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국내제약 해외에 알리는 가교役
이탁영
입력 2006.08.17 10:02 수정 2006.08.17 13:05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번역(飜譯)은 반역(反逆)’이라는 말이 있다. 언어마다 그 탄생배경과 발전과정, 역사, 문법 등이 천차만별인 데다 바탕으로 삼는 문화도 전혀 상이한 현실에서 단순히 서로의 단어를 치환하는 일에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번역은 반역이다’는 말은 원천적으로 번역이 불가능하고 불완전한 작업일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명제이다.
정밀하고 명약관화한 의미전달을 요구하는 자연과학, 특히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학 분야에서는 번역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작업인가를 짐작케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종근당 개발부 변리사사무소 거친 베테랑

이탁영씨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제약관련 전문번역가다. 그는 종근당 개발부에 입사하면서부터 제약업계의 번역업무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나와 연세대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탁영씨는 10명이 훨씬 넘는 약사동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개발부의 유일한 비 약사였으면서도 생화학·해부학 등을 섭렵하며 가장 오랜 12년여 동안 재직했다.

당시 개발부의 수장이 현재 환인제약 김긍림 부회장.

그 후 제약 화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허상훈 변리사사무소에서 10여년간 재직하며 번역 스페셜리스트로 본격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약개발연구조합의 특허관련 번역업무를 도맡다시피 했고, 국내 제약업계의 동향을 해외에 소개하는 영문잡지 ‘파마코리아’의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영어와 일본어를 우리말로 능수능란하게 옮기고, 반대로 우리말을 영어․일본어로 자유롭게 번역할 수 있다는 점은 이탁영씨가 국내의 제약․의료 및 화학 관련번역 분야에서 경쟁자를 찾기 힘들게 하는 이유이다.

우리 제품 외국시장에 알리는데 적극 나설 때

“남의 것을 많이 보면 자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은 그를 번역일에 더욱 몰두하게끔 유도하는 각성제였다.

하지만 그가 평가받는 이유가 비단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굵직한 성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SK케미컬이 일본에서 라이선스 제휴한 한 유망 통풍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어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번역업무를 전담했다. 당시 일본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을 통해 작성된 문서만 1,000여매 분량.

위식도 역류증에 효과적인 일본의 항궤양제 신약 ‘제리아’(Zeria)의 허가서류도 한창 번역 중이다. 국산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와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이 각각 중국 이집트시장에 진출할 때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맡아 했다.

복지부 의뢰로 약사법 및 시행규칙,독성자료 등을 영어로 번역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여러 제약사에서 국산제품을 외국에 소개하거나, 외국제품을 도입할 때 큰 역할을 했다.

“이집트의 경우 ‘기넥신’ 관련자료를 접하고는 너무 좋은 약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내약도 소개만 잘하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을 새삼 인식하게 됐습니다.”

번역 미흡하면 좋은 우리 제품도 평가 못받아

이탁영씨는 국내 제약기업들도 이제 자사제품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제약사들이 우물안 개구리처럼 안방시장에만 안주하지 말고, 특허출원 등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

국제화 추세 속에 수요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이 같이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약화학 특허분야의 전문가로 국산제품의 해외시장 소개와 외국제품의 국내 입성에 많은 성과를 일궈낸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가교역할에 해당하는 번역을 얼마나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외국제품의 국내 진출과 국산제품의 외국시장 노크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가 아쉬워 하는 대목은 국내에 제약의료 분야 전문번역가가 매우 드물다는 것.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만한 제품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은 여기에도 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는 약사가 파트별로 분담해 번역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K케미컬의 경우에는 분리되어 있지만, 타 제약사의 경우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제각각의 번역으로 문맥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등 미흡한 번역이 양산되고 있고, 시간적인 지연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이탁영씨는 “정확히 번역되어야 해외에서 관계자들이 접했을 때 특허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잘된 번역이 외국회사들에 제품의 장점을 강하게 어필하는 일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전문가에 의해 충실한 번역을 통한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

그렇게 되어야만 허가를 받기 위한 다른 제반작업들이 수월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의=018-220-5823(ttyylee@hanmail.net)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AI, 먼 미래 아닌 약국 현장의 도구"…경기약사학술대회가 보여준 변화
연제덕 경기도약사회장 "AI, 약사 대체 아닌 직능 고도화 도구"
“포장은 더 이상 마지막 공정 아니다”…카운텍, 제약 자동화 전략 확대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번역은 국내제약 해외에 알리는 가교役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번역은 국내제약 해외에 알리는 가교役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