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독점 선언·유통 계급제"…도매업계, 대웅 거점도매 철회 요구
"거점 업체 못 끼면 약도 못 구해"…공급 독점·인위적 품절 우려
"중소 도매 하수인 전락"…철회 없으면 유통업계 단체 행동 경고
입력 2026.03.11 06:00 수정 2026.03.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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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관.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대웅제약의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을 두고 의약품 유통업계가 “유통 독점 선언”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대웅제약 유통갑질 철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웅제약이 경영 효율을 명분으로 추진 중인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이 의약품 유통 생태계를 훼손하고 공급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대한민국 의약품 유통망은 전국 각지의 중소 도매상들이 밤낮없이 골목 약국까지 의약품을 공급하며 유지해 온 ‘국민 건강의 실핏줄’”이라며 “대웅제약이 추진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는 효율성과 거리가 먼 ‘유통 독점 선언’이자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대위는 거점 방식이 도입될 경우 제약사가 특정 거점 업체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게 되면서 기존 유통 생태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대웅제약이 도매업계를 사실상 자사의 대리점화해 지배하려는 거점 방식을 채택할 경우 의약품 유통의 공공성은 사라지고 사익을 위한 통제 구조만 남게 될 것”이라며 “거점 업체와 거래하지 못한 다수 유통사는 의약품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약국 단계에서의 인위적 품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약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약품 공급 차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대위는 의약품을 국민 생명과 직결된 공공재로 규정하며 “유통망을 사실상 사유화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보편적 공급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제약사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허가권을 이용한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거점 구조가 중소 도매업체의 경영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대웅제약이 기존 유통 구조 사이에 ‘거점’이라는 중간 경로를 만들어 중소 도매상들의 열악한 마진 구조까지 잠식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중소 도매업체를 거점 업체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유통 계급제’의 부활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자 운영과 역마진을 강요받는 중소 도매상들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구조 위에서 제약사의 이익만 확대되는 수탈적 구조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급망을 사실상 사유화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가로막는 행위는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특정 업체에만 공급이 집중되는 방식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의약품 공급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대웅제약에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 즉각 철회 △중소 유통사 생존권 보장 △중간 마진 착취 구조 폐기 △특정 업체 편중 공급 계획 철회 △전국 약국에 대한 차별 없는 공급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또한 “유통 생태계가 무너지면 제약 산업의 미래 역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대웅제약이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국 유통업 종사자들이 결집해 실질적인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대웅제약이 이번 정책을 폐기하고 유통업계와 상생의 구조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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