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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에세이 / 굴비(屈非)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
입력 2006-01-11 11:24 수정 최종수정 2006-09-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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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보부>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메스컴에서는 고유가에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내의 입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마트에는 겨울 특수를 보기 위해 내의 판매대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요즘 몇 년간 겨울에도 겨울을 느끼지 못했는데, 올해는 동장군이 살아난 듯싶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다. 추운 겨울은 들판에서 동면하고 있는 애벌레들이 얼어 죽어 그 다음해에 농사지을 때 해충의 피해가 덜하다.

올 겨울은 겨울답다. 여기서 쓰고 있는 “답다”말은 정체성(Identity)과 통한다. 흔히들 쉽게 쓰고는 있지만 정체성의 정의에 대하여 말하긴 힘들다. 사전(辭典)에는 “본디 참모습의 성질”로 정의하고 있다.

정체성을 잘 변하는 단어가 있다. “굴비(屈非)”다. 굴비는 비겁하게 굴하지 않는 다는 의미이다. 작년에는 굴비상자가 유난히 메스컴에 많이 오르내렸다. 옛 이야기 자린고비에서도 굴비가 출현한다.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귀한 생선 “굴비”는 말린 조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굴비는 고려 인종 때 이자겸이 제일 먼저 썼다. 이자겸은 십팔 자(十八字), 즉 이(李)씨가 왕이 될 것이라 믿고 난을 일으켜 지금의 영광 법성포로 귀향을 가게 되었다. 이곳에서 소금에 절여서 법성포 앞바다의 바람에 잘 말린 조기의 맛에 반했다.

법성포는 항상 해풍이 적당이 불어 생선이 부패되지 않고 먹기 좋은 상태로 건조할 수 있는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임금에게 말린 조기를 진상(進上)하였다.

진상하는 행위가 자신의 죄를 감면받기 위한 아부행위가 아니라 백성 된 도리로 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굴비(屈非)”라 했다. 굽힐굽(屈) 아닐비(非) 즉 비겁하게 굴하지 않는 다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한다. 이처럼 굴비에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굴비에 숨겨져 있는 뜻이 정체성이 아닌가 싶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너무 빠른 변화에 적응하려다 보면 본질을 상실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즉, 정체성 상실이다.

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간호사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의료인의 길을 걷는다. 20세에 백만장자가 된 유일한 박사는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 하에 약을 만들었다.

21세기는 글로벌 시대, 무한경쟁 시대, 가치혁명 시대로 표현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자칫하면 본질을 망각하고 살아가기 쉽다. 세계의 이목을 한반도로 집중시켰던 줄기세포 연구 결과는 우리를 흥분하게 했다. 흥분하고 기대한 만큼 상실도 크다. 한민족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과학자로서의 연구결과에 대한 사실의 본질성 상실, 정체성을 망각한 결과이다.

개인이든 단체이든 정체성은 있기 마련이다. 병술년 새해에는 진짜 영광굴비가 밥상에 올라 그 역할을 다할 때 굴비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듯이 단체든 개인이든 하는 일에 대한 정체성(正體性)이 회자(膾炙)되어지는 한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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