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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외자제약사들이 약가인하와 관련, 고민하고 있다.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형성돼 있으나 독불장군식으로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문제라 고심하고 있는 것.
특히 상당수 품목이 포함된 일부 외자제약사들 경우 고심의 강도가 더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단 당초 예상한 것보다 소폭 인하되며 약가인하에 따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종증권 오승택 애널리스트는 "이번 약가인하는 예상보다 인하폭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돼 향후 제약사들의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전망이다"며 " D제약 경우 34개 품목에 대해 약값이 평균 1.4% 인하돼 19억원의 손실효과가 예상되지만 원가를 보전받지 못했던 퇴장방지약에 대한 약값인상으로 8억원의 손실보전이 예상돼 이번 방침에 따라 전체적인 손실은 11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밖의 대형제약업체들도 대상 품목수가 적어 손실금액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애초 강한 대응이 예상됐던 국내 제약사들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외자제약사들 경우는 다르다.
대부분 제약사들의 매출주도 주력제품이 대부분 포함돼 당장 뿐 아니라 향후에도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KRPIA의 한 관계자는 " 이번 인하에 따른 '임팩트'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영향이 계속되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진행됐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합리적으로 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100을 받으려고 했는데 입장을 생각해서 10만 받겠으니까 받아들이라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해법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
'최저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 조사인데 주력제품만 포함됐다는 것은 타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간단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소송비용, 정부와의 관계 등을 감안할 경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모제약사 경우 이전에 1심만 진행됐을 뿐인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조정신청이 안돼 소송을 진행, 3심까지 갈 경우 2-3년으로 예상되는 기간도 기간이려니와 비용도 엄청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
이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며 타 업소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외자제약사 한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한다면 대미지가 커 움직일 수 있겠지만 1-2%밖에 안될 경우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한 고민이 뒤따른다"며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제약사가 움직임에 나설지도 관심이고 모든제약사가 나설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각각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거론되는 제약사는 인하대상이 많고, 이에 따라 손실액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제약사들. 하지만 이들 제약사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이들 제약사 한 관계자는 " 내부적으로는 논의가 상당히 되고 있는데 입장정리는 힘들다 "고 전했다.
여기에 장기화를 가늠하는 또 다른 요인은 외자제약사들은 본사와의 의견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점.
이 경우도 업소마다 다른 가운데 모 제약사 경우 해당국가의 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넣는 일은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본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내부 조율을 거쳐 몇몇 제약사가 나설 경우, 전면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결국 인하대상품목수와 손실금액이 많은 업소들이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다음주 보험약가제도 및 의약품유통제도 개선(제약사들이 도도매를 약가인하 원인으로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구입가미만 판매 도매업소와 부도난 도매 및 요양기관에 대한 조사분만 이번에 구제된 것으로 알려짐)에 대한 방침을 밝힐 예정으로, 정부 방침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권구
200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