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조직의 상처를 복구하는 재생 과정이 초기 종양 발생에서는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과 종양 전환을 촉진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거든연구소 벤저민 D. 사이먼스(Benjamin D. Simons) 교수는 6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년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정기학술대회(ICKSMCB 2026)’ 기조강연에서 장 조직의 보호 기능과 종양 발생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KSMCB)가 5일부터 8일까지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사이먼스 교수는 ‘장 종양 발생을 막는 장벽과 이를 넘어서는 과정(Unlocking Barriers to Intestinal Tumour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상 장 조직은 장 음와(crypt)의 구획 구조와 면역 감시 등으로 돌연변이 클론의 확산을 제한한다. 조직 손상·염증과 암유전자 조합은 이 보호 장벽을 무너뜨리는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승복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KSMCB)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이번 학술대회에 31개국에서 30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학회는 기조강연과 심포지엄을 비롯해 신진 연구자 세션, 포스터 발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제 연구 교류와 차세대 연구자 지원에 나섰다.
돌연변이 클론이 음와 장악해도 확산은 제한…조직 구조가 방어
사이먼스 교수는 “장 상피에는 줄기세포가 자리하는 움푹 들어간 구조인 장 음와가 있다”며 “이 줄기세포가 주변 미세환경이 보내는 신호를 받고 자가재생과 분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KRAS G12D 또는 PIK3CA H1047R 돌연변이 세포가 주변 미세환경을 바꾸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정상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방식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러나 돌연변이 클론이 하나의 음와를 차지하더라도 주변 조직으로의 확산은 구획 구조에 막혔다. 줄기세포 휴면과 면역 감시, 주변 기질과 환경의 리모델링도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을 억제하는 방어 기전으로 제시됐다.
손상 후 '태아 유사 상태' 지속…돌연변이 클론 확장
연구팀은 조직 손상이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PIK3CA H1047R 돌연변이 마우스 모델에서 덱스트란황산나트륨(DSS)으로 장 손상을 유도하자 재생 과정에서 돌연변이 클론이 급격히 팽창했다. 일부 부위에서는 국소 침윤도 나타났다.
단일세포 분석에서는 돌연변이 세포의 TROP2 양성 태아 유사 발현 특성이 대조군보다 일찍 나타나고 오래 지속됐다. 인접한 야생형(WT) 상피세포에서도 태아 유사 상태가 해소되는 시점이 늦어졌다.
‘태아 유사 상태’는 태아기 조직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일부 다시 활성화한 상태를 뜻한다. 돌연변이 상피세포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 E2(PGE2) 관련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이 재생 상태를 지속시키고 돌연변이 세포의 경쟁 우위를 높이는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제시했다.
APC 소실 세포 간 협력…주변 환경 바꾸며 선종 형성
종양억제유전자 APC를 소실시킨 마우스 모델에서는 돌연변이 유도 빈도가 낮을 때 돌연변이 클론이 음와 안에 머물렀다. 유도 빈도를 높이자 돌연변이 클론이 확장되고 선종(adenoma)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는 국소 염증과 주변 기질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 APC 소실 세포는 LGR5가 높은 줄기세포 유사 상태에서 증식성이 높은 재생·태아 유사 상태로 전환했다.
장 손상을 함께 유도하면 낮은 돌연변이 유도 빈도에서도 종양성 전환이 나타났다. APC 소실과 KRAS G12D를 결합한 모델에서도 개별 클론 수준의 유도 조건에서 전환이 관찰됐다.
APC 소실 마우스 모델에 아스피린 또는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MP) 억제제 마리마스타트를 투여한 실험에서는 초기 선종 부담이 감소했다.
“손상된 것처럼 반응”…암유전자가 이용하는 재생 과정
발표에서는 두 가지 경로를 구분했다. 하나는 손상·염증이 추가 자극인 ‘두 번째 타격(second hit)’으로 작용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암유전자 조합 자체가 비정상적인 손상 반응을 유도하는 경우다. 조직 회복에 필요한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초기 종양 발생 과정에서는 오히려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이먼스 교수는 “암유전자나 암유전자 조합은 비정상적인 손상 반응을 유도해 종양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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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조직의 상처를 복구하는 재생 과정이 초기 종양 발생에서는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과 종양 전환을 촉진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거든연구소 벤저민 D. 사이먼스(Benjamin D. Simons) 교수는 6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년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정기학술대회(ICKSMCB 2026)’ 기조강연에서 장 조직의 보호 기능과 종양 발생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KSMCB)가 5일부터 8일까지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사이먼스 교수는 ‘장 종양 발생을 막는 장벽과 이를 넘어서는 과정(Unlocking Barriers to Intestinal Tumour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상 장 조직은 장 음와(crypt)의 구획 구조와 면역 감시 등으로 돌연변이 클론의 확산을 제한한다. 조직 손상·염증과 암유전자 조합은 이 보호 장벽을 무너뜨리는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승복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KSMCB)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이번 학술대회에 31개국에서 30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학회는 기조강연과 심포지엄을 비롯해 신진 연구자 세션, 포스터 발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제 연구 교류와 차세대 연구자 지원에 나섰다.
돌연변이 클론이 음와 장악해도 확산은 제한…조직 구조가 방어
사이먼스 교수는 “장 상피에는 줄기세포가 자리하는 움푹 들어간 구조인 장 음와가 있다”며 “이 줄기세포가 주변 미세환경이 보내는 신호를 받고 자가재생과 분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KRAS G12D 또는 PIK3CA H1047R 돌연변이 세포가 주변 미세환경을 바꾸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정상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방식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러나 돌연변이 클론이 하나의 음와를 차지하더라도 주변 조직으로의 확산은 구획 구조에 막혔다. 줄기세포 휴면과 면역 감시, 주변 기질과 환경의 리모델링도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을 억제하는 방어 기전으로 제시됐다.
손상 후 '태아 유사 상태' 지속…돌연변이 클론 확장
연구팀은 조직 손상이 돌연변이 클론의 확장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PIK3CA H1047R 돌연변이 마우스 모델에서 덱스트란황산나트륨(DSS)으로 장 손상을 유도하자 재생 과정에서 돌연변이 클론이 급격히 팽창했다. 일부 부위에서는 국소 침윤도 나타났다.
단일세포 분석에서는 돌연변이 세포의 TROP2 양성 태아 유사 발현 특성이 대조군보다 일찍 나타나고 오래 지속됐다. 인접한 야생형(WT) 상피세포에서도 태아 유사 상태가 해소되는 시점이 늦어졌다.
‘태아 유사 상태’는 태아기 조직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일부 다시 활성화한 상태를 뜻한다. 돌연변이 상피세포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 E2(PGE2) 관련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이 재생 상태를 지속시키고 돌연변이 세포의 경쟁 우위를 높이는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제시했다.
APC 소실 세포 간 협력…주변 환경 바꾸며 선종 형성
종양억제유전자 APC를 소실시킨 마우스 모델에서는 돌연변이 유도 빈도가 낮을 때 돌연변이 클론이 음와 안에 머물렀다. 유도 빈도를 높이자 돌연변이 클론이 확장되고 선종(adenoma)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는 국소 염증과 주변 기질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 APC 소실 세포는 LGR5가 높은 줄기세포 유사 상태에서 증식성이 높은 재생·태아 유사 상태로 전환했다.
장 손상을 함께 유도하면 낮은 돌연변이 유도 빈도에서도 종양성 전환이 나타났다. APC 소실과 KRAS G12D를 결합한 모델에서도 개별 클론 수준의 유도 조건에서 전환이 관찰됐다.
APC 소실 마우스 모델에 아스피린 또는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MP) 억제제 마리마스타트를 투여한 실험에서는 초기 선종 부담이 감소했다.
“손상된 것처럼 반응”…암유전자가 이용하는 재생 과정
발표에서는 두 가지 경로를 구분했다. 하나는 손상·염증이 추가 자극인 ‘두 번째 타격(second hit)’으로 작용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암유전자 조합 자체가 비정상적인 손상 반응을 유도하는 경우다. 조직 회복에 필요한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초기 종양 발생 과정에서는 오히려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이먼스 교수는 “암유전자나 암유전자 조합은 비정상적인 손상 반응을 유도해 종양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