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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 산업…'무한경쟁체제' 돌입
종종 제약업계 원로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십 수 년 전 신약개발의 꿈을 안고 제약사에 뛰어든 '모험담'을 듣곤 한다.
당시 열악한 국내 환경 속에서 신약개발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청춘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얼핏 무모했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하지만,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간의 노력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10여개의 신약들이 모두 국내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부터, 제약사들의 보수적이고 안이한 경영으로 말미암아 연구개발은 뒷전이고 제네릭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이런 지적들은 상당부분 타당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제약 산업은 '경쟁'보다는 '제도적 틀' 안에서 성장해 왔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보장된' 약값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수 십 년 동안 항상 흑자 경영을 해온 모범기업으로 제약기업들이 빠지지 않는 상황 이면에는 바로 '보장된' 약값이 한 몫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의 제약업계의 흐름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라는 틀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 왔던 국내 제약 산업은 이제 '경쟁'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조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의약품 간의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약가인하를 노린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는 제약 산업에 경쟁적 요소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추진하고 있는 GMP 선진화 방안도, 따지고 보면 남보다 돈을 더 벌려면 더 많은 투자를 하라는 경쟁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퇴출시킬 것이며, 그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에게만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경쟁은 단순히 국내 제약업계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미 FTA 등 각종 자유무역협정들은 국내 제약업계를 전 세계로 노출시키고 있다. 한 마디로 국내 제약 산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요즘 제약업계가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땅을 통째로 갈아엎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서울 정도"라며 "국내 제약 산업 환경이 어디까지 어떻게 변하게 될지 막막한 느낌이 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대로 무너지나? 새롭게 도약하나?
이러한 변화가 국내 제약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어 왔다.
일차적으로 GMP 선진화 방안을 따라가지 못하는 군소 제약사들은 '컷오프'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상위권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군소 제약사들이 점유했던 파이를 독식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상위권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 산업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일 뿐, 경쟁의 범위를 국제적으로 넓혀보면 상황은 급반전된다.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란 군소 제약사들이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문턱에 서 있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자칫 잘못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처럼 선진국 진입은 고사하고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빠져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약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분명 희망의 빛은 존재하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 첫 번째 시작을 연구개발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중소제약사들이 '특성화'를 통해 살길을 찾고 있다면, 상위권 제약사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 확보라는 역할을 통해 국내 제약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R&D 투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
국내 제약사들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은 R&D 투자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는 연구개발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미련한 짓으로까지 비춰졌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비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 보건복지부의 한미 FTA 후속대책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반응은 제약사들의 R&D 투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복지부는 연구비를 지원할 때 정부의 지원금만큼 1:1로 연구비를 댈 수 있는 제약사들에게만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게다가 과거와는 달리 제약사가 부담하는 연구비를 연구 인력이나 장비와 같은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부담할 제약사에게만 정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예전 같았으면 정부지원이 인색하다는 식의 불만의 목소리가 컸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해 제약사들도 자금을 댈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복지부에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관계자는 "요즘 제약사들은 옛날처럼 연구개발비 투자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며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얼마가 됐든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일부 제약사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연구개발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아 자체 비용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제약사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가 드느냐가 아니라 투자를 할만한 가능성이 있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절대 금액에 있어서도 올해에는 R&D 투자가 500억을 초과하는 제약사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2007년 5월 국내 주요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향후 3년간(2007~2009) R&D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26개사는 2007년도에 4,520억원(매출액 대비 6.71%), 2008년도에 4,568억원(매출액 대비 6.64%), 2009년도에 5,785억원(매출액 대비 7.22%)을 R&D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R&D 투자계획은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에 있어 2006년도 대비 1~1.5% 증가하는 것이지만, 실제 투자규모면에서는 2007년도의 경우 전년대비 21.2%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의 향후 R&D 투자규모는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 확보,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
R&D 투자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 11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8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총 14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부방침 등 비공개 내용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140개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40개 파이프라인 과제들을 후보물질 도출 방식에 따라 단독연구, 공동연구, 라이선스로 구분해 정리한 결과, 140개 과제 중 공동연구로 후보물질을 도출했거나 하고 있는 과제는 총 45개였고 라이선스에 의해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가져온 과제는 총 10개였다. 공동연구와 라이선스를 모두 묶어 협력연구로 보면 전체의 39.3%가 협력연구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63~1999년 사이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691개 신약 중 38%가 라이선스를 통해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사들도 외국과 비슷한 수준의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거래 형태의 제휴를 넘어 해외벤처펀드에 직접 투자하거나, 소규모 해외 제약사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벤처펀드에 수 억 원에서 수십 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면, 그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의 정보는 물론 해외 제약업계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다.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 컨설팅 전문가들은 "해외벤처펀드에 투자를 하면 우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고, 투자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기술을 라이선스인 할 수 있다"며 "맘만 먹으면 적절한 해외 제약사를 인수해 해외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신약후보물질의 원활한 라이선스 인-아웃을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방식보다 진일보된 방식으로 평가된다. '2A전략'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라이선스 개념과는 달리, 국내 제약사들이 중심이 돼 기술거래 및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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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 산업…'무한경쟁체제' 돌입
종종 제약업계 원로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십 수 년 전 신약개발의 꿈을 안고 제약사에 뛰어든 '모험담'을 듣곤 한다.
당시 열악한 국내 환경 속에서 신약개발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청춘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얼핏 무모했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하지만,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간의 노력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10여개의 신약들이 모두 국내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부터, 제약사들의 보수적이고 안이한 경영으로 말미암아 연구개발은 뒷전이고 제네릭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이런 지적들은 상당부분 타당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제약 산업은 '경쟁'보다는 '제도적 틀' 안에서 성장해 왔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보장된' 약값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수 십 년 동안 항상 흑자 경영을 해온 모범기업으로 제약기업들이 빠지지 않는 상황 이면에는 바로 '보장된' 약값이 한 몫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의 제약업계의 흐름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라는 틀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 왔던 국내 제약 산업은 이제 '경쟁'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조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의약품 간의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약가인하를 노린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는 제약 산업에 경쟁적 요소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추진하고 있는 GMP 선진화 방안도, 따지고 보면 남보다 돈을 더 벌려면 더 많은 투자를 하라는 경쟁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퇴출시킬 것이며, 그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에게만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경쟁은 단순히 국내 제약업계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미 FTA 등 각종 자유무역협정들은 국내 제약업계를 전 세계로 노출시키고 있다. 한 마디로 국내 제약 산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요즘 제약업계가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땅을 통째로 갈아엎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서울 정도"라며 "국내 제약 산업 환경이 어디까지 어떻게 변하게 될지 막막한 느낌이 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대로 무너지나? 새롭게 도약하나?
이러한 변화가 국내 제약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어 왔다.
일차적으로 GMP 선진화 방안을 따라가지 못하는 군소 제약사들은 '컷오프'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상위권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군소 제약사들이 점유했던 파이를 독식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상위권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 산업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일 뿐, 경쟁의 범위를 국제적으로 넓혀보면 상황은 급반전된다.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란 군소 제약사들이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문턱에 서 있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자칫 잘못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처럼 선진국 진입은 고사하고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빠져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약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분명 희망의 빛은 존재하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 첫 번째 시작을 연구개발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중소제약사들이 '특성화'를 통해 살길을 찾고 있다면, 상위권 제약사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 확보라는 역할을 통해 국내 제약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R&D 투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
국내 제약사들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은 R&D 투자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는 연구개발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미련한 짓으로까지 비춰졌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비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 보건복지부의 한미 FTA 후속대책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반응은 제약사들의 R&D 투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복지부는 연구비를 지원할 때 정부의 지원금만큼 1:1로 연구비를 댈 수 있는 제약사들에게만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게다가 과거와는 달리 제약사가 부담하는 연구비를 연구 인력이나 장비와 같은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부담할 제약사에게만 정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예전 같았으면 정부지원이 인색하다는 식의 불만의 목소리가 컸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해 제약사들도 자금을 댈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복지부에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관계자는 "요즘 제약사들은 옛날처럼 연구개발비 투자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며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얼마가 됐든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일부 제약사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연구개발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아 자체 비용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제약사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가 드느냐가 아니라 투자를 할만한 가능성이 있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절대 금액에 있어서도 올해에는 R&D 투자가 500억을 초과하는 제약사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2007년 5월 국내 주요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향후 3년간(2007~2009) R&D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26개사는 2007년도에 4,520억원(매출액 대비 6.71%), 2008년도에 4,568억원(매출액 대비 6.64%), 2009년도에 5,785억원(매출액 대비 7.22%)을 R&D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R&D 투자계획은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에 있어 2006년도 대비 1~1.5% 증가하는 것이지만, 실제 투자규모면에서는 2007년도의 경우 전년대비 21.2%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의 향후 R&D 투자규모는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 확보,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
R&D 투자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 11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8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총 14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부방침 등 비공개 내용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140개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40개 파이프라인 과제들을 후보물질 도출 방식에 따라 단독연구, 공동연구, 라이선스로 구분해 정리한 결과, 140개 과제 중 공동연구로 후보물질을 도출했거나 하고 있는 과제는 총 45개였고 라이선스에 의해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가져온 과제는 총 10개였다. 공동연구와 라이선스를 모두 묶어 협력연구로 보면 전체의 39.3%가 협력연구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63~1999년 사이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691개 신약 중 38%가 라이선스를 통해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사들도 외국과 비슷한 수준의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거래 형태의 제휴를 넘어 해외벤처펀드에 직접 투자하거나, 소규모 해외 제약사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벤처펀드에 수 억 원에서 수십 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면, 그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의 정보는 물론 해외 제약업계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다.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 컨설팅 전문가들은 "해외벤처펀드에 투자를 하면 우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고, 투자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기술을 라이선스인 할 수 있다"며 "맘만 먹으면 적절한 해외 제약사를 인수해 해외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신약후보물질의 원활한 라이선스 인-아웃을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방식보다 진일보된 방식으로 평가된다. '2A전략'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라이선스 개념과는 달리, 국내 제약사들이 중심이 돼 기술거래 및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