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정상 간 10배 무게 희귀병 환자 간이식 성공
간에 물혹 생기는 다낭성 간질환 60대 여성 건강 회복
입력 2023.05.12 15:33 수정 2023.05.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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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간 무게가 12.1kg으로 정상 간 무게의 10배 이상이었던 다낭성 간질환 환자가 무사히 이식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되찾았다.
 

세브란스병원 이재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식 간 기능 최종 검사를 받은 김옥희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료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식외과 이재근 교수가 다낭성 간질환 환자 김옥희(61세, 여)씨에게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10여 년 전 간에 물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김 씨는 2020년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튀어나온 배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었다. 혈색도 안 좋고 배를 빼고는 눈에 띄게 말라 있었다. 검사 결과 다낭성 간질환 진단을 받았다.

다낭성 간질환(polycystic liver disase)은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뭉쳐져 생기는 물혹 같은 덩어리가 간 전체에 20개 이상 생기는 희귀병이다. 물혹은 계속 커져 간 기능을 떨어뜨린다. 건강한 성인의 간 무게는 1.2~1.8kg 정도지만 다낭성 간질환을 앓으면 물혹이 간에 붙어 간 무게가 10배 이상 늘어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거나 복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약물로 물혹 크기를 줄이지만, 물혹을 직접 터트리거나 체액을 빼는 배액술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물혹이 커져 다른 장기를 압박해 호흡 곤란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

지나치게 커진 물혹으로 식사하지 못하고 호흡이 어려워진 김 씨에게 의료진은 간 이식을 결정했다. 혈액형 부적합 간 이식을 위해 감염내과와 진단검사의학과가 협력해 각종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항체 분비량을 떨어뜨려 이식 거부 반응을 낮췄다.

보통의 간 이식은 간에 이어진 하대정맥(다리에서 올라오는 혈관)을 막고 간을 떼어내며 진행한다. 하지만 혈관이 약해진 김 씨는 하대정맥을 막을 경우 혈압과 심박 수가 불안정해지고, 심한 경우 혈관이 터져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

이에 이재근 교수는 에크모(인공심폐기‧ECMO)를 이용해 하대정맥에서 올라오는 혈액을 직접 심장으로 돌렸다. 간 이식에서 에크모를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에크모 이용 시 도관을 삽입해야 해 혈관 손상 위험이 있어 수술 난도가 올라간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나 김 씨는 지난해 12월 퇴원했으며, 최근 검진을 통해 이식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 씨의 경우 간 무게가 체중의 25%에 달할 정도로 커져 있었지만, 이 교수의 수술은 11시간으로 짧았고 수혈도 200cc 정도에 불과했다.

이재근 교수는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희귀 질환인 다낭성 간질환은 국내 수술 케이스가 적다”며 “성공적으로 마친 이번 수술의 경우 공여자와 혈액형이 다르고 에크모까지 사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의료진이 협진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믿고 따라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 결과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주관 국제 학술대회 ‘HPB Surgery Week 2023(HPB 수술 주간)’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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