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뷰티, K-뷰티 제조력·프랑스 원료망 타고 해외 확장
아시아 뷰티 수요 기반으로 성장, 고급 라인 강화
입력 2026.05.27 06:00 수정 2026.05.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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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ODM 제조 역량과 프랑스의 향료 및 원료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하고 있다. 이미지는 ChatGPT 생성.기자명

C-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의 ODM 제조 역량과 프랑스의 향료 및 원료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78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입 규모도 1716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중국 화장품의 해외 유통망도 넓어지고 있다. 플로라시스(Florasis), 플라워노즈(Flower Knows) 등은 미국 울타뷰티(Ulta Beauty)를 비롯한 해외 유통 채널에 진입했다. 주디돌(Judydoll), 주씨(Joocyee) 등은 해외 단독 매장을 열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수출 증가와 해외 유통 채널 확대가 맞물리면서 C-뷰티의 해외 노출도 점차 늘어나는 흐름이다.

글로벌 뷰티 전문매체 퍼스널케어인사이츠(Personal Care Insights)는 최근 C-뷰티의 해외 확장에 대해 "중국 브랜드들이 국제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배경에는 한국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프랑스 향료·원료·처방 공급업체와의 협업이 있다"고 분석했다.

퍼스널케어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뷰티 업계가 한국 ODM에 기대는 지점은 제품 생산 단계다. 매체는 "중국 뷰티 브랜드들이 제품 품질을 높이고 K-뷰티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국 계약 제조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뷰티가 화려한 패키징과 중국적 문화 정체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제품력에 대한 신뢰는 K-ODM 제조 기반으로 보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브랜드 입장에선 한국 ODM과의 협업이 단순한 생산 외주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품질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제조 신뢰도와 빠른 제품 개발 역량을 활용해 기존 C-뷰티의 저가·저품질 이미지를 상쇄하고, 색조와 패키징 중심의 강점을 제품 완성도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매체는 코스맥스 상하이와 광저우 법인이 올해 C-뷰티 확장에 힘입어 각각 13%, 15%의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C-뷰티 해외 확장의 또 다른 축은 프랑스 뷰티다. 중국 업계는 프랑스 뷰티 산업과의 협력을 늘리며 향료·원료·조향·처방 전문성을 고급 뷰티라인 강화에 활용하고, 고급 향과 원료 스토리, 감각적 사용감 등 프리미엄 요소를 보완하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산업 클러스터인 코스메틱밸리(Cosmetic Valley)의 프랭키 베슈로(Franckie Bechereau) 부총괄은 최근 개최된 차이나 뷰티 엑스포(China Beauty Expo)에서 "중국과 프랑스 기업 간 협력이 늘고 있다"며 "많은 중국 조향사들이 프랑스에서 전문 교육을 받고 있고, 프랑스 프리미엄 향료 원료 공급사들은 중국 향수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뷰티 업계가 중국 브랜드와의 협업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기존 수출 시장의 부진과 아시아 브랜드의 약진이 있다. 지난해 프랑스 향수·화장품 수출은 2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특히 미국향 수출은 18.5% 감소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를 아시아 뷰티, 특히 K-뷰티와의 경쟁이 심화된 영향으로 진단했다. C-뷰티도 프랑스 자국 및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키며 잠재적 위협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프랑스 업계는 이를 새로운 원료 수요처이자 B2B 협력 모델로 활용하며 중국 시장 접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샤넬, 디올 향수 라인에 원료를 공급하는 프랑스 원료 기업 크리스탈코(Cristalco)는 올해 처음으로 차이나 뷰티 엑스포에 참가해 중국 파트너사를 찾았다. 프랑스 화장품 제조사 캡섬(Capsum)도 중국 브랜드와의 공동 생산을 위해 현지 충전 파트너를 발굴하고 캡슐형 페이스 마스크를 공동 출시하는 등 협력 관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퍼스널케어인사이츠는 "C-뷰티의 부상에도 K-뷰티는 여전히 훨씬 더 큰 수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K-뷰티가 경쟁을 통해 세계적인 강자로 발돋움한 것과는 달리 C-뷰티는 업계의 계층 구도를 흔들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문화 정체성과 한국의 제조 기술, 프랑스의 전문성을 결합시켜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 것.

이 같은 흐름이 K-뷰티 업계에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제조사들의 기술이 유출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안 뷰티의 평준화로 인해 K-뷰티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후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브랜드를 고객으로 두는 뷰티 규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한국 ODM이 중국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흐름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며 "C-뷰티의 부상을 막는 방식보다 한국 브랜드가 ODM의 기획에만 의존하지 말고, 각자의 기획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26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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