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크, R&D 고집할까·M&A 눈 돌릴까
고집스럽게 R&D에 주력할 것인가 아니면 M&A로 눈을 돌릴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머크社는 오늘날 세계랭킹 3위로 꼽히는 굴지의 제약기업임에도 불구, 기존의 쌍끌이급 간판품목들이 잇따라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어 황색등이 켜진 상황이다. 즉, 오는 2006년이면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가 특허만료에 직면하고, 뒤이어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마저 2007년에는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예정으로 있는 것.
이에 앞서 항궤양제 '펩시드', 항고혈압제 '바소텍' 및 '프리니빌', 콜레스테롤 저하제 '메바코' 등이 최근 3년 새 미국시장에서 줄줄이 특허가 만료됐었다.
반면 이들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을 블록버스터 후속신약은 아직 확실하게 눈에 띄지 않고 있어 향후 회사의 제품 파이프라인을 우려하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 같은 시각을 반영한 듯, 지난 2001년 초 이래 경쟁제약사들의 주가가 평균 23% 뒷걸음질친 반면 머크株는 36%가 떨어져 하락세가 좀 더 두드러진 양상을 보였다.
물론 '조코'의 특허만료로 인한 파장이 그리 심각한 수준의 것에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조코'가 지난해 머크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기록했던 점유율은 12%.
게다가 쉐링푸라우社의 새로운 콜레스테롤 저하제 '제티아'와 '조코'를 복합한 이른바 '콤보필'(combo pill)을 선보이기 위한 작업이 이미 상당정도 진행되고 있다.
장차 '조코'와 '제티아'의 복합제형이 한해 20억달러대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올 정도로 잠재력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스탠퍼드 C. 번스타인 증권社의 리차드 에반스 애널리스트 등이 그 같은 견해에 동조하고 있는 이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콤보필이 '조코'의 특허만료로 인한 잠식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이견을 내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COX-2 저해제 계열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가 최근 3년 동안 특허만료로 인해 발생한 머크의 매출손실분을 상쇄하는데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역할을 수행하지는 못했음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바이옥스'는 한해 35억달러 안팎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와 2001년도에 이 약물의 실적은 각각 25억달러·23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서는 '바이옥스'가 심부전이나 뇌졸중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연구결과들까지 공개됐다.
오는 2004년 허가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바이옥스'의 후속약물로 주목받고 있는 '아콕시아'(Arcoxia)도 잠재력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콕시아'는 오늘날 치열한 경쟁이 '현재진행형'인 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다섯 번째로 진입할 새로운 주자로 주목받아 왔다.
이밖에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PPAR'과 항우울제로 막바지 단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이멘드'(Ement) 등도 미래의 기대주로 꼽히고 있기는 하다.
핍스 서드 은행의 펀드 매니저 존 피셔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와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 이외에 천식약 '싱귤레어', 항고혈압제 '코자' 등 기존의 간판급 품목들이 지금도 꾸준하게 두자릿수 성장세를 고수하고 있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당초의 예상치를 다소나마 웃도는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반면 한 소식통은 "내부적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현실이 자칫 머크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화이자를 비롯한 다른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경우 M&A나 라이센싱 제휴를 통한 신제품 확보 등을 통해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것.
한 애널리스트는 "머크의 최고경영자인 레이먼드 길마틴 회장이 이제는 M&A 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머크는 19일로 메드코 헬스 솔루션社에 대한 분사(spin off)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메드코는 20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별도의 법인으로 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머크는 지난 1993년 66억달러에 메드코를 매입했으나, 최근 1년여 동안 회사를 분리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전문가들은 메드코의 분사가 머크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머크의 토니 플로호로스 대변인은 "메드코에 대한 분사작업의 완료로 우리는 제약사업 부문에 한층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덕규
200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