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넘어 대안 제시하는 약준모로"…약준모가 학술제에 담은 '미래'
박현진 회장 "영리형 약국 확산, 약사 존재가치 흔드는 문제…대국민 여론전 이어갈 것"
김은혜 조직위원장 "연수교육 학점 없어도 500명 이상 등록…약사들의 '진짜 관심사' 확인"
입력 2026.10.12 06:00 수정 2026.10.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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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약준모 회장(왼쪽)과 김은혜 부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현안에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변화하는 환경에는 한발 앞서 약사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 회장이 약준모의 향후 방향으로 '대안을 먼저 제시하는 집단'을 내세웠다. 현안이 발생한 뒤 비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사의 역할과 미래를 연구하기 위해 자체 정책연구소 발족도 추진한다.

박 회장은 11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6 약준모 학술제'에서 약업신문과 만나 "대한약사회보다 먼저 움직이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집단으로 약준모를 변화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당면 현안 가운데서는 '과도한 영리 목적의 약국' 확산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약사가 전문가보다 판매자로 인식될 경우 비대면진료와 처방약 배송,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각종 규제 완화에 맞서 약사의 전문성과 존재 이유를 설명할 근거마저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등에 대해서도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을 차단할 안전장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자가주사제 원내조제 의심 사례 등 현장에서 확인되는 약사법 위반 사례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민원과 처벌 요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약준모는 대국민 여론전도 강화한다.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창고형 약국,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의약품 규제 완화 전반의 문제를 국민에게 알리는 외부 미디어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와 추가 집회 개최도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날 학술제 프로그램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AI 바이브코딩과 부동산, 약국 제품 구성, 건기식 소분 등 기존 약사 연수교육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실전형 주제가 대거 포함됐다.

학술제를 총괄한 김은혜 약준모 부회장 겸 조직위원장은 "제도권 단체에서는 다루기 어려웠던 약사들의 실제 관심사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응도 컸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부동산 강의는 모집 이틀 만에, AI 강의는 3일이 채 되지 않아 마감됐다. 전체 등록자는 3·4층 프로그램을 합쳐 500명을 넘어 600명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특히 연수교육 평점이 제공되지 않는 자발적인 학술행사였다는 점에서 약사들의 새로운 교육 수요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다음은 박현진 회장과 김은혜 부회장 겸 조직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박현진 약준모 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박현진 약준모 회장]
Q. 이번 학술제를 통해 회원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서 약사의 직능을 살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강의들도 그런 목적으로 준비했다.
AI부터 발성법, 실제 약국 현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까지 약사들이 다양한 내용을 접하고 이해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Q. 현재 약사사회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보는 현안은 무엇인가.
과도한 영리 목적의 약국이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처럼 확산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비대면진료와 처방약 배송,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여러 현안에 대응하려면 약사가 전문가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약사 스스로 오로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왜 약은 약사만 판매해야 하는가', '왜 의약품 배송을 제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응할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이런 영리형 약국의 확산은 약사의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

Q. 이를 막기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과도한 영리 목적의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지책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약사가 아닌 외부 자본이 약국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임대 지원을 비롯해 여러 우회적인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 원칙은 분명하다. 약국은 약사와 약사의 자본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 이 원칙이 충실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Q.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약 배송 논의에서 필요한 안전장치는 무엇인가.
의약품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우선돼야 한다. 특히 청소년이 가족이나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의약품을 수령하고 이를 모으는 등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무분별한 의약품 배송 자체를 막는 것이 우선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약품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Q. 자가주사제 원내조제 의심 사례 등 제도와 실제 현장 사이의 간극도 지적해왔다. 추가 대응 계획은.
관련 사례에 대해 계속 민원을 제기하고 제보도 받고 있다. 명백하고 의도적인 약사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근거한 엄격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일선 약국에서 실수나 의도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분하면서, 오히려 의도를 가진 위반 행위에 관대하게 넘어가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약준모는 앞으로도 관련 사례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민원 제기와 처벌 요청을 이어갈 계획이다.

Q. 약준모가 앞으로 집중할 현안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의약품 전반의 규제 완화가 국민 건강과 보건의료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리는 대국민 홍보와 여론전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만간 시사주간지 유튜브 출연도 예정돼 있다. 비대면진료와 창고형 약국,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의약품 규제 완화 전반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다룰 예정이다.
지난 집회 이후 시민단체에서도 추가 행동을 먼저 제안하고 있다. 10월이나 11월 중 추가 집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다음에는 행진 등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Q. 약준모는 감시·투쟁 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번 학술제에서는 학술과 약국 실무 영역도 강조됐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지향하나.
'대안을 먼저 제시하는 집단'으로 변화시키고 싶다. 더 이상 대안 없는 비판에 머무르기보다 대한약사회보다 먼저 움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단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물론 필요한 순간에는 현안에 맞서 투쟁하고 저항해야 한다. 그러나 약사사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약사가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발전해야 하는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색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말에는 약준모 자체 정책연구소를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여러 현안 때문에 준비가 다소 밀리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Q. 이번 학술제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 중 하나가 AI 관련 강의다. 당일 한 번 강의를 듣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달 이상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별도의 카카오톡방을 통해 미리 과제를 수행한 뒤 현장 실습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약사들이 상당히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했다고 들었다. 이런 교육이 실제 약국 현장에서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성법이나 일반의약품, 건기식 소분 등도 마찬가지다. 혼자 고민하면 어렵게 느껴지는 것들을 다른 약사의 실제 사례와 경험을 통해 접하면 현장에 적용하는 문턱을 낮출 수 있다.

Q. 회원 약사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여러 현안으로 약사들이 많이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불가능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준비할 수 있다. 그렇게 꿈을 갖고 나아간다면 모든 것이 최악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약사들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미래를 함께 꿈꿨으면 좋겠다.
 

김은혜 약준모 부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김은혜 약준모 부회장·학술제 조직위원장]
Q. 이번 학술제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대한약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지부 학술대회나 FAPA 등의 행사를 준비해보니 공식 단체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에는 일정한 제약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준비한 AI 실습이나 부동산 강의 같은 내용은 약사들의 관심이 높더라도 공식적인 단체가 앞장서 다루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이번에는 약준모 학술제인 만큼 제가 관심을 가져왔고, 특히 30~40대 약사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부동산은 약사들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분야지만 정식으로 교육받을 곳을 찾기 쉽지 않다. AI 바이브코딩 역시 단순한 설명을 넘어 실습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교육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부분까지 다루면서 약사들의 실제 삶과 약국 현장에 좀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는 데 이번 학술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특히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AI와 부동산은 평소 제대로 개설된 교육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중점을 뒀다.
또 하나 고민했던 것이 약국의 제품 구성을 통해 어떻게 수익성을 높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구성하고 판매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사사회에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다행히 이 분야에 관심과 경험이 있는 약사들이 직접 강의를 맡아줬다. 약국을 운영하는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

Q. 최근 약사들의 교육 수요가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했나.
반응이 상당히 명확했다. 부동산 강의는 모집 이틀 만에 마감됐고 AI 강의 역시 3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존에도 당뇨나 건강기능식품 등 좋은 강의가 많았지만 이번 모집 과정을 통해 약사들이 새롭게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마감 이후에도 추가 신청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 다음 학술제를 준비하게 된다면 강사들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수강 인원을 확대하거나 송출·녹화 등의 방법을 활용해 보다 많은 약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싶다.

Q. 기존 약사 학술행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기존 학술제나 연수교육은 연수교육 평점이 참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학술제에는 그런 평점이 없었다. 그래서 과연 약사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지 저희도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일부 강의가 2~3일 만에 마감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교육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구나'라는 것을 확인했다.
제도권 단체에서 쉽게 다루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약사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 그런 영역을 채우는 것이 약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책임감도 느꼈다.

Q. 실제 참가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사전 등록자는 3층과 4층 프로그램을 합쳐 500명을 넘어 600명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강의마다 차이는 있지만 노쇼 비율을 10~20% 정도로 보면 실제 현장을 찾은 인원은 400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연수교육 평점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본인이 듣고 싶은 강의를 직접 신청해 처음부터 끝까지 수강한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Q. 향후 학술제를 계속 확대할 계획인가.
개인적으로는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 약준모가 행사를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집행부 구성원 대부분이 약국을 운영하면서 사실상 봉사 차원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행사를 확대하자고 할 수만은 없다. 내부적인 논의와 설득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회원과 외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Q. 약사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결국 모두가 함께 잘사는 약사사회를 만들고 싶다.
약사는 사회적으로 부여받은 역할이 있다. 환자를 돌보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은 보건의료인이다. 이런 약국 인프라가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은 상당히 크고, 그것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사사회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 제도권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그 밖에서 필요한 부분을 약준모가 연결하고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많은 약사들이 함께 참여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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