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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약물 개발,시장점유 확대 유일한 대안 부상'
최근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 이와 더불어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도 각종 악재가 산재해 있어 위기상황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위기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각종 내부악재를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경기활성화를 위해 3조 5천억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풀었고 일본 아베정권도 이른바 아베노믹스을 내세우며 주변국 환율을 무시한채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도 경기부양을 위해 이미 막대한 규모의 양적완화를 통해 자국화폐가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일본, 중국 양적완화 영향이 미칠 파장에 대해 각국 정책담당자와 경제전문가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적인 글로벌 경제성장은 우리경제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 미국경제가 1%성장시 한국경제는 0.4%성장하고 수출은 2.5%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공식화된 팩트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라는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은 경제버블을 통한 일시적 성장일 뿐 결코 장기적인 성장은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 향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큰 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공적연금재정 건강보험재정고갈 위기 등 풀 문제 산적
현재의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경제학회 등 경제관련 단체 수장들은 2038년이후 한국경제 잠재성장률은 0%대로 추락하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이대로 가면 경제위기 극복 후 침체가 반복되는 M커브형 경제로 갈 가능성이 큼에 따라 모든 경제부처가 지금부터 위기대응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와 아울러 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경쟁력 저하 위기, 막대한 국가채무에 따른 재정위기 등 각종 내부악재로 향후 경제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각종 공적연금재정과 건강보험재정고갈 위기 등 풀어야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경제의존도가 70%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인구 5천만명의 내수시장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책 적용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당연한 논리지만 결국 해외수출만이 경제성장과 글로벌경제위기극복의 해법으로 다가온다. 문제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얼마에 수출할 것이냐로 귀결된다. 내다팔 수 있는 천연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력와 기술, 자본을 결합함으로써 글로벌시장이 요구하는 유무형의 가치(Value)를 창출하는 길 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터 촉발될 것으로 점쳐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우리경제의 고질적 악재개선에 동시작용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안마련에 있어 제약산업이 그 중요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제약산업은 이미 지난 2009년 세계미래학회에서 IT에 이어 향후 50년간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중요 핵심 먹거리산업으로 인정될 정도로 사회 경제적 가치가 막대한 산업이다.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중요단서 제공
제약산업은 시장규모와 지속가능 시장성장성에 있어 단연 으뜸산업이다. 2015년 세계의약품시장은 약 1조1천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연평균 약 5%내외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중국,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율은 두자릿수 규모가 지속되는 등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규모면에서는 자동차산업(2010년기준 세계 10대 메이커 총 매출액 약 1조 2천억달러)과 유사규모를 보이며, 반도체(2014년 기준 3,300억달러), 휴대폰(2014년기준 약 1,000억달러), 로봇(2014년기준 약 1,000억달러), 연료전지자동차(2020년 약 169억달러 예상), 게임(2014년 기준 약 81억달러)시장과는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 환경변화 등에 따른 신종질환증가, 난치성 및 만성질환증가, 인구고령화, 건강에 대한 시장요구 증대 등에 따라 향후 끝임없는 시장성장도 예상된다.
IMS Health가 지난 2012년 공개한 글로벌 상위 10대 제약사 평균 매출액은 약 370억달러(한화 약 40조원)규모로 당시 1위 제약사인 Pfizer사 매출규모(564억달러, 한화 약 60조원)는 국내 전체 의약품시장규모(약 17조원)의 3배를 상회하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이 통상적으로 매출액의 약 20-30%의 수익율을 올리고 있음을 고려하면 수익규모만으로도 국내 전체의약품시장 규모를 상회하고 있을 만큼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의약품분야의 경우 타 산업과 비교할 때 국가보건의료체계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공공재적 성격이 매우 강한 산업분야임에 따라 경제상황 등 경기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는 특성이 있으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산업으로서 가치가 매우 큼에 따라 연구개발혁신을 통한 시장선점과 점유확대를 위해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R&D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의약품분야에서의 새로운 혁신(신약개발 등)을 위해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1개 신약개발에 자본비용을 포함하여 최소 40억달러에서 최대 11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대다수 제약선진국들은 국가차원에서 민간 R&D에 대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공적투자를 확대하고 치료제 개발 촉진을 위한 경제적,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제약산업의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조세지원을 통한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이미 지난 2010년 2월 8일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R&D 세제지원 대상기술에 의약품관련 기술을 선정한 바 있으며, 연구개발지원과 체계적인 육성을 통한 글로벌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1년 3월 30일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2013년 7월 19일 제1차 제약산업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등을 통해 각종 지원 정책을 시행중에 있다.
EU집행위원회가 지난 2012년 발표한 보고서(2012EU 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에 의하면 제약, 바이오분야가 세계적으로 전체 산업분야 중 R&D 투자 증가율이 15.1%로 가장 높은 분야로 랭킹됨으로써 제약산업분야가 어느산업보다도 R&D혁신 역량확보를 통한 부가가치가 높은 성장산업임을 입증한 바 있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매출과 수익창출, 연구개발을 통한 독점시장 창출은 더이상 다국적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나라 제약산업계에도 점차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며 최근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버릴&컴퍼니의 보고서(2010)에 의하면 블럭버스터의약품들의 특허만료로 다국적제약사들의 시가총액은 10년전과 비교했을 때 48% 감소되었으며, 이들 거대제약사들의 오리지널의약품 비중도 대폭 감소될 전망(2007년 60%/5210억달러→2016년 52%/6,670억달러)인 반면, 제네릭의약품의 비중은 증가될 전망(2007년 11%→2016년 17%)이다.
그러나 인구고령화,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에 따른 신종질환, 난치성․만성질환 증가에 따른 의료재정 악화, 수명증가 및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삶의질 향상에 대한 욕구증대 등으로 혁신신약에 대한 수요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증상완화 목적의 일반 블럭버스터약물보다 생존률증대, 치료효과개선, 질병진행지연 등 관련 환자맞춤형 specialty drug매출이 증대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자국산업보호 및 지재권 보호 강화 추세 및 신흥국시장의 급성장 및 수요다변화에 따라 제네릭중심의 성장은 한계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연구개발을 통해 비용대비 효과가 극대화된 혁신약물개발만이 시장점유확대를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될 전망이다.
환자맞춤형 specialty drug등 틈새시장 공략 강소제약기업 급부상
결과적으로 다국적제약사들의 거대품목 특허만료와 혁신신약개발 정체현상은 이들 기업들의 시장가치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기술개발 능력을 겸비하고 환자맞춤형 specialty drug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강소제약기업들의 급부상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11월 21일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2013년도 우리나라 연구개발활동조사결과에 의하면 2013년도 우리나라 총연구개발비는 총 59조 3009억원으로 세계 6위를 차지하였으나 GDP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은 4.15%로서 세계 1위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구 천명당 연구원수는 6.4명으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연구개발투자규모 및 보유연구인력규모면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개발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할 경우 글로벌 제약시장에서의 시장점유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제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약개발을 필두로 하는 제약산업은 이와같은 경제적 측면이외에 인구누령화 등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고질적인 여러 내부악재개선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노령화는 생산가능인구 비중감소와 병행하여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중장기 재정전망 연구보고서(2010)에 따르면 65세이상 노인 1인당 약품비는 64세이하의 4.6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20년 건보재정은 47조 7000억원의 재정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약개발은 신규 치료대안제공을 통해 국민의료비 재정절감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는 수단임에 따라 제약산업의 국민의료비 절감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증가될 전망이다.
지난 1996년 의료비지출패널서베이(Medical Expenditure Panel Survey, MEPS)자료를 1996~1998 년으로 확대해 추가 분석한 결과, 낮은 연령의 의약품(즉, 신약)은 약제비 지출의 증가를 상쇄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의료비의 지출을 7.2배나 감소시켜 준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음(F. Lichtenberg, 1996)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 예로 알츠하이머질환의 경우 치료제가 제대로 작용하는 비율(Response Rate)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매년 처방되는 의약품이 15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나 70%에 이르는 11억달러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의료재정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진 바 있다. 이경우 Response Rate를 높일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될 경우 의료재정 건전화에 막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경제성장을 견인해오던 대표적인 주력업종들 대다수가 총체적인 위기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현 주력업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고 동시에 시장점유력과 국민경제 전후방 파급력이 높은 제약산업과 같은 핵심거점산업의 연구개발 혁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약산업의 글로벌 시장경쟁력 원천인 연구개발에 대한 우리정부의 투자규모는 표면적으로는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2013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에 의하면 2013년 기준 생명과학과 보건의료분야에 지원된 정부지원액은 1조9324억원에 이르고 있어 실로 막대한 규모가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연구개발 로드맵 구축 시급
그러나 이가운데 정작 의약품개발분야는 2885억원만 지원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마저도 기업의 체감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다수 제약기업들의 여론은 생명과학과 보건의료분야에 투자된 그 많은 자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여졌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답은 간단하다.
특허청의 2012년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정부주도로 국내출원한 바이오특허 1만 923건 가운데 사업화로 이전된 것은 540건으로 전체의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제약산업계의 기술개발수요와 사업화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부족한 연구개발에 대다수 자금이 투자되고 정작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신약개발기업들은 자체 민간자금으로 연구개발사업을 꾸려오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정부지원자금을 거의 만져보지도 못하고“수천억의 비용을 쓰고도 글로벌 신약은 0개”라는 불필요한 여론의 비난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적인 연구개발생산성 제고를 위해 산업수요에 입각한 자원배분과 이를 위한 시스템구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고질적인 연구개발생산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도 지난 2012년 9월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자문보고서에서 지난 25년간 바이오분야 기초연구성과가 신약개발로 연계되지 않음을 지적한 바 있고 심지어 타겟발굴을 위한 기초연구성과들은 기업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끎으로써 제약산업 생산성을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치료제 개발 촉진을 위한 공적투자확대, 기초연구성과의 상용화 연계 활성화를 위한 상위차원의 리더쉽 및 산학연네트워크 구축, 치료제 개발 촉진을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방안등을 제시한 바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약산업이 보유인력와 기술, 자본의 융복합을 통해 글로벌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로서의 결과물인 혁신성과(신약등)창출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각종 내부악재 개선에 기여한다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서는 제약산업의 수요에 입각한 국가적 연구개발로드맵 구축과 이를 근간으로 하는 자원배분, 산학연역할분담 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스템적 환경구축이 시급히 필요할 것 같다.
지금 이시간 글로벌 시장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으며 인구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각종 연금, 기금 재정고갈 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대응을 위한 준비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실장)
이권구
201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