신약 접근성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커졌다.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식약처의 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주목받은 정책은 단연 신약 허가심사 혁신이다.
현재 식약처는 신약 허가심사 기간을 240일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를 줄이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그동안 국내 신약 허가심사는 품질 심사, 위해성관리계획(RMP) 심사,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였다. 각각의 심사 결과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보니 전체 심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품질, RMP,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심사체계가 도입된다. 또한 전담 심사팀을 구성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동시에 검토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식약처는 수시검토 제도도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보완자료 제출과 검토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질문하고 식약처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사전 체크리스트 제공도 중요한 변화다. 기업이 허가 신청 전 준비 상태를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불필요한 보완 요구를 줄이고 심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 국장은 "심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혁신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허가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경우 안전성 검토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 국장은 자료 제출 요건을 완화하거나 심사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해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최근 채택하고 있는 규제혁신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이번 240일 허가체계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현재 미국 FDA의 신약 심사 목표기간은 약 300일 수준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약 365일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약처가 목표로 하는 240일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주요 선진 규제기관 가운데 가장 빠른 심사체계를 갖게 된다. 이는 환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희귀질환이나 중증질환 환자에게 신약 승인 시점은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420일이 걸리던 심사가 240일로 단축될 경우 약 6개월의 시간이 앞당겨진다. 신약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것은 단순히 치료 기회가 빨라진다는 의미를 넘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글로벌 제약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국가에서 먼저 허가를 받느냐가 시장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나 특허만료 이후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는 수개월의 차이가 시장 선점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결국 허가심사 혁신은 환자와 산업, 정부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를 갖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AI 심사관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식약처는 올해 품질 분야를 시작으로 AI 심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위해성관리계획 분야, 안전성·유효성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AI는 방대한 허가자료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번역, 요약, 검토보고서 초안 작성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최근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제출되는 자료는 수만 페이지를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글로벌 임상시험 자료와 제조공정 자료, 비임상 자료 등은 심사관이 모두 검토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AI는 이러한 방대한 자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하도록 지원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규제기관 역시 AI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 FDA는 생성형 AI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디지털 규제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셈이다.
AI 심사관이 정착될 경우 단순한 업무 효율 향상을 넘어 심사 품질의 표준화와 일관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핵심은 공급망 안정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의약품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원자재 공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국가 보건안보 차원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식약처는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해 긴급도입 제도와 주문제조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긴급도입 제도는 국내 허가 의약품이 없거나 공급이 어려운 경우 해외 의약품을 신속하게 확보해 환자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환자가 직접 해외에서 의약품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긴급도입 체계가 확대되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급에 개입하게 된다.
사전 구매를 통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환자는 수 주에서 수 개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치료제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주문제조 제도 역시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의 중요한 축이다. 시장 규모가 작거나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생산이 중단되는 의약품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항생제나 항암제 등 필수 치료제는 수익성과 무관하게 공급이 유지돼야 한다.
정부가 직접 제조를 지원하는 주문제조 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식약처는 현재 일부 품목에 적용 중인 주문제조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나프타 공급 문제에 따른 수액백 수급 우려 사례는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수액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품목이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환자 치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국장은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업계와 협력해 조기에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향후 공급망 리스크 예측과 조기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CDMO 특별법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CDMO 특별법은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한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이 CDMO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출 전용 제조업 제도를 신설하고 제조관리자 등록 의무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또한 위탁개발생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체계도 마련된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증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원료물질 국산화 지원 역시 중요한 과제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많은 원료물질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료 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CDMO 산업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활용해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생산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 역시 이번 계획의 중요한 축이다. 식약처는 이미 ICH, PIC/S, ICMRA 등 주요 국제 규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WHO WLA 전 기능 등재라는 성과도 거뒀다.
이는 한국의 규제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참조국가 확대는 국내 제약산업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이 참조국가로 인정될 경우 국내 허가 결과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들이 신속심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등 여러 국가가 한국 규제체계를 참조하기 시작했다.
신 국장은 “이는 단순한 외교적 성과가 아니다”라며 “규제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신준수 국장의 발표는 ‘식약처가 더 이상 '규제만 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원하며 국제 규제질서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신약 허가심사 혁신, AI 심사관 도입, 공급망 안정화, CDMO 육성,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는 각각 별개의 정책이 아니다. 모두가 '안전과 혁신의 균형'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이 향후 5년 동안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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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향후 5년간 의약품 정책의 방향성을 담은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신약 허가심사 혁신, 인공지능(AI) 기반 심사체계 구축,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CDMO 산업 육성,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에 나선다.
단순히 의약품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규제기관을 넘어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신준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은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FDC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신 국장은 ‘혁신과 안전 모두를 위한 안전한 의약품’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안정화, 허가심사 혁신 및 제품화 지원, 글로벌 규제 리더십 강화, 환자 중심 의약품 안전사용 환경 조성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발표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속도'와 '안전'이었다.
식약처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약개발 환경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공급망 위기, 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왔다. 기존의 안전성 중심 관리체계만으로는 환자의 신약 접근성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커졌다.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식약처의 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주목받은 정책은 단연 신약 허가심사 혁신이다.
현재 식약처는 신약 허가심사 기간을 240일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를 줄이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그동안 국내 신약 허가심사는 품질 심사, 위해성관리계획(RMP) 심사,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였다. 각각의 심사 결과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보니 전체 심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품질, RMP,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심사체계가 도입된다. 또한 전담 심사팀을 구성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동시에 검토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식약처는 수시검토 제도도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보완자료 제출과 검토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질문하고 식약처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사전 체크리스트 제공도 중요한 변화다. 기업이 허가 신청 전 준비 상태를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불필요한 보완 요구를 줄이고 심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 국장은 "심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혁신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허가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경우 안전성 검토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 국장은 자료 제출 요건을 완화하거나 심사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해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최근 채택하고 있는 규제혁신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이번 240일 허가체계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현재 미국 FDA의 신약 심사 목표기간은 약 300일 수준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약 365일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약처가 목표로 하는 240일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주요 선진 규제기관 가운데 가장 빠른 심사체계를 갖게 된다. 이는 환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희귀질환이나 중증질환 환자에게 신약 승인 시점은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420일이 걸리던 심사가 240일로 단축될 경우 약 6개월의 시간이 앞당겨진다. 신약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것은 단순히 치료 기회가 빨라진다는 의미를 넘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글로벌 제약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국가에서 먼저 허가를 받느냐가 시장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나 특허만료 이후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는 수개월의 차이가 시장 선점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결국 허가심사 혁신은 환자와 산업, 정부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를 갖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AI 심사관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식약처는 올해 품질 분야를 시작으로 AI 심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위해성관리계획 분야, 안전성·유효성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AI는 방대한 허가자료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번역, 요약, 검토보고서 초안 작성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최근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제출되는 자료는 수만 페이지를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글로벌 임상시험 자료와 제조공정 자료, 비임상 자료 등은 심사관이 모두 검토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AI는 이러한 방대한 자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하도록 지원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규제기관 역시 AI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 FDA는 생성형 AI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디지털 규제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셈이다.
AI 심사관이 정착될 경우 단순한 업무 효율 향상을 넘어 심사 품질의 표준화와 일관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핵심은 공급망 안정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의약품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원자재 공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국가 보건안보 차원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식약처는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해 긴급도입 제도와 주문제조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긴급도입 제도는 국내 허가 의약품이 없거나 공급이 어려운 경우 해외 의약품을 신속하게 확보해 환자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환자가 직접 해외에서 의약품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긴급도입 체계가 확대되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급에 개입하게 된다.
사전 구매를 통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환자는 수 주에서 수 개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치료제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주문제조 제도 역시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의 중요한 축이다. 시장 규모가 작거나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생산이 중단되는 의약품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항생제나 항암제 등 필수 치료제는 수익성과 무관하게 공급이 유지돼야 한다.
정부가 직접 제조를 지원하는 주문제조 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식약처는 현재 일부 품목에 적용 중인 주문제조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나프타 공급 문제에 따른 수액백 수급 우려 사례는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수액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품목이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환자 치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국장은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업계와 협력해 조기에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향후 공급망 리스크 예측과 조기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CDMO 특별법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CDMO 특별법은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한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이 CDMO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출 전용 제조업 제도를 신설하고 제조관리자 등록 의무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또한 위탁개발생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체계도 마련된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증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원료물질 국산화 지원 역시 중요한 과제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많은 원료물질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료 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CDMO 산업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활용해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생산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 역시 이번 계획의 중요한 축이다. 식약처는 이미 ICH, PIC/S, ICMRA 등 주요 국제 규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WHO WLA 전 기능 등재라는 성과도 거뒀다.
이는 한국의 규제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참조국가 확대는 국내 제약산업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이 참조국가로 인정될 경우 국내 허가 결과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들이 신속심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등 여러 국가가 한국 규제체계를 참조하기 시작했다.
신 국장은 “이는 단순한 외교적 성과가 아니다”라며 “규제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신준수 국장의 발표는 ‘식약처가 더 이상 '규제만 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원하며 국제 규제질서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신약 허가심사 혁신, AI 심사관 도입, 공급망 안정화, CDMO 육성, 국제 규제 리더십 확대는 각각 별개의 정책이 아니다. 모두가 '안전과 혁신의 균형'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제2차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이 향후 5년 동안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