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활성화 모범 약국 모범 약사 ⑥인터넷 쇼핑몰
박정완 약사 / 경기도 고양시 정다운약국
입력 2007.01.28 17:00 수정 2007.01.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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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정다운약국을 찾아가기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에서 도보로 약 15분을 쉼 없이 걸어간 후 코너를 돌아야 찾을 수 있는 정다운약국을 들어서자마자 맨 처음 느낀 것은 '포근하다', '깨끗하다', '정갈하다'였다.

쇼핑몰을 만들어 의약외품(건기식·화장품·샴푸 등)을 전략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정다운약국은 20평 내외로 장식장의 대부분이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로 채워져 있다. 또 주변에 병원이 즐비한 것도 아니거니와 나홀로 약국으로 처방전을 독식하는 것 또한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약사가 세명에 직원이 두명이나 된다. 

이 모든 것들이 기자가 생각해왔던 약국의 모습을 단숨에 통속적인 고정관념으로 만들어 버렸다.

기다리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의문을 생기게 했던 정다운약국의 박정완 대표약사(45세)는 "기다리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며 반갑게 맞아줬다.
'어떤 질문부터 시작해야할까' 고민할 겨를도 없이 박 약사의 대답은 시작부터 너무도 명쾌했다.
 
"경영 활성화의 마지막 자구책이었어요"
개국 7년 차에 접어든 박정완 약사는 의약분업 시작과 맞물려 약국을 열었다.
"처음엔 조제 업무로도 참 잘되었어요. 하지만 점차 약국끼리 경쟁하게 되어 처방전 수용도 줄고 경기 침체로 동네 중산층도 줄어 매약도 감소해 약만으로는 경영 자체가 버거워지기 시작했지요."

약국 임대료며 직원 봉급이며 줄줄이 돈 쓸 일들이 많았지만 직원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약국경영 자체가 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직원 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찰나, 모 업체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사실 건기식을 약국에 비치해 놨지만 판매가 용이하지 않았다. 신세대 젊은 층은 건기식에 대한 정보는 약국에서, 구매는 보다 저렴한 인터넷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
"이때 유통의 흐름을 절실히 깨닫게 됐어요. 이때부터 쇼핑몰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지만 처음엔 자신이 없었어요. 천연 화장품도 들여다놓고 잘 해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고배도 마시고…. 마지막으로 '한번 도전해보자'는 심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뛰어들었지요."

인터넷 쇼핑몰이 뭔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막막해서 알 길이 없었던 박 약사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공부에 팔을 걷고 나섰다.
"GS스토어나, G마켓 같은 큰 쇼핑몰에는 무료로 창업주 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경영 컨설팅에서부터 하나하나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해 나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박 약사는 이를 두고 결코 '타개책'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약사의 기본 직능은 약을 다루는 겁니다. 이게 주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지요. 이것은 약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약사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방편이었을 뿐이에요."

쇼핑몰 창업 과정서 '소비자 지향형' 마인드로 변화
박정완 약사는 쇼핑몰 창업을 앞두고 이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약사로서의 마인드를 확 바꿨다고 강조한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로 바뀌었어요. 이것은 비단 건기식·화장품 판매에 관한 것이 아니예요. 쇼핑몰이 약을 제외한 OTC를 구매하기 위한 공간이라면 약국은 환자들이 의료혜택을 받기 위한 서비스 공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정다운약국에 느꼈던 첫인상에 대한 명료한 풀이였다.

그래서 박 약사는 소비자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사용해본 후 임상 데이터를 만들어 업체에서 하는 홍보를 냉철하게 평가한다. 이쯤 되면 쇼핑몰에는 자신 있게 상담해줄 수 있고 자연히 약국은 입소문이 나게 마련이다.

"약사가 변하면 약국이 변하고 약국이 변하면 안 아픈 환자도 계속 '안 아프기 위해' 오게 된답니다."
약을 다룰 때는 냉철하게, 소프트한 제재를 다룰 때는 마인드까지 소프트하게 변화해야 철저한 소비자 지향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직능의 활용, 쇼핑몰 건기식 판매서 해답 찾아
약사직능의 활용에 있어서 건기식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회자돼 왔다. 이런 점에서 박정완 약사는 쇼핑몰을 이용해 약사직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케이스.
실제로 박 약사의 쇼핑몰에는 건기식·화장품을 포함해 샴푸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그 중에서 박 약사가 진가를 발휘하는 품목은 단연 건기식.

"작년에 의사 8000명이 건기식 교육을 받았어요. 그밖에 일반인들도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앞다퉈 교육을 필히 받아야 하지요. 약사요? 약사만이 건기식 판매에 있어 유일하게 교육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직능이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가 안주해선 안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타 직능의 사람들이 앞다퉈 업계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이미 갖추고 있는 직능집단인 약사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게 되면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정다운약국의 모든 약사들은 철저하게 약과 상담만 다룬다. 인터넷 관리는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하고, 쇼핑몰에 문의가 뜨면 곧바로 약사가 접수하고 상담 글을 남긴다. 어느 날에는 산간 지방에서 급하게 전화가 걸려와 상담을 요청한 고객도 있다고.

"인터넷은 도시뿐만 아니라 산간 오지까지 모두 상담이 가능하지요. 교통이 편리한 도시 고객들과 산간 지방 고객들과는 그 편의성의 차이가 매우 커요. 즉, 약국에서는 동네 약사지만 인터넷에서의 제 위치는 '전국 약사'가 되는 셈이랍니다."

이런 경우 상담에 만족한 소비자가 고정고객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 심지어는 자라탕·개소주를 애용하던 소비자가 박 약사의 약국으로 찾아와 건기식을 달라고도 했다고. 이럴 때마다 박 약사는 약사로서의 보람이 생겨 만족감이 높아진다고 한다.
"약은 약사가 말을 걸지만 건기식은 제품이 말을 걸게 되는 것 같아요."(웃음)

"곧바로 고수익을 내려는 욕심은 금물이에요"
박정완 약사가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쇼핑몰을 직접 만들기란 절대적으로 무리였다. 컴퓨터 전공자도 아니거니와 약국을 운영하는 상태에서 45세의 나이로 모든 것을 마스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비용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도메인도 3년 장기계약으로 했고, 업체에 의뢰해 홈페이지도 별도 구축했다.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국가에서 의무화한 인터넷 판매 관련 교육 필증도 받고 쇼핑몰 사업자 등록도 했다. 업체 사람에게 부탁해 직원들이 능숙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도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오픈을 한 것이 작년 3월. 초반에는 익숙지 않아 매출이 약국 전체 매출과 비교해 10% 수준이었다. 하지만 꾸준하고 성실하게 운영한 결과, 얼마 가지 않아 평균 매출의 30%대는 고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오픈 1년도 채 되지 않은 것에 비해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니 꽤 괜찮은 '과외 수입'이 되는 셈이다.

"곧바로 투자비용을 뽑으려 하면 절대 안돼요. 물론 매출이 좋을 때는 약국 매출보다 높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고정 수익이라고 볼 수 없지요. 쇼핑몰이 본업이 아닌 데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데 급급해 도전하려는 하거나 혼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님들께는 정말 말리고 싶어요."

분업 시대에서 약사라는 직능을 가지고 10년을 내다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 박 약사의 지론이라니 이 또한 염두 해 둘만한 '마인드'다.

인지도 확보의 시작은 '신용'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지만 소비자가 정다운약국 쇼핑몰을 알고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인지도가 가장 큰 관건이라는 의미. 이를 위해 박정완 약사는 타 쇼핑몰 '미니샵'을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경영 컨설팅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미니샵을 알게 되어 그곳과 연동했지요.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우선은 소비자가 알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였거든요."

그 후 세심하고 전문적인 고객 상담은 신뢰도와 사이트 신용에 큰 밑거름이 되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박 약사는 철저하게 유통기한을 제한, 제품을 선별하고 발굴했다.

"처음엔 기준을 잘 몰라서 브랜드 위주로 선별했지만 오래가지 못하더라고요. 약국을 동시에 운영하다보니 약국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이런 것은 철저하게 따져야 한답니다."

이를 위해 박 약사는 때에 따라 미국 건기식 제품 평가 사이트에 들어가 철저히 제품을 숙지하고 타 사이트에 동일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 지 모니터링을 수시로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객들에게 휴대용 케이스나 건강 책자를 동봉해 배송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자본으로 낮은 가격에 우후죽순 끼워팔기를 하는 일반 사이트들을 잠재울 수 있는 비결 중 핵심이 여기에 있었다.  
때문에 오프라인인 약국에서의 판매가와는 약간 차이를 보인다. 약국에 찾아와 상담받는 소비자들이 가격 저항을 보일 때엔 곧바로 "저희 사이트로 오셔서 사시면 된다"며 명함을 건넨다. 때문에 오프라인 소비자들의 호응도 또한 좋다고.

"소비자들이 저희 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이 알아요. 그들에게 온-오프의 차이를 설명해주고 더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되는 거지요."
유통라인을 넓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팁이 아닐 수 없다.

박정완 약사는 기자가 만난 많은 약사들 가운데 변화하는 세상에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분업을 대비해 '준비된 약사'로서 마인드를 길러왔고 무한 경쟁 시대에 약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절감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국 간 경쟁을 필요충분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초반 실패로 인한 수익 저조에 집착해 좌절하지 않고 또 다른 활로를 모색했다.

이러한 노력과 도전은 궁극적으로 박 약사가 약국 불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관련기사 보기 : 인터넷 쇼핑몰, 의약외품 판매 새 활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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