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정부 중재 협의 진전 없이 종료
중부고용청 중재에도 합의 불발…6일·8일 추가 협의
노조, 상생기금 제안…회사 “성실히 대화 임할 것”
업계 “글로벌 CDMO 생산 안정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어”
입력 2026.05.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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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임금 협상을 넘어 단체협약상 경영 참여 범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 중재 협의도 합의 없이 종료되면서, 이번 주 예정된 추가 대화가 갈등 장기화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6일 노사 대표교섭위원 1대1 미팅, 8일 노동부를 포함한 노사정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갈등 표면적 쟁점은 보상안이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영업이익 20%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6.2%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쉽게 풀리지 않는 배경에는 단체협약 조항을 둘러싼 시각차가 있다. 노조는 신규 채용, 인사평가, 인수합병(M&A)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사전 동의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경영권과 인사권 침해 사안으로 보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임금 인상률은 통상 협상 과정에서 조정 여지가 생기지만, 인사와 M&A 사전 동의 조항은 회사 입장에서 경영권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번 협상이 단순 보상 협상보다 어려워진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노조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의식하고 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협의 과정에서 격려금을 상향하되 재원 일부를 노사상생기금으로 조성하고, 이를 지역사회 환원과 협력업체 지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5일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간 뒤 6일부터는 전원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다. 대신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고, 안전작업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는 방식의 준법투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회사는 일부 공정 중단 등으로 약 15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라는 점에서 생산 안정성과 고객사 신뢰 문제가 함께 거론된다.

국내 코스닥 상장 바이오텍 한 임원은 “CDMO 사업은 생산능력뿐 아니라 납기 준수와 운영 안정성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면서 “파업 자체보다 고객사가 공급 연속성 리스크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더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은 이미 법적 다툼으로도 번졌다. 회사는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달 23일 이를 일부 인용했다. 노조는 인용 대상 공정을 제외하고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회사는 즉시항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추가 협의에서 보상안 조정과 단체협약 쟁점 분리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보상안은 협상 가능한 영역이지만, 경영권 조항은 노사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임금협상과 생산 차질, 경영권 논쟁이 한꺼번에 얽힌 사례”라며 “노사가 쟁점을 분리하지 못하면 협상은 계속 공회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협의가 결렬될 경우 갈등은 전면 파업 이후 준법투쟁 국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반대로 6일 대표교섭위원 미팅에서 일정 수준의 절충안이 마련되면 8일 노사정 협의에서 실질적 타협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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