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제한·약 배송 금지? 선진국엔 없다"… OECD "비대면진료, 유연성 포용해야"
미국·호주 등 주요국, "초진·재진 획일적 제한 없고 의약품 위험도·임상 판단이 기준"
국내 검토 중인 7일 처방 제한·약 배송 금지 조치에 "글로벌 스탠다드 역행" 지적
입력 2026.07.14 16:57 수정 2026.07.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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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시행을 앞둔 비대면진료의 제도적 안착을 위한 의료법 하위법령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OECD 6개 회원국 모두 '비대면 초진'을 이유로 한 행정적 처방 제한 규정을 두지 않고 의약품 배송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의 형식적 구분이 아닌 개별 약물의 위험도와 의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할 때, 국내 비대면진료 정책 역시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제도의 유연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면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4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발표한 'OECD 주요국 비대면진료 정책 현황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6개 회원국은 초진과 재진을 기계적으로 구분해 비대면진료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보건당국이 도입을 논의 중인 '비대면 초진 시 7일 이내 처방 제한'과 같은 일률적 행정 규제는 조사 대상 6개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호주는 처방권이 각 주 법령에 근거하며 의약품 분류 및 약제급여제도(PBS)에 따른 표준 처방 규정을 따를 뿐, 대면과 비대면 방식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최대 6~12개월분의 처방도 가능하다. 미국 역시 비대면 초진이라는 이유로 연방 차원에서 처방일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으며, 의사의 판단 하에 마약류조차 90일분에 해당하는 복수의 처방전을 순차 발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정 의약품의 처방 제한 기준 또한 대면·비대면 진료 여부가 아닌 개별 약물의 '위험성(Risk)'에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 논의 중인 탈모치료제 등 저위험군 의약품의 비대면 초진 처방 금지 제도는 주요국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미국 연방법의 규제는 철저히 마약류에 집중되어 있으며, 호주의 경우 의료용 대마(Schedule 8) 등 고위험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시 철저한 모니터링을 요구하지만, 이는 대면 진료와 동일하게 적용되는 안전장치일 뿐 비대면 진료라고 해서 제한 범위를 넓히지 않는다. 뉴질랜드와 스웨덴 역시 비대면진료에 국한해 처방 불가 의약품 리스트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대면 수령을 요구하며 금지하고 있는 '의약품 배송' 부문에서도 6개국은 모두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호주는 약사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환자 대면 없이 약을 조제하고 배송하는 '간접 조제'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우편 약국 및 인터넷 약국을 통한 광범위한 의약품 배송을 보장하며, 스웨덴은 국가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배송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독일 또한 비대면진료로 발행된 전자처방전에 대해 환자가 원할 경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OECD 사무국 측은 협의회와 화상 면담을 통해 "비대면진료 정책의 핵심은 경직적인 상한이 아니라 유연성을 보장하여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재진 등 형식적 구분에 얽매인 획일적 규제는 비대면진료의 효용성을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헬스케어 트렌드에 발맞춰 환자 상태와 의약품 위험도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재설계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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