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 2026] 유튜브·알고리즘이 치료를 바꾸는 시대…규제 사각지대 드러나
의료정보 콘텐츠, 치료 체계까지 흔드는 ‘임상 리스크’로 작용
노출·확산 구조가 영향력 결정, 시스템 중심 문제 부상
인플루언서·AI 등장, 책임 주체 불분명 구조 심화
“영향력에 책임 필요”…의료 규제, 사람에서 시스템 전환 시점
입력 2026.04.16 06:00 수정 2026.04.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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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 Korea Annual Meeting 2026’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제이앤피메디 이재현 부사장(변호사·치과의사).©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환자의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 단순한 의료정보 확산이나 허위정보 문제가 아니라, 치료 의사결정 과정에 디지털 정보가 직접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의료정보의 내용뿐 아니라, 그 정보가 어떻게 노출되고 얼마나 확산되는지까지 함께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앤피메디 이재현 부사장(변호사·치과의사)은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DIA Korea Annual Meeting 2026’에서 ‘의료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 과학·환자·현장을 연결하다’ 세션 연사로 나서, ‘근거 대신 영향력이 작동하는 시대, 디지털 환경에서 바이럴 의료정보 규제(When Influence Replaces Evidence: Regulating Viral Health Information in the Digital Era)’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지금 변화는 단순한 허위정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는지 불분명해지는 구조”라며 “의학적 근거보다 영상이나 플랫폼, 알고리즘이 만든 영향력이 환자 판단을 흔들고 있고, 그 영향력이 근거를 대신하는 순간 기존 의료 규제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유튜브, 이제 치료 결정과 결과까지 흔든다

이 부사장은 발표에서 한 사례를 들었다. 한 환자가 의사 상담이나 임상 근거 검토 없이 3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본 뒤 항암치료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상황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의료 콘텐츠가 더는 참고용 정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치료 판단을 바꾸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임상 리스크’라고 표현했다. 환자가 치료를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하는 과정에 디지털 정보가 개입하면, 해당 정보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규제는 대체로 개별 콘텐츠에 맞춰져 있다.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삭제하고, 라벨을 붙이고, 정정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이런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러한 대응은 증상만 다루는 수준에 그치고, 진짜 문제는 정보가 만들어지고 퍼지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어떤 정보가 더 많이 노출되고 더 빠르게 확산할지는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결정한다”면서 “결국 환자가 접하는 의료정보의 영향력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차원에서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서 시스템으로…책임 구조 전환 필요

기존 책임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누가 말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 구조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 부사장은 인플루언서, 콘텐츠 제작자, AI가 만든 ‘가상의 의사’를 언급했다. 겉으로는 전문성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 책임을 물을 대상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성은 더 이상 특정 개인에게만 묶여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책임 판단도 어려워진다. 의사와 환자처럼 분명한 관계가 아니면 주의의무를 따지기 어렵고, 여러 정보가 섞여 영향을 미치면 인과관계도 입증하기 쉽지 않다. 플랫폼, 콘텐츠, 알고리즘이 겹치면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도 흐려진다. 그는 이를 ‘행위자가 없으면 책임도 없다(No actor means no liability)’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이제 규제의 초점을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어떤 정보가 노출되고 확산될지를 결정하고, 그 과정이 환자의 치료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니라 건강 결과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면서 “의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신뢰를 얻게 되는 정보 구조 자체가 환자의 판단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향력이 있으면 책임도 따라야

이 부사장은 세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디지털 시대의 표준 주의의무(digital standard of care)’다. 환자의 치료 판단에 영향을 주는 정보라면 단순한 참고 수준을 넘어, 의료 정보에 준하는 안전성과 책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플랫폼 책임이다. 어떤 정보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설계했다면, 단순한 중개 역할을 넘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알고리즘 거버넌스다. 의료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을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 건강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제 대상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규제의 초점은 무엇을 말했는지가 아니라, 그 정보가 환자의 결정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있다”며 “책임을 특정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의료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없는 위험을 관리하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향력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DIA Korea Annual Meeting 2026’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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