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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5> 환자들의 거짓말
“교수님, Ms. T의 혈압약을 더 센 것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아요.”
내 클리닉에서 외래 실습 (ambulatory care advanced pharmacy practice experience)을 하고 있는 UCSF 약대 4학년 학생이 혼자 Ms. T를 진찰실에서 먼저 만난 다음 내게 보고했다. 77세인 Ms. T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주치의 (primary care provider)가 고혈압 조절을 도와달라고 협진의뢰를 요청한 여성 환자다. 원래는 3주전에 내 클리닉으로 초진이 예약되어 있었지만, 그 때 나타나지 않아서 (no show라고 부른다)...
2019-10-01 0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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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4> 고위 공직 후보자의 검증과 학생의 개인정보
‘교수님, A 학생의 재시험에 대한 건으로 연락드립니다. A학생은 자신이 재시험 본다는 것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아서 그 학생만을위해 따로 시험장소를 잡아야 합니다.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10년전, 내가 처음으로 과목을 담당했을 때 학교내 교육지원부로부터 받은 이메일이다. 중간고사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이 10명쯤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재시험을 보아야 했다. 그런데, 그 중 학생 하나가 재시험을 다른 학생들과 같이 보면 자신이 시험을잘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므로 시험장소를 따로 잡아달라고 ...
2019-09-02 1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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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3>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 폐암 검진 – 검진대상자가 고려해야 할 득과 실
금년 7월1일부터 정부가 국가암검진사업의 일부로 시행하고 있는 폐암 검진이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폐암
검진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인 30갑년
이상의 흡연경력을 가진 만 54-74세의 남녀에게만 2년에
한 번씩 제공된다. 여기서 갑년이란
담배 한 갑을 1년 동안 피우는 양과 동일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30갑년은 매일
한 갑씩 30년동안, 또는 매일 두 갑씩 15년간 피우는 것과 같다. 검사대상자는 검진방법인 저선량 흉부 CT
검진료의 10%인 약 1만원 정도만 ...
2019-09-02 1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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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2> 학장님의 리더쉽 (Leadership) – lead by example
‘안녕하세요 교수님, 다음 주 3일간 예정된, 약사들을
포함한 병원직원들의 파업때문에 교수님 과목의 구두시험에 시험관으로 배정했던 12명의 약사 레지던트들을
부득이 약국 업무로 복귀시켜야 되겠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UCSF
대학병원 약사 레지던시 프로그램 디렉터’
엥,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소리인가? 구두시험 (oral
examination)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레지던트들이 참여할 수 없으면 어디서 12명의
시험관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난감했다.
내가 봄학기에 약대2학년생...
2019-07-03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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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1> 인터넷 건강관련 정보에 의해 생기는 환자들의 오해
‘어~, Mr. Y 환자가 지난 주에 Urgent care 클리닉에 왔었나 보네.’
내 클리닉은 금요일에 있다. 그래서, 난 방문예정인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목요일 오전에 미리 읽고 다음 날 있을 클리닉을 준비한다 (이를 영어로는 patient work-up이라고 한다). 3주 전에 만난 Mr. Y의 재진 (follow-up)이 예정되어 있어서 그동안 새로 작성된 의무 기록을 읽어 보던 중 그가 통풍 발작 (gouty attack 또는 gout flare)으로 urgent care 클리닉을 일주일 전에 방문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Urgent care 클리닉이란 응급실 (emerge...
2019-06-10 1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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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60> 소비자 직접 의뢰 (DTC)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
지난 2월, 정부는 소비자직접 의뢰 (DTC) 유전자 검증 서비스인증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시범사업을 위해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산하 유전자 심의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판단된 “개인의 특성이나 건강에
관련”된 57 개 항목이 선정되었다 (아래 표 참조).
표. 인증제 시범사업 적용 DTC 검사항목
이를 살펴보면, 비타민 등의 영양소 농도를 비롯하여 기미/주근깨, 새치 등 피부/모발의 특성, 그리고
혈압, 혈당 등 건강에 관련된 다...
2019-05-07 1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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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9> 이대목동 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 시스템의 문제로 보아야
이대목동 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 시스템의 문제로 보아야
지난 2월, 법원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병원 의료진과 간호사 7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한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는 2017년 12월16일 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던 4명의 신생아가 사망한 사건이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상온에 방치된 뒤 시트로박터 프룬디 (Citrobacter freundii)라는 균에 의해 오염된 주사 영양제를 맞고 패혈증에 ...
2019-04-01 1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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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8> 건강한 노인들도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할까?
건강한 노인들도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할까?
“약사님, 저희 어머니는 75세이고 고혈압외에는 다른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다. 아스피린 (aspirin)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또 대장암도 예방하는 것 같은데
어머니께 아스피린을 복용하시라고 해야 할까요?”
19세기 후반부터 임상에 사용하기 시작한 아스피린은 가장 오래된 약 중 하나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순환기 질환은 동맥에 혈전이 생겨서 발생...
2019-03-04 1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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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7> 정성어린 호스피스 케어를 받을 수 있었던 보바스 기념병원
“야~ 좋다!”
상쾌한 아침공기와 함께 확 트인 전망에 어머니는 매우 좋아하셨다. 입원하셨을 때에는 구토를 심하게 하셔서 상태가 꽤 좋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신 뒤 드시지도 못한 데다 입원하기 위해 차를 타고 오신 것이 메스껍게 한 것 같다. 하지만, 영양제 수액을 맞으시고 잠도 잘 주무셔서인지 입원 다음날 아침에는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실 수 있었다.
“전화기 좀 줘 봐. 사진 좀 찍게.”
동네 노인복지관 사진반 활동을 꾸준히 하신 어머니는 아름다운 전망을 열심히 사진으...
2019-02-01 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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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6> 대학병원의 퇴원 후 케어 계획의 부족으로 급하게 재입원
“얘들아, 난 도저히 못 먹겠다. 너희들 맛있게 먹거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신 지 6일만에 퇴원해서 처음으로 집에서 드시는 저녁식사였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이제 어머니가 담즙배액관도
다셨으니 좀 드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또, 미국에서 온 손자와 아내도 어머니가 췌장암 진단을 받으신 다음 처음으로
어머니와 집에서 함께 하는 저녁이어서 동생과 아내는 어머니가 드실 만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마련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죽조차도
거의 드시지 못한 채 숫가락을 내려 놓으셨을 때 ...
2019-01-14 1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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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5>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증질환 보장제도
“오빠, 약값이 고작 500원이네!”
대학병원 근처 약국으로 진통제인 트라마돌 (tramadol) 2주일치를 타러 갔던 동생이
영수증을 보여 준다. 미국의 비싼
의료비에 익숙한 나는 저렴한 약값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가
중증환자로 등록되어서 5%만 내면 된대.”
이는 약값 뿐만 아니라 진료비, 검사비, 시술비
등 병원비 전반에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완화치료과 신동욱 교수를 만날 때마다 낸 진료비는 1000원밖에
되지 않았다. 의료비와 약값 자체가
미국보다 싼 데다 5%만을 부담했기 때문...
2019-01-02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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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4> 해 드린 게 없으니 시술을 해 드리자는 대학병원 의사
“오늘 오후에
하기로 한 시술은 예정대로 하는 거예요?”
난 너무 궁금해서 간호사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지난 토요일 한 밤 중에 MRI 검사를 받으셨다. 담당교수가 주말 동안 병실에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난 월요일 오전에는 우리에게 들러 결과를 설명해 주고 시술 계획에 대해 알려줄 줄 알았다. 그런데, 정오가 다 되어 가는데도
우리에게 검사 결과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 1시반에 예정대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받으시는 시술은 담관에 작은 관 (스텐트)...
2018-12-17 1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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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3> 자식의 도리
우리나라 의료경험기 23 – 자식의 도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세 가족은 큰 탁자를 가운데 두고 서로 뻘쭘이 마주 앉아 있었다. 이윽고
간호사로 보이는 분이 방으로 들어 왔다.
‘이제 초진
암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암교육이 시작되는가 보다.’
환자교육에 경험이 많은 듯 한 간호사 덕분에 말없이 앉아 있던 세 가족은 자신들에 대해 소개할 수 있었다. 한 가족은 50-60대인것 같은 아버지가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고 하고, 아들만 참석한 다른 가족은 80대 아버지가 식도암 3기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n...
2018-12-03 1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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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2> 수익을 위해 급하지도 않은 검사를 한밤중에 하는 병원
‘드르륵’
병실 문 열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새벽 1-2시쯤 온다고 했는데 벌써 때가 되었나 보다.
“환자님, MRI 찍으러 가셔야 합니다.”
어머니는 어제 (8월 4일) 낮, 담당 교수에게 외래진료를 받았다. 담당 교수는 어머니의 황달이 점점 심해지고
있으니 입원해서 MRI 등 검사를 좀 한 다음, 이를 토대로
시술을 해서 황달을 완화해 보자고 권유했다.
우리도 어머니의 상태가 점점 나빠졌기 때문에 이에 동의했다. 다행히, 빈 병실이 있어서
당일 입원할 수 있었다.
입원 수속을 할 때 ...
2018-11-19 1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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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51> 직역 고유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간호사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수속을 마치고 병실을 배정받자 마자 간호사가 들어왔다.
“환자 보호자분이세요? 저는 담당 간호사인데 환자에 대해 좀
여쭤볼 게 있어서요.”
간호사는 나를 nursing station으로 데리고 갔다. 널찍한 nursing station은 금요일 오후 5시가 지나서인지 북적거리지
않고 비교적 한가했다. 간호사는
30분정도는 걸릴거라고 의자를 주면서 앉으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간호사가 환자에 대해 알아볼 것이 그렇게 많이 있을까하고 의아해했지만
간호사의 질문을 들어 보니 곧 이해할 수...
2018-11-05 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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