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 변호사의 쉽게 읽는 바이오 ⑤디앤디파마텍
GLP-1·GIP·GCG·아밀린으로 비만·MASH 동시 공략
주사제 한계 넘는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ORALINK’
DD01, 2상 48주서 가능성 확인…기술이전으로 확장성 부각
입력 2026.08.31 06:00 수정 2026.08.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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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한 변호사.©법무법인 위너스

· 사법시험 43회(사법원수원 33기) 합격
·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학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졸업(석사)
·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최고위혁신과정 수료(2024)
· (前) 메디톡스 법무팀장
· (前) JW홀딩스 준법경영본부장
· (前) 법무법인 에이펙스(Apex) 파트너변호사
· (現) 법무법인 위너스(Winners) 파트너변호사


비만·MASH 신약을 완성하는 4대 대사 호르몬

비만과 MASH 등 대사질환 치료제를 다룰 때는 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 GCG(Glucagon, 글루카곤) 등의 용어가 등장한다. 최근에는 아밀린(Amylin)도 추가됐다. 이들은 모두 우리 몸의 대사 작용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이들과 유사한 단백질인 펩타이드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체내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도록 만든 것이 치료제인 ‘유사체’다. 비만·MASH 치료제를 이해하려면 각 호르몬의 어떤 특징이 중요한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GLP-1(Glucagon-Like Peptide-1)

비만 치료: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강력하게 억제하고, 위장관 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지연시킨다. 이를 통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한다. 현재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 비만 치료제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기반(Base) 약물이다.

MASH 치료: 체중 감소를 통해 간에 축적된 지방을 간접적으로 줄인다. 간세포와 면역세포에 작용해 염증을 완화한다.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비만 치료: 약물로 고농도 투여하면 GLP-1과 시너지 효과를 내 체중 감소 효과를 증폭시킨다. 뇌의 구토 중추에 작용해 GLP-1의 고질적인 부작용인 구역·구토를 완화하고 내약성을 개선한다.

MASH 치료: 백색지방조직의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줄여 잉여 영양분이 간에 축적돼 지방간을 유발하는 대신 피하조직에 건강하게 저장되도록 유도한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도 뛰어나다.

GCG(Glucagon)

비만 치료: 기초대사량을 높여 에너지 소비(Energy Expenditure)를 강제로 늘린다. GLP-1이 ‘덜 먹게’ 한다면 GCG는 영양분을 ‘더 소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두 물질을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MASH 치료: 간에 직접 작용해 간세포 내에 축적된 지방인 중성지방을 분해(Lipolysis)한다. 다만 혈당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어 GLP-1과 병용할 때는 배합 비율이 중요하다.

아밀린(Amylin)

비만 치료: 음식물의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뇌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인다. GLP-1과 비슷하지만 뇌의 시상하부가 아닌 후뇌 영역에 작용한다. GLP-1과 아밀린을 함께 사용하면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식욕을 억제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MASH 치료: 체중 감소를 통해 MASH 증상을 간접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GLP-1 단일 작용제다. 최근에는 GLP-1을 기반으로 두 개 이상의 작용제를 통합해 약효를 증폭시키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는 GLP-1/GIP 이중 작용제이며, 노보 노디스크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는 GLP-1과 아밀린을 결합한 이중 작용제다. 지난 5월 발표된 임상 2상 48주 결과로 주목받은 디앤디파마텍의 DD01과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survodutide)는 GLP-1/GCG 이중 작용제다.

디앤디파마텍과 한미약품은 GLP-1/GIP/GCG 삼중 작용제도 개발하고 있다.

DD01의 이중 기전과 강력한 48주 임상 결과

DD01은 GLP-1/GCG 이중 작용제다. GLP-1의 작용으로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GCG를 통해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 지방을 더 많이 연소시킨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이후 MASH나 간 섬유화로 악화되는 것도 억제할 수 있다.

여기에 장기 지속형 기술인 페길화가 적용돼 약물이 체내 흡수 최고점에 도달하는 시간(Tmax)이 약 6일로 매우 느리고 완만하다. 이에 따라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인 구역·구토가 현저히 적다. 결과적으로 환자가 투약을 중단할 가능성이 낮은 뛰어난 내약성을 보인다.

DD01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5월 말 임상 2상 48주 조직생검 결과를 공개했다. 위약(Placebo) 투여군과 DD01 투여군의 간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뚜렷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간질환은 일반적으로 지방간→MASH(간세포 염증과 손상)→간 섬유화(Fibrosis)→간경변·간암 순으로 진행된다. MASH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하는 지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회복하기 어려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섬유화 단계를 억제하면서 전 단계의 염증과 손상을 치료하는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다. 둘째는 MASH가 악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섬유화를 개선하는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이다. 셋째는 단순히 ‘악화가 없는’ 수준을 넘어 MASH와 섬유화가 모두 개선된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DD01은 세 가지 지표인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MASH 해소와 섬유화 개선 동시 달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소규모 임상임에도 주요 지표에서 절반 안팎 또는 그 이상의 환자가 치료 목표를 달성했다.

DD01 48주 조직생검 결과.

먹는 펩타이드 기술의 완성, 오랄링크(ORALINK)

2025년 11월 화이자(Pfizer)는 멧세라(Metsera)를 100억 달러에 최종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디앤디파마텍 이보다 앞선 2023~2024년 GLP-1, GIP, GCG, Amylin 단일 또는 다중 작용제 후보물질을 총 1조1000억원 규모로 미국 멧세라에 기술이전한 터였다.

디앤디파마텍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현황.©디앤디파마텍

멧세라에 기술이전된 후보물질에는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인 ORALINK가 적용됐다. 당시 화이자가 경구용 파이프라인 강화에 주력하고 있었던 만큼, 높은 금액을 들여 멧세라를 인수한 것은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파이프라인을 그만큼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ORALINK 작동 원리.©디앤디파마텍

소장 상피세포막에는 SMVT 단백질이 존재한다. 비오틴(비타민 B7)과 같은 영양소를 붙잡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통로인 수송체(transporter)다.

ORALINK 기술의 첫 번째 특징은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약물의 주성분(API)인 펩타이드에 SMVT와 결합할 수 있는 비오틴 유도체를 붙였다는 점이다. 일종의 리간드를 부착해 SMVT 통로를 이용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사로 투여하는 대신 입으로 복용해 소장에서 흡수되도록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에서는 강력한 소화효소가 분비된다. 짧은 단백질인 펩타이드는 불안정해 이러한 효소에 쉽게 분해된다. ORALINK 기술의 두 번째 특징은 펩타이드 끝에 지방산 성분의 꼬리인 지방산 유도체를 붙였다는 점이다.

그림에서 보라색으로 표시된 지방산 꼬리는 혈액 속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단백질인 알부민과 결합한다. 이를 통해 유효 물질인 펩타이드에 일종의 보호막이 형성돼 혈액 속에서 분해되거나 체외로 배출되는 속도가 늦춰진다. 결과적으로 약물의 반감기가 연장된다.

ORALINK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이 MET-002o다. MET-002o는 멧세라에 기술이전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비글을 이용한 동물시험에서 경쟁 약물인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Rybelsus)가 보인 0.5~0.6%보다 월등히 높은 5%의 경구 흡수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줌 바이오 상식!

백색지방 vs 갈색지방

백색지방(White Adipose Tissue, WAT)은 세포 속에 커다란 기름방울이 가득 차 있어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백색지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색지방은 음식물을 섭취한 뒤 사용하고 남은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고,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Leptin)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아디포넥틴(Adiponectin)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다만 지나치게 축적돼 내장지방으로 자리 잡으면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 외에도 칼로리를 태워 에너지를 소비하는 이로운 지방인 ‘갈색지방(Brown Adipose Tissue, BAT)’이 있다. 갈색지방 세포 속에는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빽빽하게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포함된 철분 성분 때문에 갈색으로 보인다.

갈색지방은 영양분을 ATP라는 에너지원으로 저장하는 대신 UCP1이라는 특수 단백질을 이용해 열에너지로 소모함으로써 체온을 높인다. 이처럼 난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체온 조절이 어려운 신생아나 동면하는 동물에서 많이 발견된다. 성인이 되면 대부분 사라지고 목과 쇄골, 가슴 주변에 소량만 남는다.

추운 환경은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되면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백색지방 일부가 갈색지방처럼 열을 내는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호주 시드니 가반 의학연구소(Garvan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는 성인 남성 5명을 4개월 동안 관찰했다. 참가자들이 기준 온도인 24℃에서 한 달간 생활한 뒤 다음 한 달 동안 온도를 19℃로 낮춘 결과, 갈색지방의 부피가 30~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저항성

음식물을 섭취해 혈액 속 포도당인 혈당이 증가하면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도록 도와 세포가 에너지를 얻고 혈당이 낮아지게 한다.

이러한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고, 남은 포도당은 간이나 복부 등에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과 대사질환을 가속화한다.

페길화(PEGylation)

페길화는 약물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PEG는 수용성 고분자 물질이다. 약물에 PEG를 결합하면 약물의 크기가 커져 신장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PEG가 보호막 역할을 해 약물이 단백질분해효소나 면역체계에 의해 분해·제거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약물의 체내 반감기를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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