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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5>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증질환 보장제도
“오빠, 약값이 고작 500원이네!”
대학병원 근처 약국으로 진통제인 트라마돌 (tramadol) 2주일치를 타러 갔던 동생이
영수증을 보여 준다. 미국의 비싼
의료비에 익숙한 나는 저렴한 약값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가
중증환자로 등록되어서 5%만 내면 된대.”
이는 약값 뿐만 아니라 진료비, 검사비, 시술비
등 병원비 전반에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완화치료과 신동욱 교수를 만날 때마다 낸 진료비는 1000원밖에
되지 않았다. 의료비와 약값 자체가
미국보다 싼 데다 5%만을 부담했기 때문...
2019-01-02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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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4> 해 드린 게 없으니 시술을 해 드리자는 대학병원 의사
“오늘 오후에
하기로 한 시술은 예정대로 하는 거예요?”
난 너무 궁금해서 간호사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지난 토요일 한 밤 중에 MRI 검사를 받으셨다. 담당교수가 주말 동안 병실에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난 월요일 오전에는 우리에게 들러 결과를 설명해 주고 시술 계획에 대해 알려줄 줄 알았다. 그런데, 정오가 다 되어 가는데도
우리에게 검사 결과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 1시반에 예정대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받으시는 시술은 담관에 작은 관 (스텐트)...
2018-12-17 1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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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3> 자식의 도리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23 – 자식의 도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세 가족은 큰 탁자를 가운데 두고 서로 뻘쭘이 마주 앉아 있었다. 이윽고
간호사로 보이는 분이 방으로 들어 왔다.
‘이제 초진
암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암교육이 시작되는가 보다.’
환자교육에 경험이 많은 듯 한 간호사 덕분에 말없이 앉아 있던 세 가족은 자신들에 대해 소개할 수 있었다. 한 가족은 50-60대인것 같은 아버지가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고 하고, 아들만 참석한 다른 가족은 80대 아버지가 식도암 3기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n...
2018-12-03 1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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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2> 수익을 위해 급하지도 않은 검사를 한밤중에 하는 병원
‘드르륵’
병실 문 열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새벽 1-2시쯤 온다고 했는데 벌써 때가 되었나 보다.
“환자님, MRI 찍으러 가셔야 합니다.”
어머니는 어제 (8월 4일) 낮, 담당 교수에게 외래진료를 받았다. 담당 교수는 어머니의 황달이 점점 심해지고
있으니 입원해서 MRI 등 검사를 좀 한 다음, 이를 토대로
시술을 해서 황달을 완화해 보자고 권유했다.
우리도 어머니의 상태가 점점 나빠졌기 때문에 이에 동의했다. 다행히, 빈 병실이 있어서
당일 입원할 수 있었다.
입원 수속을 할 때 ...
2018-11-19 1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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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1> 직역 고유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간호사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수속을 마치고 병실을 배정받자 마자 간호사가 들어왔다.
“환자 보호자분이세요? 저는 담당 간호사인데 환자에 대해 좀
여쭤볼 게 있어서요.”
간호사는 나를 nursing station으로 데리고 갔다. 널찍한 nursing station은 금요일 오후 5시가 지나서인지 북적거리지
않고 비교적 한가했다. 간호사는
30분정도는 걸릴거라고 의자를 주면서 앉으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간호사가 환자에 대해 알아볼 것이 그렇게 많이 있을까하고 의아해했지만
간호사의 질문을 들어 보니 곧 이해할 수...
2018-11-05 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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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0> 미국과는 많이 다른 우리나라 대학병원 수련의 교육
1.
사라진 인턴
어머니 병실에서 내가 잠을 자던 간이침대에는 장갑이며 피묻은
솜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어머니는
복수천자 시술 (paracentesis)을 시작할 때처럼 왼쪽으로 모로 누워 계셨다. 어머니 배에 복수를 빼기 위한 관이 보였지만
연결된 용기에는 1/3정도만 찬 것으로 보아 복수가 별로 나온 것 같지 않았다. 간호사에게 물어 보니 인턴은 다른 병실로
복수천자하러 갔다고 한다.
좀 기다리니 인턴이 헐레벌떡 돌아왔다. 아마 간호사가 연락했나 보다. 2월에 의과대학을 졸업해서 ...
2018-10-17 1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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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9> 입원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 운영제도의 비효율성
“담당 교수 왔었어?”
어제 병원에서 잠을 잔 나는 아내와 교대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병실을 나온 시각이 오전 9시쯤이었는데 그 때까지도 의료진은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 오니 11시가 좀 넘어 있었고 나는 곧바로 병원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했다.
“아니, 아직 안 왔어. 이따 오후 3시쯤 온대.”
“어머니 좀 어떻셔? 어제 단 담즙배액관으로 담즙은 잘 나오고 있지?”
“응, 배액관은 아무 문제 없는 것 같아. 그런데, 복수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셔.”
삼...
2018-10-02 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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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8> 입원환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간호인력
어머니는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 8월 4일부터 9일까지 5박 6일동안 입원하셨다. 난 환자보호자로서 매일 어머니곁에 있었고 병원에서 세 밤을 보냈기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의 입원환자 케어 시스템이 24시간동안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병원 중 하나이므로 이 병원의 입원환자 돌봄 제도 (inpatient care system)가 우리나라 다른 병원들보다 낫거나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3-4개의 컬럼을 통해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환자 케어를 ...
2018-09-18 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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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7> 환자보다는 의사 중심으로 보이는 대학병원 입원절차
7월말부터
어머니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7월
중순만 해도 음식을 조금씩 드실 수 있었고 하루에 한 번 10분 정도 산책을 다녀오실 수 있었다. 하지만,
7월 마지막 주부터 구토증세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음식을 드시고 난 다음 구토를 하셨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물만 드셔도 구토를 하시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기운이 더 떨어졌으며 거동을
하기 위해서 휠체어가 필요하게 되었다.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었다. 하나는 심해진 황달이었고 다른 하나는 커진 암에 의해 소장이 막...
2018-09-04 1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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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6>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6 – 처방전 검토와 약사-의사간의 소통
“어, 우루사를 한번에 세 알씩 하루 세 번으로 처방했네.”
어머니의 황달이 심해지면서 나타난 증상 중 하나가 가려움증이었다.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 심한 환자의 경우, 잠도 못 잘 정도라고 한다 – 불편해 하셔서 문헌을 이것저것 찾아 보았다. 황달은 빌리루빈이라는 노란색의 노폐물이 체내에 쌓여서 생긴다. 빌리루빈은 담관를 통해 배출된다. 췌장암이 진행되면 황달이 생기는 이유는 암이 자라서 물리적으로 담관을 막아 빌리루빈이 배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달을 치료...
2018-08-16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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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4>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5 – 환자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할 현행 의약분업제도
약국에서 약을 타는 동안 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오빠, 나 상가앞 길에서 기다리고 있어.’
암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안쪽 깊숙히 위치해 있는데 비해, 약국들은 병원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 떨어진 아파트 상가내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주차가 쉽지 않은데다 어머니는 기운이 없으셨기 때문에 나 혼자 약을 타러 가고 동생은 어머니를 모신 차를 몰고 주변을 배회하곤 했다. 그래서, 문자나 전화로 서로의 위치를 알려 주어야 했다.
약 타는 것이 너무 불편해서 처음에는 동네 약국에서 약을 받을까 생각해 보...
2018-08-01 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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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3>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4 –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복약지도
“항생제 처방 받으셨네요. 아침, 저녁 하루 두 번 식후 30분에 드세요.”
약봉투의 ‘아침’과 ‘저녁’이라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동네약국의 약사가 설명한다.
동그라미 치는데 열중하느라 내가 듣고 있는지, 보고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는다. 또, 궁금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저 짧은 두 문장 말하는 게 전부였으니 복약지도에 걸린 시간은 단 10초도 채 되지 않은 것 같다. 처음에는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바빠서 그러나보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환자들이 없었던 다음 번 방...
2018-07-17 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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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2>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3 – 부실한 우리나라의 암 정보 사이트
“오빠, 동행에서 봤는데 담즙 배액관을 달면 황달이 좀 나아진대.”
어머니의 황달이 점점 심해지자 동생은 인터넷을 찾아 보았나 보다.
“동행?”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암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야.”
7만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이 카페는 암환자와 보호자들이 치료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온라인으로 교류함으로써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카페였다. 동생은 카페에 직접 가입해서 췌장암 환자의 보호자들이 올린 글을 찾아서 읽고 새로...
2018-07-02 1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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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1>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2 – 전이성 암 환자들이 완화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2 – 전이성 암 환자들이
완화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삼성서울병원의 췌장암센터에서의 첫 진료날, 담당의사는 우리의 요구에 따라 완화치료 (palliative care)에 진료의뢰를 넣어 주었다. 이는 서울대 병원의 의사와는 대조적인 태도였다 - 어머니가 췌장암 진단을 받던 날 동생이 완화치료에 대해서 물어 보니까 그 의사는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서 완화 치료에 진료 의뢰하는 것을 거부했었다.
내가 진단 당일부터 동생에게 서울대 병원 의사에게 완화치료에 대해 ...
2018-06-18 1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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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40>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1 – 실수가 많은 대형병원 의사들
7월1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1층 로비에 들어섰을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건너편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숲이었다. 녹음이 우거진 숲이 바라다 보이는 창아래 놓여 있는 의자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좁고 바글바글했던 서울대 암병원보다 널찍해서
사람이 많았어도 덜 붐벼 보였다.
암환자 초진은 특별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먼저 초진안내 데스크에서 자원봉사자를 만나서 접수해야 했다. 자원봉사자는 명예교수 뱃지를 달고 있는
할아버지였는데 웃으면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2018-06-05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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