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특집 인터뷰]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차세대 ADC 'LCB14' 임상 순항…후속 파이프라인 속속 임상 진입"
정철웅 연구소장, LCB14 유방암·위암·폐암·대장암 등 다양한 타깃 임상으로 적응증 최대 확보
입력 2023.03.15 06:00 수정 2023.12.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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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세포독성항암제(화학항암제)로 시작해,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까지 항암제는 발전을 거듭하며 암 환자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주고 있다. 이제는 더 정확하고 정밀한 항암제 ADC(Antibody-Drug Conjugate)가 3세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ADC 시장은 2026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굴지 대기업은 이미 ADC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수한 ADC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유망 기업을 시리즈로 만나본다. <편집자 주>
 
“ADC는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며 FDA, 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승인을 연이어 받고 있다. 대표적인 ADC 엔허투는 지난 2019년 출시 후 3년 만에 글로벌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새로운 항암제 분야를 개척한 ADC 열풍은 더 거세질 것이며,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주역이 될 것이다.”
 

△정철웅 연구소장.

대전 본사에서 지난달 만난 정철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 연구소장은 레고켐의 ADC 파이프라인들의 임상시험이 본격화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엔허투(Enhertu)는 2019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 승인을 받은 후, 적응증을 지속해서 확장한 결과, 현재 로슈의 캐사일라(Kadcyla)를 뛰어넘는 블록버스터로 올라섰다. 3년 만에 글로벌 매출액 2조원에 육박, 2022년 매출액이 약 1조9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 연구소장은 레고켐의 ADC 파이프라인들이 엔허투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임상시험에서 레고켐의 LCB14 등은 엔허투를 능가하는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ADC 제품 파이프라인 현황.(자료=레고켐 제공)

선두 파이프라인 'LCB14(HER2-MMAF)' 소개와 경쟁력은.

LCB14는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항체에 ConjuALL 플랫폼 링커를 기반으로 MMAF(Monomethyl auristain F) 페이로드 2개를 접합한 ADC 기반 항암제다. 레고켐은 LCB14 개발 전략으로 Bystander effect(약물의 높은 세포막 투과성으로 주변 종양세포까지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를 주요 전략으로 한 엔허투와 다른 방향을 취했다. 그 이유는 레고켐의 링커 안정성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레트와 원숭이 동물모델에서 LCB14의 안정적인 ADC PK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MMAF는 Bystander effect가 거의 없는 페이로드지만, 대신 암세포에는 강력한 항종양 효능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LCB14는 강력한 ICD(Immunogenic Cell Death, 면역원성 세포사) 면역 시스템, 면역세포를 기반으로 Bystander effect를 추구하고자 했다. 레트와 원숭이 동물모델에서 LCB14의 안전성이 입증됐고, 현재 임상시험에서도 안정성이 증명되고 있다.

LCB14 임상시험 진행 현황은.

LCB14는 △유방암 △위암(단독 및 PD-L1 병용)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고형암 등 여러 적응증을 타깃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LCB14의 유방암 적응증 임상시험은 기술이전 사인 중국 포순파마(Fosun Pharma)가 중국에서 진행 중이며, 1a상이 완료됐다. 현재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며, 임상 2상의 권장용량은 2.3mg/kg으로 확정됐다. 이외 LCB14의 위암,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고형암, PD-1 병용투여 임상 2상도 포순파마가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는 유방암 적응증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위해 호주에 IND를 오는 상반기 제출할 계획이다.

LCB14 '유방암' 타깃 임상시험 중간 결과는.

포순파마가 지난해 9월 '2022 월드 ADC 서밋'에서 LCB14의 유방암 타깃 임상 1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24명 투여자의 중간 결과에서 안정병변(Stable Disease)은 42%,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은 46%로 나타났으며, 특히 1명에게선 완전관해(Complete Regression)가 확인됐다.

엔허투가 임상 1a상에서 5.4mg/kg 용량을 투여한 데 반해, LCB14는 2.3mg/kg으로 절반 수준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투여량이 적어 이상반응도 거의 없어 우수한 안전성이 입증됐다.
 

△포순파마 LCB14의 고용량 임상 1상 중간 결과 데이터.

특히 엔허투의 가장 큰 한계로 여겨지는 폐독성(Interstitial Lung Disease)이 관찰되지 않은 점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임상 1상이 진행되는 상황이므로 정확한 결과는 아니지만, 시판 중인 엔허투와 비교했을 때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레고켐에서는 최종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LCB14 다른 적응증 타깃 전략과 가능성은.

LCB14는 넓은 치료역을 기반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개발이 진행 중이다.

레고켐은 각각 적응증에 대해서 다른 전략을 설정했다. 치료역(Therapeutic Index)을 기준으로 엔허투의 치료역은 12고, LCB14의 치료역은 약 48이다. LCB14가 엔허투의 4배의 안전 마진(Safety Margin)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LCB14의 넓은 치료역은 다른 암종에서도 안전하고 강력한 효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HER2 양성 위암 동물모델에서 FDA 승인된 약물과 LCB14 비교 연구 결과 데이터(왼쪽 대조군 DAR3.5, 오른쪽 대존군 DAR ~8).

실제 HER2 양성 위암 마우스 모델에서 엔허투와 LCB14를 각각 1mg/kg과 4mg/kg 용량에서 비교했을 때, 고용량에선 두 ADC 모두 비슷한 효능을 보였다. 그러나 저용량에선 LCB14가 두 배가량 높은 항종양 효능을 보였다. 현재 엔허투가 위암에서 사용되고 있어, LCB14도 위암 치료제로서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고, 시장 규모가 큰 폐암과 대장암 분야도 개발 전략 중 하나다. 엔허투는 ILD(폐 독성)로 인해 폐암 종에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 안전성에서 보다 우위를 보이는 LCB14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아울러 대장암을 타깃하는 ADC는 현재 전혀 없는 상태로, 레고켐은 LCB14를 대장암을 타깃하는 최초의 ADC 항암제로 개발하는 전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타 ADC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진행 현황은.

LCB71(ROR1-ADC)은 기술이전 사인 시스톤(CStone Pharmaceuticals)이 고형암과 혈액암을 타깃으로 미국, 중국,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 LCB73(CD19-ADC)는 익수다가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임상이 개시됐다.

전 세계적인 ADC 항암제 개발 열풍에 대한 의견과 전망은.

최근 ADC 치료제들이 미국 FDA, 유럽 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연이어 사용 승인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ADC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58억1000만 달러(7조6000억원) 규모로 분석됐고, 오는 2026년 130억 달러(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새로 승인된 ADC는 무작위 접합 방식이 주였다. 무작위 접합 방식의 ADC만으로도 전례가 없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고 있다. 차세대 위치 특이적 접합 기술이 적용된 ADC는 그 우수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ADC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혁신적인 신약으로 평가받는 CAR-T와 세포치료제가 비용과 생산성 등, 여러 측면에서 현실에서 활용이 어려운 반면 ADC는 벤치(Bench, 실험대)에서 바로 치료에 이용할 수 있어 더 각광받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레고켐의 파이프라인인 HER2 ADC의 임상시험 결과들이 나오고 있고, 시스톤에 기술이전 한 ROR1 ADC가 무난하게 비임상시험을 통과해, 임상에서 순항 중임이다. 레고켐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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