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돼 온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와 관련한 마약퇴치성금 문제가 관례에서 큰 변화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표면적인 '봉합'과는 달리 또다른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진행된 서울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매년 신상신고에서 회비와 함께 거둬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로 전달해 온 마약퇴치성금이 화두로 등장했다.
얘기는 성금 납부를 회원 자율에 맡기자는 말이 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한 대의원이 마약퇴치성금을 회원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일부 지역 약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배경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발언을 하면서부터다.
이후 납부를 회원 자율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정한 특정 지역 약사회로 강남구약사회가 거론됐고, 김동길 강남구약사회장이 발언대에 서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성금 납부를 회원의 자율에 맡기자는 지역 약사회장들은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성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 '서울 본부의 조직과 시스템을 바꾸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적어도 성금이라면 회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그래도 성금을 걷어 전달한 다음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관련 업무와 사업을 잘 진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관례적으로 전달해 온 성금을 전달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단체에서 마약퇴치운동을 왜 약사회 주도로 진행하느냐는 말이 있는 상황에서 성금이 없으면 조직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며 관례대로 성금을 전달하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문제가 확대된 것은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가 최근 진행한 사업과 관련해 별도로 제작한 자료를 얘기가 진행중인 총회자리에서 배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초 마약퇴치성금과 관련한 문제를 거론해 온 지역 약사회장들은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 지역 약사회장단이나 협의회 내부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기총회에서 마약퇴치성금 문제가 언급되면서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다는 것이 이들 지역 약사회장들의 말이다.
특히 마약퇴치성금 문제를 먼저 거론한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 쪽에서 별도의 자료를 배포하면서, 사전에 문제를 거론하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문제를 거론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배포함으로써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약사회 회장은 "총회 자리에서는 얘기를 안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면서 "서울본부에서 자료까지 준비하고 배포한 것으로 봐서는 사전에 얘기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마약퇴치성금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역 약사회와 지역 약사회장, 진원지로 지목된 약사회장협의회에만 좋지 않은 인식이 생겼다는 불만이 지역 약사회장들 사이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본부의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성금 사용처를 회원이 알 수 있도록 도모한 것이 이상한 방향으로 마무리됐다는 불만이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어떤 목적에 어떻게 성금이 쓰이는지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얘기가 시작됐는데, 결과적으로 얘기를 꺼낸 쪽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다른 지역 약사회장은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의 존폐를 언급한게 아니라, 적절하게 성금이 운영될 수 있도록 조직 쇄신을 주문한 것이었는데 과정이 엉뚱하게 흘렀다"면서 "지역 약사회장 누구도 마약퇴치운동이나 서울본부의 사업에 딴지를 걸거나 하자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마약퇴치성금은 거둬서 서울본부에 전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서울본부와 지역 약사회장단 사이에 생긴 골은 깊어진 양상이 됐다.
한편, 약사회원들이 전달하는 마약퇴치성금은 해당 지역 본부에서 교육과 홍보 등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약사회 소속 회원들이 전달하는 마약퇴치성금은 상위 본부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전액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