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매출 향상 1등 공신 '도입품목', 이제는 독(毒)
업체간 판권 확보 경쟁 활발, 판매수수료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입력 2016.01.21 12:05 수정 2016.01.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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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체 매출 향상의 1등 공신이던 도입 품목들이 최근들어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사들간의 도입품목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판매수수료가 유통비용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2010년이후 약가인하 등 각종 정책적 규제로 인해 성장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서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으로 영업을 하거나 품목을 도입해 위탁 판매하는 형식으로 매출을 확대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12년 일괄약가인하제도가 시행될 당시 제약업계는 역성장을 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매출이 증가했다.

또 자사 제품보다는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을 위탁 판매하는 이른바 상품매출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달성한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총매출에서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4.8%였다. 자기 제품의 비중은 23.5%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품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모 제약사는 투자 설명서를 통해 "상품 매출 의존도의 증가는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의약품에 대한 판권 회수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경우 이에 따른 매출과 수익성이 변동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며 위험성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이같은 제약업체들의 우려가 최근들어 현실화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약품의 판권을 회수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그동안 해당 품목을 판매해온 국내 제약사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들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제약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수수료도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손익분기점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품목을 도입해 10여년간 판매하고 있는데, 계약 연장 과정에서 판매수수료가 점차 낮아져 현재는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을 수준이다"며 "국내 제약업체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 품목 확보 경쟁을 벌이다 보니 판매수수료가 턱없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해 위탁판매하고 있는 의약품이 매출 증가에는 기여를 하지만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을 취약하게 만드는 '독'이 되고 있는 지적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상위권 모 제약사는 매출 성장의 1등 공신이던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해 판매하던 주요 의약품의 계약이 올해 9월로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약에 성공할지, 아니면 타 제약사로 판권이 이전될지 여부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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